재미작가 류진선 씨의 화제작 그래픽노블 <파워 온> 한국어판이 한길사를 통해 발간되었다.
이 책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AI의 인종차별, 편향성 문제 등의 부정적 측면을 미래 AI 사용자인 청소년에게 알리는 시의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어판의 제목은 <파워 온: 평등하고 공정한 AI 시대를 위하여>다.
“인공지능(AI)에 인종차별, 성차별, 장애인과 이민자에 대한 편견 등이 반영돼 있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요즘 10대들은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허위 조작 정보를 접합니다. 미국이나 한국 모두 어느 때보다 AI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라고 저자 류진선 씨는 강조했다.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인공지능(AI)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선택한 것이 그래픽노블이었다.
“최근 미국 청소년들을 상대로 AI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연구한 적이 있어요. 실제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픽노블이라면 아이들도 문제를 인지할 수 있을 것 같아 책을 썼죠.”
이 작품에서는 AI를 공부하는 백인, 히스패닉계, 한국계, 아프리카계 등 다양한 인종의 미국 고등학생 4명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AI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 네 명의 청소년은 지은이들이 미시시피와 로스앤젤레스에서 마주친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AI가 심사한 미인대회에서 어두운 피부색을 지닌 참가자가 탈락하고, 하얀색 가면을 써야만 AI가 흑인의 얼굴을 인식하는 문제를 깨달으며 위험성을 인지한다. 백인 이미지 위주로 AI 학습이 이뤄지면서 생겨난 문제였다.
“과학기술을 이용한 얼굴 인식 시스템에서 흑인이나 아시아인의 얼굴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하니 차별과 불평등한 요소가 있어도 이를 걸러내지 못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한편, 이 책에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생각이 녹아들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AI 개발을 하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다양한 인종이 일하지 않는다면 AI에 담긴 인종차별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AI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컴퓨터 과학자가 만들어 낸 기술에 윤리적 문제가 있어도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입니다. 나쁜 기술에 이용당하지 않고, 제대로 된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책은 UCLA에서 다양성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류진선 박사와 UCLA의 교육 연구자로 컴퓨터과학 교육에서 불평등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온 제인 마골리스가 함께 썼고, 인종과 성차별 등의 문제를 다루는 흑인 혼혈의 라틴계 예술가 채리스 JB가 그림을 맡았다. 한국어 번역은 김효원.
류진선(Jean J. Ryoo) 박사는 하버드대에서 시각환경을 공부하고, UCLA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UCLA에서 교육 연구원으로 인종 다양성에 대해 연구하며, 컴퓨터과학 형평성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다.
일본과 한국 만화를 열렬히 사랑하는 독자이자 모든 학생이 학교 안팎에서 의미 있고 효과적인 학습을 경험하도록 만들기 위해 헌신하는 교육 연구자이자 작가다.
류진선 박사는 현재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종양방사선 전문의이며 수필가인 모니카 류 박사의 둘째 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