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수천 발을 발사하며 전례 없는 이스라엘 공격에 나섰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 무장 대원들을 진입시켜 주민 수백 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의 무력 충돌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맥락을 짚어봤다.
분쟁의 시작
사진 설명: 20세기 초반의 베들레헴 풍경
100년 묵은 '현재 진행형' 이슈들
중동의 패권 국가였던 오스만 제국이 1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뒤 '팔레스타인'으로 알려진 지역을 영국이 장악하게 된다.
당시 이곳에 사는 사람 중 대부분이 아랍인이었고, 유대인은 소수 민족이었다. 그 뒤 국제사회가 유대인을 위한 "고국(National Home)"을 팔레스타인 지역에 건설하는 과제를 영국에 안기면서 두 민족 간의 긴장감이 커지게 된다.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 땅은 조상들의 고향이었지만, 팔레스타인 아랍인들도 이 땅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계획에 반대했다.
그러던 중 1920년대와 40년대 사이 2차 세계대전에서 벌어진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를 피해 팔레스타인 지역에 도착하는 유대인이 늘게 됐다. 이는 곧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의 폭력 사태로 이어졌고 영국의 통치에 대한 반감도 커졌다.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 국가, 아랍 국가로 분리하되 예루살렘은 국제 공동 통치 구역으로 두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통과시킨다. 예루살렘은 누구의 소유도 아닌 '국제도시'가 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분할안은 유대인 지도자들은 받아들였지만, 아랍 측의 거부로 결국 실행되지는 못했다.
이스라엘의 건국과 '대참사'
1948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영국 통치자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철수했고, 그 뒤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국가 건국을 선언했다.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국가 수립에 반대했고, 1차 중동전쟁이 이어졌다. 이웃 아랍 국가의 군대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침략하게 된다.
이로 인해 팔레스타인 지역 주민 수십만 명이 피난길에 나서야 했고 이 사건은 아랍어로 '알 나크바(Al Nakba)' 혹은 '대재앙'으로 불린다.
이듬해 1차 중동전쟁이 휴전으로 끝날 무렵,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하게 된다.
오늘날 서안지구로 알려진 땅은 요르단이 차지했고, 가자지구는 이집트가 점령했다. 예루살렘의 경우 서쪽은 이스라엘군 지역, 동쪽은 요르단군 지역으로 나뉘게 된다.
하지만 참전 세력들 간 서로를 향한 비난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 전쟁은 결국 평화협정을 맺지 못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더 많은 전쟁과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Israel's boundaries today
사진: 지도그림
그리고 1967년 또 다른 전쟁이 발생한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 시리아 골란고원, 가자지구와 이집트 시나이반도까지 점령하게 된다.
팔레스타인 난민 대다수와 그 후손들은 가자지구와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들이 귀향하면 이스라엘이 압도될 것이고 유대인 국가로서의 존재를 위협당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설명,
1967년 6일 전쟁이라고도 불리는 3차 중동 전쟁 중 이스라엘 군 장성이 동예루살렘에 도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서안지구를 점령하고 있다. 가자 지구에선 철수했지만, 유엔은 가자지구를 이스라엘 점령지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의 수도라고 주장하는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동예루살렘은 자국의 미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주장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50년간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한 결과 현재 유대인 60만 명이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에선 유대인의 동예루살렘 정착은 국제법상 불법이며 평화의 장애물이라고 말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오늘날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나?
동예루살렘과 가자지구, 서안지구에서는 여러 차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간 긴장이 고조됐었다.
가자지구는 하마스라고 불리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스라엘과 여러 번 대치해왔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하마스에 무기가 반입되는 걸 막기 위해 가자지구의 국경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쪽의 서안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행동과 제한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폭력에 대한 방어 행동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2021년 4월 중순 라마단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시민이 야간에 충돌하는 일이 잦아지며 사태가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 당국이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시민 일부에게 퇴거를 위협하면서 팔레스타인의 분노가 더 고조됐다.
사진 설명: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
양측 갈등의 핵심 사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는 서로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팔레스타인 난민 처리 문제에서부터,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의 잔류 문제, 그리고 양측이 예루살렘을 공유해야 하는지 아닌지가 해결돼야 한다. 또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만들어져야 하느냐는 가장 답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양측은 25년 넘게 평화회담은 해왔지만, 지금까지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다.
미래 전망은?
결론만 얘기하자면 이런 갈등 상황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20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평화안을 내놓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를 '세기의 딜' 이라 부르며 환영했지만, 팔레스타인은 한쪽에 치우쳤다며 거부했다. 중동 평화안은 그 뒤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어떤 평화협정이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까지 양측의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출처 BBC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