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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은 에베레스트 등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뉴질랜드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등정 이후 히말라야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봄 네팔 정부는 역대 최고인 479건의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내줬다. 베이스캠프(5,200m)로 가는 트레킹 코스에는 전 세계에서 오는 여행객들로 가득하다. 한국의 고상돈 대원이 초등한 1977년 무렵에는 입산 신청부터 허가까지 5~6년이 걸리고 봄가을 한 팀씩, 2건만 허가하던 예전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2000년대 들어서 히말라야 등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셰르파족의 삶 또한 크게 달라졌다. 고산지대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셰르파족은 이제 산악 관련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옥수수와 밀을 경작하던 산간마을은 호텔과 찻집, 상점이 밀집한 관광지로 변했다. 등반을 돕는 셰르파는 난이도와 일정에 따라 1회 등반에 $7,000~$20,000 정도를 받는다. 직장인 월급($200~$300)에 비해 대단한 고수익인 셈이다. 등반객의 증가는 당연히 쓰레기의 증가로 이어진다. 얼마 전 어느 상업등반대가 SNS에 올린, 에베레스트 마지막 캠프 사우스콜 부근의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캠프 사진이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가슴 아프게 했다. 사실 네팔 정부는 2014년부터 $2,000~$4,000의 청소비 예치금을 받은 뒤 쓰레기를 가지고 내려오면 환급해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등정 후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무거운 산소통, 등산 장비 등을 힘들게 되가져오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다. 

   올해는 에베레스트 등정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지만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봄 시즌에만 벌써 17명이 등반 중 사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사망 사고 급증의 이유라고 주장하나 20년 전에 비해 현재는 더욱 정확한 기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그것보다는 과거엔 체력단련과 정신 무장을 위해 긴 시간 철저한 훈련과 교육으로 등반을 준비했으나 요즘은 SNS에 넘쳐나는 부정확한 정보와 첨단장비만을 믿고 무모하게 도전함으로써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하고 있다며 고봉 등반 경험이 없는 여행객에 경력 부족인 셰르파까지 합류하면서 사고가 대폭 늘어났다는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LA에 살면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낀다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이맘때면 꼭 찾아가는 곳. LA에서 250마일 거리, 북미 최고봉 Mt. Whitney 관문인 론파인에서 빅파인과 비숍을 차례로 지나는 길의 서쪽은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달리고 있다. 시에라네바다 고산에는 일년내내 녹지 않는 빙하지대가 있다. 그 덕분에 수려한 풍광의 호수들이 곳곳에 숨어있고 그 수천 개의 호수를 끼고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존 뮤어 트레일이 형성된 것이 자연스럽고도 감사하다. 비숍과 함께 빅파인에는 10월 한 달간 그 유명한 아스펜 단풍이 절정이다. 골든스테이트의 애칭이 황금빛 아스펜 단풍에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그 색감이 매혹적이다. 한국에선 사시나무로 불리는 아스펜이 고도 8,000~ 10,000Ft 사이 고산의 호수와 시냇가에서 자생하는 데 빅파인크릭(Big Pine Creek) 이 그런 곳이다. 트레일 헤드에서 1.5마일 정도까지 몇 개의 개울과 경사로 높은 스위치백 등산로와 서너 개의 다리를 지나면 완만한 트레일이 이어진다.

   표지판이 잘 되어 있고 코스가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거의 10,000 피트의 고도에서 걷는 산행길이 결코 만만치는. 노란 아스펜 단풍이 황금물결을 이루고, 크릭 사이로 흐르는 물은 차고 깨끗하다. 군데군데 송어잡이에 빠진 낚싯꾼의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빅파인 크릭 방향으로는 7개의 호수가 있으나 하루의 일정만으로는 어려워 두 개의 호수만 다녀왔으나 그 빼어난 풍광을 만끽하기에는 충분하다. First Lake (9,961ft) 의 에메랄드빛 호수에 비친, 빅파인의 상징인 템플크랙(Tample Crag 12,999ft) 자태는 웅장하고 장엄하다. 세컨레이크에서는 멀리 펠리세이드 북봉(North Palisade 1,424ft)까지 아스라히 보인다. 돌아오는 길이 멀었어도 바람 불때마다 단풍들이 부딪히며 내는 청아한 종소리가 귓가에서 내내 울리는 듯했고 아스펜의 황금빛과 호수의 에메랄드빛이 교차하며, 명상 속의 나를 행복하게 물들여 간다.

   높이; 9,961ft. 등반고도; 2,500ft. 난이도; 4(최고 5) 등급: 5(최고 5)

가는 길; 5(N)- 14(N)- 70 마일- 14(S) Bishop 방향으로 154마일- Big Pine Dump Rd로 좌회전- Glacier Lodge Rd-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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