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김장이 끝나면 종일 고생한 사람들을 위해 삶은 돼지고기를 내놓으셨다. 갓 담근 김치에 돼지고기 수육은 별미 중의 별미다. 건강 지혜도 숨어 있다. 돼지고기에는 피로 회복에 좋은 비타민 B1이 많아 김장하느라 지친 몸에 도움이 된다. 김장철에 잘 어울리는 돼지고기에 대해 알아보자.
왜 돼지고기?… 피로 줄이는 비타민 B1, 쇠고기의 10배
돼지고기는 피로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비타민 B1(thiamine, 티아민)의 공급원으로 최적의 육류다. 쇠고기의 10배나 들어 있다. 비타민 B1은 탄수화물의 대사나 신경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영양소여서 피로, 무기력할 때 도움이 된다. 비타민 B1의 하루 권장량은 1.1~1.3 ㎎으로, 돼지고기 120g이면 충분하다. 질 좋은 단백질도 많아 시너지 효과를 낸다. 돼지고기의 비타민 B1은 안심-뒷다리살-앞다리살 순으로 많이 들어 있다.
칼로리 걱정이라면… 삼겹살보다 뒷다리살 선택, 단백질 풍부
돼지고기는 쇠고기와 함께 건강 얘기를 할 때 도마 위에 오르는 붉은 고기다. 기름진 부위가 많아 포화지방과 칼로리가 높다. 하지만 고기의 부위와 조리 방법을 잘 선택하면 이런 걱정을 줄일 수 있다. 뒷다리살의 칼로리는 삼겹살의 3분의 1 수준이다. 반면에 근육에 좋은 단백질은 삼겹살에 비해 1.5배 더 많다. 회식-모임에서 삼겹살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부위를 고르는 게 좋다.
배추와 잘 어울리는 이유
돼지고기 수육과 음식 궁합이 맞는 게 배추다. 김장 김치, 보쌈 김치 등과 잘 어울린다. 배추는 식이섬유가 많아 고기를 먹어 늘어난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을 줄여준다. 포화지방은 각종 혈관질환, 장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인식되어 있다. 배추의 아이소싸이오시아네이트 성분은 노폐물을 줄이는 일종의 해독 기능을 한다. 김치 속의 마늘, 생강, 파 등 항산화 성분이 많은 양념도 맛을 내고 고기의 유해 물질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불판에 굽는 것보다는 수육으로
고기를 불에 직접 굽는 것보다 삶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하지만 맛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다. 포화지방 논란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붉은 고기 과다 섭취가 대장암 위험 요인인 것은 굽는 요리법도 관련이 있다. 삶거나 쪄서 먹으면 지방을 줄이고 탄 음식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