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시> 어머니 꿈 -그림: 변월룡 시: 장소현-
2024.05.01 11:30
죽기 얼마 전에 화가는 문득 어머니를 그렸다. 이미 45년 전에 세상 떠나신 어머니를 그림으로 살려냈다. 그리면서 울었다, 어머니 보고 싶어요, 너무나…
어머니 그리며 울지 않는 화가는 화가가 아니다.
<1>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보면
가난한 새들은 노래 부르고
살랑살랑 바람이 속삭이는 말은
가슴 출렁이는 어머니 얼굴
아, 오늘밤 꿈길에도 어머니 만나
굽이굽이 꿈 이야기 다시 듣고 싶네
<2>
막막한 한 세상 선인장꽃 피어
메마른 무지개 얼핏 걸리고
모래바람 가운데 피어오르는
구름처럼 흘러온 어머니의 꿈
아, 오늘밤 꿈길에도 어머니 만나
출렁출렁 꿈 이야기 또 듣고 싶네
<3>
저녁에 살며시 노을을 보면
어둠을 가르는 희망 같은 것
뉘엿뉘엿 저무는 내리막길에
내 가슴 한가득 어머니 사랑
아, 오늘밤 꿈길에도 어머니 만나
오래오래 꿈 이야기 자꾸 듣고 싶네.
평생 소련에 살면서도 한 시도 한국인임을 잊은 적 없다는 화가는
어머니 생각하며
힘겹게 뒤틀린 소나무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