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편집자의 생각>

 

  내년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해방둥이가 80세가 된다는 이야기다. 달리 말하면, 일제 강점기를 실제로 체험한 세대가 별로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새 세대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한일관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8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많이 달라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달라진 것이 별로 없고, 오히려 더 나빠지는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정치 외교적으로는 여전히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적대시하며 대립하기만 하고, 피해자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친일파 척결에는 준엄하고… 

  하지만, 젊은 세대들의 생각은 다르다. 어떻게 다를까?

 

   한국이 여러 면에서 일본을 넘어섰다는 소식들이 사방에서 들려온다. 모든 면에서 완전히 앞서지는 못했더라도, 전처럼 뒤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즐거운 소식들이다.  

  K-팝이나 드라마, 영화 같은 문화에서도 이미 일본을 넘어섰고, 하다못해 즉석 라면 시장에서도 원조국인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구석구석에서 한국 라면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일이다.

  이것은 단순히 물질적 차원에 그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민족적 자신감과 심리적 당당함 같은 정신적 세계로 이어지는 일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마치, 월드컵 축구 시합에서 일본을 당당히 이겼을 때 같은 통쾌함을 동반한다.

  그런 시원한 통쾌함들이 모이면 국력이 되는 것이다.

  지금 각종 언론과 세상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것이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나 배상, 위안부, 강제징용, 독도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 그런 갈등으로 밀고 당기며 세월을 보낸다. 물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들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은 점에 대한 반성도 꼭 필요하다. 정신과 문화에 대한 숱한 문제들… 우리 문화와 우리말 속에, 정신의 흐름 속에 일제의 찌꺼기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젊은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한일관계의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는 각종 여론조사에도 잘 드러난다.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의 <겐론 엔피오(NPO)>는 2013년부터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를 실시해왔는데, 한국 M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일본을 훨씬 더 좋아하는 것은 통계로 확실하게 나타난다.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2021년 한국인(평균)의 일본 비호감도는 63.6%, 20대는 그보다 20%포인트나 낮은 43.1%, 30대는 59%였다. 20대의 경우 호감도(29.9%)도 평균(20.4%)보다 10%포인트나 높고, 심지어 2019년에는 호감도(41.9%)가 비호감도(33.9%)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반일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문화를 즐기는 세대를 일본 언론은 <예스 재팬 세대>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국내 일부 일본 전문가는 한국 MZ세대의 유난한 일본 사랑에 기성세대의 낡은 반감이 방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런 형편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의 한류(韓流)가 20년 넘게 세대를 거쳐 이어지면서 일부 우익 세력의 혐한(嫌韓) 분위기가 젊은 층에선 자취를 감추고 있고, 과거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 사실조차 믿기 어려워한다”는 일본인 학자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일본보다 멋진 나라’라고 생각하는 요즘 일본 젊은 층은 한국을 싫어하는 것은‘뭔가 이상한 아저씨들’의, 상대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취급한다고 한다. 지금도 인터넷상에는 한국을 폄하하는 매체들이 있지만 주류 언론은 전혀 아니라고 한다.

  일본을 싫어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서도“한국에도 우리 혐한 같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극소수일 테니 신경 쓸 필요 있겠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일 과거사와 관련해선,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시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안 믿는 젊은 세대도 있다고 한다.

  “한국이 일본보다 멋있는 나라인데 왜 이런 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나? 혐한하는 사람들의 망상에서 시작된 얘기가 아닐까?”라고 반문한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한일관계도 과거와 같을 수는 없다. 미래지향적 새 질서가 필요한 것이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일본 젊은 세대들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계속되는 한 시간이 흐를수록 일본과 한국이 잘 지낼 수 있는 때가 올 수도 있겠다 싶다”, 

  “무턱대고 민감한 주제를 자극적으로 쏟는 미디어나 정치인들에게 휩쓸려서 혐오부터 하는 건 지양해야겠다고 반성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한국 젊은 세대들’이 아무리 일본이 좋아도 역사문제 역시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본을 좋아하니 역사문제에도 관대할까? 아니면 고리타분한 역사문제엔 아예 관심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즐길 건 마음껏 즐기되, 따질 건 또 깐깐하게 따진다. 때로 기성세대보다 더 엄하다. 위안부나 강제징용으로 고통당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눈물은 청년세대 특유의 젠더, 인권 감수성을 파고든다. 역사를 넘어 인간의, 보편적 가치의 문제기 때문이다.

  이 또한, 통계가 보여주는 미래세대의 인식이다. 믿음직스럽다.

  “비할 바 없이 높아진 국가 위상에, 김구 선생이 그렇게 소망하던 문화강국까지 이룬 현재, 한국 청년은 그만큼 더 당당하고 정의로운 역사를 원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이문영 부교수의 말이다.

   아무튼, 해방 80주년을 앞둔 지금은 일본을 제대로 아는 진정한 의미의 지일파(知日派), 친일파(親日派)가 많이 필요한 시기다. 당당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젊은 세대의 지일파… 부끄러운 역사도 엄연한 우리의 역사이고, 제대로 알아야 이길 수 있다. 

  한일관계의 건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폭넓은 문화의 교류가 대단히 중요하다. 두 나라의 국민들이 서로를 알고, 마음이 통해야 이해도 하고 협력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 한 권으로 일본인의 가슴을 찔렀던 왕년의 이어령 같은 통쾌한 걸물이 우리 젊은 세대에서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럴 것으로 믿는다. <*>

 

글렌데일평화의소녀상2.jpg

 

독도전경.JPG

 


  1. 너무나도 착한 치매 - 장소현 시인, 극작가

    우리의 행복 전도사 제갈 박사는 방글방글 웃으며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너무도 착한 치매라고 했다. 누구보다도 건강하다고 자부하던 사람이 어느 날 느닷없이 치매에 걸렸는데, 증상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하루종일 행복이 흘러넘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
    Date2024.11.10 ByValley_News
    Read More
  2. 도산 선생의 가족 사랑 편지들

    도산 선생은 상해 임시정부에 참여해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자주 편지를 했다. 도산 선생이 부인과 아들, 딸에게 보낸 편지에는 절절한 가족사랑과 인간미가 가득하다. 그가 얼마나 정이 많고 자상한 사람인지 절절하게 느껴져 옷깃을 ...
    Date2024.11.10 ByValley_News
    Read More
  3. 김영랑 시인, 조두남 작곡가를 기리며 작가 이제하가 만든 노래 <모란 동백>

    조영남이 불러서 널리 알려진 <모란 동백>은 작가 이제하 씨가 작사 작곡한 노래다. 조영남은 이 노래를 매우 아껴서“내가 죽으면 장례식 때 이 노래를 후배들이 합창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잔잔히 흐르는 멜로디와 노랫말...
    Date2024.09.30 ByValley_News
    Read More
  4. 위기의 우리말 구하기

    <편집자의 말> 10월은 문화의 달입니다. 한국의 10월 달력은 개천절, 한글날, 국군의 날, 노인의 날, 체육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등등 법정 기념일로 빼곡합니다. 임산부의 날(10월10일)이라는 것도 있고, 10월5일은 <세계 한인의 날>로 정...
    Date2024.09.29 ByValley_News
    Read More
  5.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편집자의 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오 톨스토이(1828년~ 1910년)는 러시아의 대문호이며, 종교가이자 사상가입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 불후의 명작으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작가이기도 하지요. ...
    Date2024.08.31 ByValley_News
    Read More
  6. 젊은 세대들의 일본 뛰어넘기

    <편집자의 생각> 내년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해방둥이가 80세가 된다는 이야기다. 달리 말하면, 일제 강점기를 실제로 체험한 세대가 별로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새 세대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한일관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80년 ...
    Date2024.07.31 ByValley_News
    Read More
  7. <계절의 글> 미국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인가?

    올해 7월4일만은 그저 노는 날로만 허투루 보내지 말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하리라 마음먹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꼽아보니 45년도 넘게 이 나라 한 귀퉁이에서 살아왔는데, 이 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독립기념일을 ...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8.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다. <노자 도덕경> 제8장 상선약수(上善若水)

    <편집자의 생각> 물이 없으면 만물은 살 수가 없습니다.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생명수(生命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물이 점점 말라가고 더러워지고 있습니다. 물을 돈 주고 사먹어야 하는 날이 올 줄이야… 불균형도 갈수록 ...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9. <짧은 소설> 춘자야, 연탄 갈아라!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와서 새로 생긴 한인 신문사에서 일할 때였으니까 아주 옛날 일이다. 그때, 내가 일하던 신문사는 큰 길가에 있었다. 그 동네에는 건들거리는 흑인들이 많았고, 조심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친다는 친절한 가르침을 무수...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10. 통일을 염원하는 시(詩)

    <편집자의 말> 6월이 되면 저도 모르게 한국전쟁의 기억과 통일을 떠올리게 됩니다. 제가 삼팔따라지의 자식이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반도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상태인데다가, 세계 여기저기서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서 ...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11.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편집자의 말> 5월은 <가정의 달>, 사랑과 감사의 달입니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스승의 날 등 가정과 관련한 날들이 있고,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큰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는 어머니날이 있습니다. 한편, 5월15일은 유엔이 정한...
    Date2024.05.01 ByValley_News
    Read More
  12. 아들의 죄를 대신 갚은 아버지

    <편집자의 말> “왜 이민 왔느냐?”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대답은‘자녀 교육을 위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녀 교육이 희망처럼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은 아니지요. 이민가정의 자녀교육 이야기를 모으면 엄청난 책이 될 겁니...
    Date2024.04.03 ByValley_News
    Read More
  13.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성장한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 어록-

    <편집자의 말> 손흥민 선수는 더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그 뒤에는 탁월한‘축구 홈스쿨링’으로 오늘날의 손흥민을 키워낸 아버지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있습니다. 손흥민은“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
    Date2024.03.01 ByValley_News
    Read More
  14. 따스한 위로의 말 -자료 정리: 장소현 (시인, 극작가-)

    <광화문글판>은 서울 광화문광장 부근의 교보생명 사옥에 내걸린 대형 글판이다. 1991년부터 시작되었고 매년 계절마다 총 네 차례씩 문구를 변경한다. 윤동주, 고은, 정호승, 도종환, 김용택, 공자, 헤르만 헤세 등 동서양의 현인과 시인들의 작품 한 글귀를...
    Date2024.01.29 ByValley_News
    Read More
  15. <역설적 십계명‘그래도’> 켄트 M. 키스

    2024년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4년은 푸른 용(靑龍)의 해랍니다. 여러분 모두 그렇게 푸르고 힘차시기를 빕니다. 새해의 모든 날들이 평화롭고, 사랑으로 가득하기를 빕니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그런 바램이 한층 더 간절해집니다. 참 어지럽게 돌아...
    Date2023.12.29 ByValley_News
    Read More
  16. 크리스마스 선물 --오 헨리 (O. Henry) 1862년~1910년--

    <편집자의 말> 한 해의 결실을 마무리하는 계절, 여러분의 올해 열매는 얼마나 실하신지요? 사랑의 계절을 맞으며, 오 헨리의 명작 <크리스마스 선물>을 다시 읽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서, 작품 이름이나 대충의 줄거리를 아는 분은 꽤 있지만, 전문을 ...
    Date2023.11.30 ByValley_News
    Read More
  17. 우리 삶의 길잡이, 도산의 말씀들

    <편집자의 말> 매해 11월 9일은 <도산 안창호의 날>입니다.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선생의 생일인 11월 9일을 가주 기념일로 지난 2018년 8월에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날을 무심하게 그냥 지나...
    Date2023.11.06 ByValley_News
    Read More
  18. 우리 모두의 영광된 미래를 향해서!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 연설문

    <편집자의 말> 10월은 문화의 달입니다. 한국의 10월 달력은 개천절, 한글날, 국군의 날, 노인의 날, 체육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등등 법정 기념일로 빼곡합니다. 임산부의 날(10월10일)이라는 것도 있고, 10월5일은 <세계 한인의 날>로 정...
    Date2023.10.02 ByValley_News
    Read More
  19. 인공지능 시대, 경쟁 아닌 상생으로!

    <편집자의 말> “늘어나는 로봇들이 국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며, 인간에게 반항하거나 인간의 일자리를 훔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7월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인간-로봇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자신을 만든 제작자에게...
    Date2023.08.31 ByValley_News
    Read More
  20. 한국과 일본 문화교류의 어제와 오늘

    <편집자의 말> 8월15일은 광복절, 빛(光明)을 되찾은(復)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36년에 걸친 일본 식민지의 어둠에서 빛을 다시 찾았다는 날… 그리고 7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한민국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일본을 따라잡고 드디어는 추월...
    Date2023.07.28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