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편집자의 생각>

 

  내년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해방둥이가 80세가 된다는 이야기다. 달리 말하면, 일제 강점기를 실제로 체험한 세대가 별로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새 세대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한일관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8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많이 달라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달라진 것이 별로 없고, 오히려 더 나빠지는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정치 외교적으로는 여전히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적대시하며 대립하기만 하고, 피해자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친일파 척결에는 준엄하고… 

  하지만, 젊은 세대들의 생각은 다르다. 어떻게 다를까?

 

   한국이 여러 면에서 일본을 넘어섰다는 소식들이 사방에서 들려온다. 모든 면에서 완전히 앞서지는 못했더라도, 전처럼 뒤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즐거운 소식들이다.  

  K-팝이나 드라마, 영화 같은 문화에서도 이미 일본을 넘어섰고, 하다못해 즉석 라면 시장에서도 원조국인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구석구석에서 한국 라면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일이다.

  이것은 단순히 물질적 차원에 그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민족적 자신감과 심리적 당당함 같은 정신적 세계로 이어지는 일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마치, 월드컵 축구 시합에서 일본을 당당히 이겼을 때 같은 통쾌함을 동반한다.

  그런 시원한 통쾌함들이 모이면 국력이 되는 것이다.

  지금 각종 언론과 세상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것이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나 배상, 위안부, 강제징용, 독도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 그런 갈등으로 밀고 당기며 세월을 보낸다. 물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들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은 점에 대한 반성도 꼭 필요하다. 정신과 문화에 대한 숱한 문제들… 우리 문화와 우리말 속에, 정신의 흐름 속에 일제의 찌꺼기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젊은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한일관계의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는 각종 여론조사에도 잘 드러난다.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의 <겐론 엔피오(NPO)>는 2013년부터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를 실시해왔는데, 한국 M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일본을 훨씬 더 좋아하는 것은 통계로 확실하게 나타난다.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2021년 한국인(평균)의 일본 비호감도는 63.6%, 20대는 그보다 20%포인트나 낮은 43.1%, 30대는 59%였다. 20대의 경우 호감도(29.9%)도 평균(20.4%)보다 10%포인트나 높고, 심지어 2019년에는 호감도(41.9%)가 비호감도(33.9%)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반일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문화를 즐기는 세대를 일본 언론은 <예스 재팬 세대>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국내 일부 일본 전문가는 한국 MZ세대의 유난한 일본 사랑에 기성세대의 낡은 반감이 방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런 형편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의 한류(韓流)가 20년 넘게 세대를 거쳐 이어지면서 일부 우익 세력의 혐한(嫌韓) 분위기가 젊은 층에선 자취를 감추고 있고, 과거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 사실조차 믿기 어려워한다”는 일본인 학자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일본보다 멋진 나라’라고 생각하는 요즘 일본 젊은 층은 한국을 싫어하는 것은‘뭔가 이상한 아저씨들’의, 상대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취급한다고 한다. 지금도 인터넷상에는 한국을 폄하하는 매체들이 있지만 주류 언론은 전혀 아니라고 한다.

  일본을 싫어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서도“한국에도 우리 혐한 같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극소수일 테니 신경 쓸 필요 있겠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일 과거사와 관련해선,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시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안 믿는 젊은 세대도 있다고 한다.

  “한국이 일본보다 멋있는 나라인데 왜 이런 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나? 혐한하는 사람들의 망상에서 시작된 얘기가 아닐까?”라고 반문한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한일관계도 과거와 같을 수는 없다. 미래지향적 새 질서가 필요한 것이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일본 젊은 세대들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계속되는 한 시간이 흐를수록 일본과 한국이 잘 지낼 수 있는 때가 올 수도 있겠다 싶다”, 

  “무턱대고 민감한 주제를 자극적으로 쏟는 미디어나 정치인들에게 휩쓸려서 혐오부터 하는 건 지양해야겠다고 반성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한국 젊은 세대들’이 아무리 일본이 좋아도 역사문제 역시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본을 좋아하니 역사문제에도 관대할까? 아니면 고리타분한 역사문제엔 아예 관심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즐길 건 마음껏 즐기되, 따질 건 또 깐깐하게 따진다. 때로 기성세대보다 더 엄하다. 위안부나 강제징용으로 고통당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눈물은 청년세대 특유의 젠더, 인권 감수성을 파고든다. 역사를 넘어 인간의, 보편적 가치의 문제기 때문이다.

  이 또한, 통계가 보여주는 미래세대의 인식이다. 믿음직스럽다.

  “비할 바 없이 높아진 국가 위상에, 김구 선생이 그렇게 소망하던 문화강국까지 이룬 현재, 한국 청년은 그만큼 더 당당하고 정의로운 역사를 원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이문영 부교수의 말이다.

   아무튼, 해방 80주년을 앞둔 지금은 일본을 제대로 아는 진정한 의미의 지일파(知日派), 친일파(親日派)가 많이 필요한 시기다. 당당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젊은 세대의 지일파… 부끄러운 역사도 엄연한 우리의 역사이고, 제대로 알아야 이길 수 있다. 

  한일관계의 건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폭넓은 문화의 교류가 대단히 중요하다. 두 나라의 국민들이 서로를 알고, 마음이 통해야 이해도 하고 협력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 한 권으로 일본인의 가슴을 찔렀던 왕년의 이어령 같은 통쾌한 걸물이 우리 젊은 세대에서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럴 것으로 믿는다. <*>

 

글렌데일평화의소녀상2.jpg

 

독도전경.JPG

 


  1.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장 소 현 시인, 극작가-

    어머니, 사랑의 바람막이 고 노회찬 의원 어머니의 편지 훌륭한 사람 뒤에는 어머니가 든든한 병풍처럼 서 계시다. 한없이 약해 보이지만, 거센 폭풍도 너끈히 막아주는 사랑의 바람막이… 안타깝게 세상 등진 정치가 노회찬 의원의 뒤에도 어머니의 가...
    Date2025.04.30 ByValley_News
    Read More
  2. <짧은 글 긴 생각> 세 분 어머니의 밥정

    <밥정(情)>이란 영화가 있다. 세상을 떠난 요리전문가 임지호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보슬비에 젖듯 잔잔하게 촉촉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런 다정함을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들은 임지호를 방랑식객, 자연요리연구...
    Date2025.03.31 ByValley_News
    Read More
  3. <아름다운 사람>몸과 마음이 함께 아름다웠던 우리의 영원한 천사, 오드리 헵번

    <편집자의 말> 아름다운 사람을 그리는 마음이 점점 더 간절해지는 까닭은 세상이 날이 갈수록 살벌하고 험악해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좋은 세상을 꿈꾸는 마음… 좋은 세상이 올까? 기쁨과 슬픔과 따듯함과 선선함이 있고 다채로운 ...
    Date2025.03.31 ByValley_News
    Read More
  4. <생각의 글> 사투리 영어

    나는 언어학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사투리에 대해서 생각하면 참으로 여러 가지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좁은 땅덩이에 어찌 그리도 다양한 사투리가 존재할 수 있는지 생각할수록 놀라웁다. 아마도 그처럼 좁은 지역에 그처럼 분명하게 다르고 다양한 사투리가...
    Date2025.03.04 ByValley_News
    Read More
  5. <작은 소설> 글자 하나 차이

    폴리스가 홈리스를 단속하고 있다. 미국 대도시에서는 흔한 풍경이다. 홈리스가 폴리스를 슬금슬금 피한다. 바람 찬 도시 한 구석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홈리스와 폴리스가 서로 미워하지는 않는다. 폴리스와 홈리스는 그저 글자 한 자 차이일 뿐...
    Date2025.01.31 ByValley_News
    Read More
  6. <생각 한미당>모든 어머니는 강하다

    어머니라는 소리만 들어도 나도 모르게 경건해지고, 어머니에 대해 쓴 글을 읽으면 눈에 땀이 나는 것은 아무래도 나이 탓이려나…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나는 믿는다. 맹자 어머니나 한석봉 어머니, 신사임당 같은 분만 훌륭한 것이 아니다...
    Date2025.01.31 ByValley_News
    Read More
  7. <아름다운 사람> 부끄러움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

    부끄러움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세상이 그렇게 만들고 있네요. 세상 사람들이, 특히 정치판의 인간들이 부끄러움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세상이 이렇게 살벌하고 혼란스럽지 않을 텐데… 사람이기를 포기한 듯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인간들이 ...
    Date2025.01.31 ByValley_News
    Read More
  8. 작은 소설: 노벨미술상은 누구에게?

    미대의 나 교수는 워낙 엉뚱한 데가 많아서, 별칭이 나엉뚱 교수다. 엉뚱하고 기발하긴 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을 건드리기도 해서 학생들 사이의 인기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본질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나이 들수록 줄어드는 현상이 안타까웠다. 얼마 전에 낸...
    Date2024.12.31 ByValley_News
    Read More
  9. <아름다운 사람>평생 환자 위해 헌신, 하나님과의 약속 지킨‘바보의사’ 장기려 박사

    <밸리코리언뉴스>는 신년 기획으로 아름다운 사람의 이야기를 싣습니다. 조금이라도 건강하고 좋은 세상을 꿈꾸며…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는 세상이 어지럽고 어두울수록 한층 빛납니다. 그분들의 삶은 짙은 감동으로 우리 마음을 적셔줍니다. 머리 숙...
    Date2024.12.31 ByValley_News
    Read More
  10. 송구영신의 고개마루에 서서…

    <편집자의 말> 아니 벌써!? 어느새 또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고갯마루에 섰네요. 송구영신,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계절… 올해 수확은 어떠셨나요? 풍성하셨을 줄로 믿습니다. 2024년 올 한해도 글자 그대로 참 다사다난했습니...
    Date2024.12.01 ByValley_News
    Read More
  11. 너무나도 착한 치매 - 장소현 시인, 극작가

    우리의 행복 전도사 제갈 박사는 방글방글 웃으며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너무도 착한 치매라고 했다. 누구보다도 건강하다고 자부하던 사람이 어느 날 느닷없이 치매에 걸렸는데, 증상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하루종일 행복이 흘러넘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
    Date2024.11.10 ByValley_News
    Read More
  12. 도산 선생의 가족 사랑 편지들

    도산 선생은 상해 임시정부에 참여해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자주 편지를 했다. 도산 선생이 부인과 아들, 딸에게 보낸 편지에는 절절한 가족사랑과 인간미가 가득하다. 그가 얼마나 정이 많고 자상한 사람인지 절절하게 느껴져 옷깃을 ...
    Date2024.11.10 ByValley_News
    Read More
  13. 김영랑 시인, 조두남 작곡가를 기리며 작가 이제하가 만든 노래 <모란 동백>

    조영남이 불러서 널리 알려진 <모란 동백>은 작가 이제하 씨가 작사 작곡한 노래다. 조영남은 이 노래를 매우 아껴서“내가 죽으면 장례식 때 이 노래를 후배들이 합창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잔잔히 흐르는 멜로디와 노랫말...
    Date2024.09.29 ByValley_News
    Read More
  14. 위기의 우리말 구하기

    <편집자의 말> 10월은 문화의 달입니다. 한국의 10월 달력은 개천절, 한글날, 국군의 날, 노인의 날, 체육의 날, 경찰의 날, 유엔의 날, 독도의 날 등등 법정 기념일로 빼곡합니다. 임산부의 날(10월10일)이라는 것도 있고, 10월5일은 <세계 한인의 날>로 정...
    Date2024.09.29 ByValley_News
    Read More
  15.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편집자의 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오 톨스토이(1828년~ 1910년)는 러시아의 대문호이며, 종교가이자 사상가입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 불후의 명작으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작가이기도 하지요. ...
    Date2024.08.31 ByValley_News
    Read More
  16. 젊은 세대들의 일본 뛰어넘기

    <편집자의 생각> 내년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해방둥이가 80세가 된다는 이야기다. 달리 말하면, 일제 강점기를 실제로 체험한 세대가 별로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새 세대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한일관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80년 ...
    Date2024.07.31 ByValley_News
    Read More
  17. <계절의 글> 미국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인가?

    올해 7월4일만은 그저 노는 날로만 허투루 보내지 말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하리라 마음먹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꼽아보니 45년도 넘게 이 나라 한 귀퉁이에서 살아왔는데, 이 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독립기념일을 ...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18.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다. <노자 도덕경> 제8장 상선약수(上善若水)

    <편집자의 생각> 물이 없으면 만물은 살 수가 없습니다.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생명수(生命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물이 점점 말라가고 더러워지고 있습니다. 물을 돈 주고 사먹어야 하는 날이 올 줄이야… 불균형도 갈수록 ...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19. <짧은 소설> 춘자야, 연탄 갈아라!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와서 새로 생긴 한인 신문사에서 일할 때였으니까 아주 옛날 일이다. 그때, 내가 일하던 신문사는 큰 길가에 있었다. 그 동네에는 건들거리는 흑인들이 많았고, 조심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친다는 친절한 가르침을 무수...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20. 통일을 염원하는 시(詩)

    <편집자의 말> 6월이 되면 저도 모르게 한국전쟁의 기억과 통일을 떠올리게 됩니다. 제가 삼팔따라지의 자식이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반도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상태인데다가, 세계 여기저기서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서 ...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