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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의 생각>

 

  내년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해방둥이가 80세가 된다는 이야기다. 달리 말하면, 일제 강점기를 실제로 체험한 세대가 별로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새 세대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한일관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8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많이 달라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달라진 것이 별로 없고, 오히려 더 나빠지는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정치 외교적으로는 여전히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적대시하며 대립하기만 하고, 피해자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친일파 척결에는 준엄하고… 

  하지만, 젊은 세대들의 생각은 다르다. 어떻게 다를까?

 

   한국이 여러 면에서 일본을 넘어섰다는 소식들이 사방에서 들려온다. 모든 면에서 완전히 앞서지는 못했더라도, 전처럼 뒤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즐거운 소식들이다.  

  K-팝이나 드라마, 영화 같은 문화에서도 이미 일본을 넘어섰고, 하다못해 즉석 라면 시장에서도 원조국인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구석구석에서 한국 라면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일이다.

  이것은 단순히 물질적 차원에 그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민족적 자신감과 심리적 당당함 같은 정신적 세계로 이어지는 일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마치, 월드컵 축구 시합에서 일본을 당당히 이겼을 때 같은 통쾌함을 동반한다.

  그런 시원한 통쾌함들이 모이면 국력이 되는 것이다.

  지금 각종 언론과 세상이 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것이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나 배상, 위안부, 강제징용, 독도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 그런 갈등으로 밀고 당기며 세월을 보낸다. 물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들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은 점에 대한 반성도 꼭 필요하다. 정신과 문화에 대한 숱한 문제들… 우리 문화와 우리말 속에, 정신의 흐름 속에 일제의 찌꺼기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젊은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한일관계의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는 각종 여론조사에도 잘 드러난다.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의 <겐론 엔피오(NPO)>는 2013년부터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를 실시해왔는데, 한국 M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일본을 훨씬 더 좋아하는 것은 통계로 확실하게 나타난다.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2021년 한국인(평균)의 일본 비호감도는 63.6%, 20대는 그보다 20%포인트나 낮은 43.1%, 30대는 59%였다. 20대의 경우 호감도(29.9%)도 평균(20.4%)보다 10%포인트나 높고, 심지어 2019년에는 호감도(41.9%)가 비호감도(33.9%)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반일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문화를 즐기는 세대를 일본 언론은 <예스 재팬 세대>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국내 일부 일본 전문가는 한국 MZ세대의 유난한 일본 사랑에 기성세대의 낡은 반감이 방해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런 형편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의 한류(韓流)가 20년 넘게 세대를 거쳐 이어지면서 일부 우익 세력의 혐한(嫌韓) 분위기가 젊은 층에선 자취를 감추고 있고, 과거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 사실조차 믿기 어려워한다”는 일본인 학자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일본보다 멋진 나라’라고 생각하는 요즘 일본 젊은 층은 한국을 싫어하는 것은‘뭔가 이상한 아저씨들’의, 상대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취급한다고 한다. 지금도 인터넷상에는 한국을 폄하하는 매체들이 있지만 주류 언론은 전혀 아니라고 한다.

  일본을 싫어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서도“한국에도 우리 혐한 같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극소수일 테니 신경 쓸 필요 있겠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일 과거사와 관련해선,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시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안 믿는 젊은 세대도 있다고 한다.

  “한국이 일본보다 멋있는 나라인데 왜 이런 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나? 혐한하는 사람들의 망상에서 시작된 얘기가 아닐까?”라고 반문한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한일관계도 과거와 같을 수는 없다. 미래지향적 새 질서가 필요한 것이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일본 젊은 세대들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이 계속되는 한 시간이 흐를수록 일본과 한국이 잘 지낼 수 있는 때가 올 수도 있겠다 싶다”, 

  “무턱대고 민감한 주제를 자극적으로 쏟는 미디어나 정치인들에게 휩쓸려서 혐오부터 하는 건 지양해야겠다고 반성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한국 젊은 세대들’이 아무리 일본이 좋아도 역사문제 역시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본을 좋아하니 역사문제에도 관대할까? 아니면 고리타분한 역사문제엔 아예 관심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즐길 건 마음껏 즐기되, 따질 건 또 깐깐하게 따진다. 때로 기성세대보다 더 엄하다. 위안부나 강제징용으로 고통당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눈물은 청년세대 특유의 젠더, 인권 감수성을 파고든다. 역사를 넘어 인간의, 보편적 가치의 문제기 때문이다.

  이 또한, 통계가 보여주는 미래세대의 인식이다. 믿음직스럽다.

  “비할 바 없이 높아진 국가 위상에, 김구 선생이 그렇게 소망하던 문화강국까지 이룬 현재, 한국 청년은 그만큼 더 당당하고 정의로운 역사를 원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이문영 부교수의 말이다.

   아무튼, 해방 80주년을 앞둔 지금은 일본을 제대로 아는 진정한 의미의 지일파(知日派), 친일파(親日派)가 많이 필요한 시기다. 당당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젊은 세대의 지일파… 부끄러운 역사도 엄연한 우리의 역사이고, 제대로 알아야 이길 수 있다. 

  한일관계의 건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폭넓은 문화의 교류가 대단히 중요하다. 두 나라의 국민들이 서로를 알고, 마음이 통해야 이해도 하고 협력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 한 권으로 일본인의 가슴을 찔렀던 왕년의 이어령 같은 통쾌한 걸물이 우리 젊은 세대에서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럴 것으로 믿는다. <*>

 

글렌데일평화의소녀상2.jpg

 

독도전경.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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