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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가의 첼로협주곡과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연의 관계가 있습니다.

   17살의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 (Jacqueline du Pre 1945-1987)는 1962년, 런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엘가의 첼로 협주곡으로 성인 무대에 데뷔하였습니다. 긴 금발의 키가 175㎝인 재클린은, 첫 음부터 엄청난 에너지와 열정으로 보잉을 시작하여, 가슴을 파고드는 섬세하면서도 감성이 넘치는 연주로 인해 청중들은 열광했습니다. 이 한 번의 연주로 거의 4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단숨에 대작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엘가 Edward Elgar 1857-1934는 1919년 6월‘첼로 협주곡’을 완성하여, 10월 말 런던 퀸스 홀에서, 잘몬트 Salmond의 첼로 협연과 Coates의 런던 교향악단 지휘로 초연되었습니다. 그러나 리허설 및 여러 가지 준비 부족으로, 이 곡을 초연했을 당시에,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그런데, 1965년, 첼리스트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된 바비롤리 Barbirolli는 재클린과 함께 EMI에서 이 곡을 녹음했습니다. 이 앨범은 재클린을 “떠오르는 스타'에서 '어메이징 스타'로 단숨에 올려놓았고, 세상에서 많이 팔린 음반 중 하나가 되었으니,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협주곡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첼리스트를 만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1차 대전 막바지 1918년의 참상 속에서 작곡한 곡이라서 인지, 우울하고 비극적인데, 아마도 5개월 후 사랑하는 아내가 저세상으로 떠나게 될 것을 예견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9년 연상의 아내 캐롤린 앨리스 Caroline Alice는 귀족 출신으로, 평민 출신인 피아노 선생님의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해 주고 음악가로서의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작곡가로 입신하여 귀족 작위까지 받게 해준 정신적인 지주였습니다. 캐롤린 앨리스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여, 엘가의 뮤즈로서, 사랑스러운 아내로서, 사회성이 부족한 남편을 내조하는 데 헌신하였으니, 40세의 늦은 나이에 작곡가로 데뷔한 작곡가에게 이런 헌신적인 아내가 없는 삶은 의미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내가 떠난 후, 엘가는 런던 근교 대저택을 정리하고 은둔생활을 하다시피 하였으며, 작곡 의뢰도 거의 거절하여 소품 몇 개만을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후 15년을 살았으나 오케스트라 음악 같은 대작은 이 첼로협주곡이 마지막이 됩니다.

   최고의 여성 첼리스트로, 어디를 가나 뉴스의 중심에 있던 뒤프레, 다니엘 바렌보임 Daniel Barenboim과 결혼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 1971년 갑자기 전신의 통증으로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1973년을 마지막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고, 1975년에는 전신이 마비되었으며, 1987년에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캐롤린 앨리스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15년간 사랑하는 아내를 잊지 못해 은둔생활을 하며 지내다가 외로이 떠난 엘가와, 그녀의 나이 고작 28살, 17세에 성인 무대를 치르고 10년을 최고의 스타로 살다가, 갑자기 유성이 되어 뚝 떨어져 버린 후, 얼음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편 다니엘 바렌보임의 사랑을 사무치도록 그리워하며, 14년 동안 외로움 속에서 병마와 싸우다가 세상을 떠난 뒤프레의 생애가, 데자뷔가 되어, 이 첼로협주곡을 들을 때마다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울리지 않는 전화기만 바라보며 병마 속에서, 바렌보임을 향한 지독한 외로움과 그리움 속을 넘나들며 “도대체 어떻게 삶을 견디죠?”라고 울먹였던 재클린은, 1987년 10월, 바람이 무척 세게 불던 날, 눈을 감았습니다. 그의 옆에는 언니, 동생, 그리고 재클린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바렌보임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겨울의 적막함과 쓸쓸함이 아우러진 이 아름다운 엘가의 첼로협주곡은, 도버해협을 마주보는 영국 남부의 써섹스 Sussex 지방 한적한 곳인 `브린크웰 Brinkwells' 이라 불리는 오두막에서 1919년 여름,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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