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13회 <고원문학상>은 이월란 시인과 공순해 수필가가 공동수상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수상작은 이월란 시집 <바늘을 잃어버렸다>와 공순해 수필집 <울어다오>이다. 본심 심사는 문학비평가 임헌영 선생이 맡았다.
<고원문학상>을 주관하는 <고원기념사업회> 정찬열 회장은 공동수상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원 선생은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것은 물론, 산문문학에서도 탁월한 선구성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올해도 두 부문에서 수상자를 내게 되어 고원 선생의 문학적 지평을 확산시키는데 더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원문학상>의 상금은 3천 달러이며, 상패를 수여한다. 시상식은 올 년말 <문학세계> 출판기념회와 함께 실시할 예정이다.
임헌영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두 수상자의 작품세계를 심도 있게 이해하려면 이들이 1980년대 후반기에 도미, 창작활동을 했다는 역사적인 맥락을 먼저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여 년이 넘는 긴 미주교민문학사에서 이 두 수상자가 큰 흐름을 바꾼 전위적인 시대를 열어주는 작품을 썼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둘 다 1980년대 후반기에 삶의 터전을 한반도에서 미주대륙으로 옮겼지만, 그 이전 세대의 교민문학인 선배들처럼 모국을 향한 애틋한 향수나 궁핍했던 성장시대의 추억담을 금과옥조로 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미주에 도착한 이후에도 생계를 위하여 온갖 고초를 겪으며 중산층으로 발돋움하기까지의 천로역정을 풀어내지도 않는다.”
이월란 시인은 1988년 도미하여, 유타주립대학 비교문학과를 졸업했고, 계간 <서시> 신인상, 재외동포문학상 시 우수상, 경희해외동포문학상 시 입상, SLCC Chapbook Contest 당선, 경희해외동포문학상 단편소설 입상, 재외동포문학상 단편소설 대상, 동주해외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그동안 시집 <모놀로그> <흔들리는 집> <The Reason> <오래된 단서> <바늘을 잃어버렸다>을 냈다.
공순해 수필가는 1985년 가족 이민으로 뉴욕에 정착. <뉴욕 한국일보 신춘문예> 수상 계기로 동인 <신대륙>에 참여하여 활동했고. 은퇴 후 시애틀로 이주. <시애틀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수상, <재외동포문학상> 수상, <재미수필문학상> 수상, <현대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수필집 <손바닥에 고인 바다>, <빛으로 짠 그물>, <꽃이 피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울어다오>가 있다.
고원(高遠, 1925년-2008년) 시인은 타계할 때까지 포터랜치에 거주한 밸리 이웃사촌이었다. 고원 시인은 활발한 작가 활동과 함께 후배양성에 주력했다. 라번대, UC 리버사이드, 칼스테이트 LA와 노스리지 등의 미국대학과 한국의 대학에서 교수로 강의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20년 이상 <글마루>를 통해 많은 문인들을 배출하고, 순수 한글문예지 <문학세계>를 창간하여, 별세할 때까지 꾸준히 발간했다.
별세 후 후배와 제자들이 뜻을 모아 <고원기념사업회>를 발족하고 <문학세계>를 복간하여 계속 발간하는 한편, <고원문학상>을 제정하여 매해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