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시간 푹 잤는데도 기상 후 피곤함을 느낀다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 숙면하지 못하면 면역력이 저하돼 각종 질환 위험이 높아지며 우울하게 만들거나 두통을 야기하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면 시간 외에 숙면을 방해하고 피로를 악화하는 여러 가지 원인에 대해 알아본다.
◇얕은 잠 반복
충분한 시간 동안 수면하더라도 얕은 잠을 자면 피로가 지속된다. 수면의 네 단계를 정상적으로 거쳐야 뇌 휴식이 중단되지 않고 피로를 해소할 수 있다. 수면은 뇌파 변화에 따라 크게 비렘(REM) 수면과 렘(REM) 수면으로 나뉘며 비렘수면 3단계를 거쳐 렘수면에 접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비렘수면 1단계는 깬 상태와 잠든 상태의 중간 단계로 1단계가 차지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푹 잤다’는 느낌이 덜 든다.
비렘수면 2단계는 얕은 잠을 자는 상태로 하루 동안 받아들인 정보들을 기억하는 단계다. 비렘수면 1~2단계는 코골이나 환경 소음, 불빛, 온도 등 외부 자극에 의해 잠에서 깨어나기 쉬우며 1~2단계만 반복될 경우 아무리 많이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한 번 잠들고 나면 오랫동안 깨지 않고 푹 자야 수면 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고 피로를 개선할 수 있다.
◇영양 결핍
특정 영양소 부족이 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철분, 비타민B군 등이 부족하면 잠을 충분히 자도 피로가 지속될 수 있다. 철분은 혈액 내 산소 운반을 담당하는 헤모글로빈 생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철분이 부족하면 신체 각 조직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피로, 무기력함이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B군은 신경계 및 에너지 대사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로 결핍 시 신경 기능이 저하되고 에너지 생성이 저하돼 피로가 유발된다. 철분은 ▲시금치 ▲육류 ▲렌틸콩 등에 풍부하고 비타민B군은 ▲유제품 ▲달걀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불규칙한 수면 패턴
불규칙하게 잠을 자거나 늦은 새벽에 잠을 자는 등 자연스러운 일주기 리듬과 어긋난 생활을 하는 경우, 수면한 뒤에도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인간의 몸은 하루 24시간 일주기 리듬을 유지한다. 낮잠을 많이 자거나 밤낮 수면이 바뀌는 등 생체시계와 밀접한 수면 리듬이 깨지면 피로감이 가중되는 것이다. 불규칙한 수면은 질환 발병 위험도 높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다인종 동맥경화 전향적 코호트 연구(MESA)에 의하면,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30%,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은 두 배 높았다. 수면 패턴을 규칙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수면 후에도 피로를 개선하기 어렵다.
◇수면 장애
수면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노력한 뒤에도 피곤함이 계속된다면 수면 장애의 신호다. 2주 이상 지속되는 피로는 수면 무호흡증이나 불면증이나 하지불안 증후군 등 질환에 의한 수면 장애를 암시한다. 이때는 병원에 내원해 원인 질환을 파악한 뒤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