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충상 (소설가, 동리문학원 원장)
평생을 금빛 말씀으로 후생들을 가르치며 살았음에도 죽음의 잠에 들 때는 한마디도 말한 바가 없다고 한 사람이 있다.
살탈다, 그는 깨달음의 꽃 부처가 되었다. 나는 그를 안다 하고 그의 영향력을 말하려 들면 그는 내 안에 숨어버린다.
‘아, 나는 어찌 이 숨은 꽃을 말하랴’
나는 꽃을 꺼내들고 미소 지으세요, 미소 지으세요! 외치며 남은 시간 살기를 소원한다. 하지만 눈먼 세상 눈먼 나는 미소 대신 여덟 글자를 떠올린다.
행행도처 지지발처(行行到處 至至發處) 출발한 곳이 마침내 끝나는 곳이다. 끝나는 곳이 다시 출발하는 곳이다.
그렇게 생은 돌고 돌아서 원이 된다.
‘둥글고 원만한 동그라미’
그렇다. 너도 원이고 나도 원이다. 원이 원을 만나서 원을 바라본다. 너와 나는 하나의 원이다. 원은 말한다. 나도 원이고 너도 원이다. 그렇다, 너도 원으로 없고 나도 원으로 없다. 여기서 원의 명상은 축복의 동그라미, 은총의 동그라미가 된다.
이 말은 생각할수록 아름답다. 너는 내 안으로 들어와 버리고, 나는 네 안에 들어가 버렸다. 그렇듯 너와 나의 생은 둥글고 원만한 원이라는 뜻이다.
‘원은 밖이자 안이다.’
이것이 원의 바라보기 법칙이다. 원은 밖에서도 보고 안에서도 본다. 그리고 돌고 돈다. 팔방 안을 돌고 도는 원, 인생은 여덟 글자 ‘행행도처 지지발처’가만든 원을 나와서 원 속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모든 동그라미의 있음이다.’
-황충상 명상스마트소설집 <사람나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