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의 압박을 뚫고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으로 내려와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으며, 연말쯤 금리 인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만만치 않은 생활비 부담으로 인해 지출의 속도는 다소 둔화하는 양상입니다. 주식시장은 지난 몇 년간 기술주 중심의 눈부신 상승세를 경험한 후, 최근에는 고점 부담을 느끼며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는 급격한 침체 없이 균형을 잡아가며 연착륙을 모색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무시해도 좋은 현 정부의 단기적이고 즉흥적인 정책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대통령의 '불링'(bullying)적인 태도와 지나친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즉 고립주의와 자국 보호주의, 그리고 압박하는 외교 정책에 대해 우리는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지금 시도되는 정책들이 앞으로 수십 년간 미국을 이끌어갈 장기적인 플랜이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때로는 이러한 정치적 잡음을 무시(dismiss)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와 시장은 결국 본연의 흐름을 찾아가기 마련이니까요.
지난 2년간 급변한 부동산시장
100년 만의 시스템 변경과 시장에서의 뒤엉킨 바이어스 마켓에서의 변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첫째는, 2024년 미주리주에서 진행된 집단 소송에서 NAR과 주요 브로커들이 커미션 담합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이에따라 MLS에서 커미션 공시가 금지되었으며 바이어 측 에이전트의 커미션은 바이어가 부담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부동산 업계에 이는 100년간 관행이 되어오던 시스템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중대한 사건이었습니다.
둘째, 아직도 많은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우상향 중이라고 발표하고 있으나, 이는 아직 변화된 시장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해석입니다. 분명한 것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이었던 시장이 작년 중반 이후‘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으로 전환되고, 가격의 하락보다는 수요·공급의 불일치로 시장이 왜곡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일주일간 밸리와 산타클라리타에 나온 신규 매물이 423채이나, 기존 재고 포함 451채는 가격을 조정하여 다시 시장에 나왔습니다. 피부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주택 가격은 이미 소형이건 대형이건 대폭 하락한 상태입니다.
골라서 사는 바이어의 시대
과거에는 바이어가 다수의 에이전트에게 집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면 별다른 생각 없이 집을 보여주고 거래를 진행하던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집을 보려면 바이어가 먼저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관점이‘에이전트 고용 가치’에 대한 인식으로 바뀌며, 에이전트 선정을 까다롭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은 변경되었지만 시장은 바이어스 마켓으로 전환되었고, 여전히 바이어의 에이전트 커미션을 셀러가 부담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으며, 클로징 코스트(Closing Cost) 등을 크레딧으로 오퍼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흔해졌습니다. 최근 통계를 보면, 현재 약 82% 정도의 셀러가 바이어와 셀러 양측의 모든 커미션을 부담하고 있으며, 클로징 코스트를 위한‘컨세션(Concession)’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16%는 주택의 상태가 최상이거나, 셀러가 이미 가격을 재조정한 경우, 혹은 위 부담 부분을 아예 에스크로 진입 후 구매 가격을 조정한 경우입니다.
지난봄, 필자는 이런 경우도 보았습니다. 몇 개의 매물에 오퍼를 넣고, 오퍼가 Accept 되니, 재협상을 통해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에스크로를 여는 사례였습니다. 현명한 것인지, 도덕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권장할 만한 방식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례는 현재 시장이 바이어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결론적으로 현 마켓 흐름은 바이어가 주택을 골라서 사고, 적절하게 컨세션 크레딧까지 받아낼 수 있는 바이어에게는 최고의 유리한 시장입니다.
역대급으로 고통스러운 셀러
물론 커미션이나 컨세션 크레딧 부담은 시장이 다시 셀러스 마켓으로 변환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셀러들이 받는 가장 큰 고통은 주택 매물이 팔리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 10주로 늘어나면서, 주택 매매를 준비하는 기간부터 완료까지 약 5개월 전후가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가격은 가격대로 조정해야 하고, 시간은 시간대로 길어지면서 셀러가 받는 심리적·경제적 고통은 정말 심각한 수준입니다.
내 집을 팔 최고의 시점은 바로 ‘내가 필요하다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시점’입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주택을 사서 손해 본 사람은 없습니다(물론 투기를 투자라고 우기는 경우는 제외합니다). 지금 당장 움직이시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것들이 보완되고 채워질 것입니다.
예상외로 바이어분들은 모기지 금리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금리가 조정되면 재융자받는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바이어분들은 밤잠 설치며 오퍼를 넣고 선정되기를 기다리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골라서 유리한 조건으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현명한 판단과 적극적인 자세로 이 기회를 잡는 것이 성공적인 내 집 마련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