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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JPG

 

 

             가는 세월

                                     -김광정 작사, 작곡/ 서유석 노래-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흘러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슬픔과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료

 

하지만 이것만은 변할 수 없어요

새들이 저 하늘을 날아서 가듯이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 내 몸이 흙이 되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하지만 이것만은 변할 수 없어요

새들이 저 하늘을 날아서 가듯이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 내 몸이 흙이 되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이 내 몸이 흙이 되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가수 서유석의 대표곡 <가는 세월>은 77년 발표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인생의 덧없음을 읊조린 심오한 가사와 누구나 한두 번만 들어도 쉽고 편하게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가 서유석의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와 어우러져 국민 애창곡으로 떠오른 곡으로, 당시 MBC <인기가요>에서 장장 14주 동안 1위를 지켰고, 6개월만에 LP 100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가사에는 철학적이면서 삶의 애환이 담겨 있다.“달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 내 몸이 흙이 돼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사랑만으로 내 마음은 과연 영원할 수 있을까.

   서유석은 1945년 서울 출신으로 서울중고등학교,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1969년 <사랑의 노래>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통기타가수로 서울 명동 오비스캐빈과 YWCA 청개구리 모임에서 활동하며 한대수, 김민기 등과 함께 포크가수 1세대로 꼽힌다. 1970년대 초부터 <아름다운 사람> <비야 비야> <사모하는 마음> <세상은 요지경> <타박네> 등의 노래를 발표하고, 많은 음반을 내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1990년대엔 한돌과 독도사랑운동을 벌이며 <홀로아리랑>을 취입했고, 지난 2015년에는 이름부터 눈길을 끄는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홀로 아리랑> 이후 25년 만의 신곡으로 중장년층의 고된 현실과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되돌아보는 곡으로 유튜브에서 조회수가 폭발하며 화제가 됐다.

   서유석은 가수이면서 교통정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도 유명했다. MBC 표준FM <푸른 신호등> <정오의 희망곡>, TBS 교통방송 <출발 서울대행진>을 오랫동안 진행했다. 특히 <푸른 신호등> 진행자로 17년 6개월간이나 일했다. 교통문화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00년 서울교통문화상, 2002년 국민훈장(목련장)을 받았다. 

   김광정이 작사 작곡한 <가는 세월>은 서유석이 어려울 때 그를 본격 알린 히트곡이자 가요계 공백기에 그의 생활에 활력을 준 노래다. 1977년 노래를 잠시 접고 대전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을 때 취입됐다. 

   이 노래를 부르기 전인 1973년 TBC(동양방송) 심야음악프로그램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로 방송을 진행하던 서유석은 월남전 파병에 반대하는 내용을 내보냈다가 방송 일을 그만둬야 했다. 사회비판의식이 강한 서유석이 사고를 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로 권력기관들의 서슬이 퍼런 때였다. 그는 마이크를 놓고 줄행랑을 쳤다.

   <가는 세월>은 서유석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그가 대전에서 생맥주집 <아리>를 운영하며 술장사를 하고 있을 때, 가끔 서울로 와 음악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신세한탄을 했다. 그중 한 사람이 윤항기의 키보이스 멤버로 기타를 치던 김광정 씨였다. 김 씨는 어느 날 서유석을 만나“당신에게 꼭 맞는 곡”이라며 이 노래를 주었다. 

 ‘곡이 참 좋다’고 생각이 든 서유석은 그 자리에서 악보를 그려놓고 몇 군데 손을  봤고, <가는 세월>이란 제목도 붙였다. 세월만 죽이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빗댄 것이다. 그는 악보를 대전으로 갖고 내려와 1년 반 동안 조금씩 고쳐가며 <아리> 무대에 오를 때면 이 노래를 불렀다. 손님들도 따라 불렀다. 

  그는 자서전 <청개구리들이여 다시 날자구나>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아리 무대에서 무력감과 좌절감에 젖어 보내고 있는 세월을 생각하며 <가는 세월>을 부르다 보니 묵은 된장처럼 감정이 확실히 살아났다”

  그러던, 어느 날 기회가 왔다. 중앙정보부 사람들이 서유석을 찾아와“서울로 가서 다시 가수활동을 하라”고 했다. 군사독재정권이 국민통치를 쉽게 하기 위해 우민화정책을 펴던 때라 그렇게 권유한 것이다.

  1975년 연예계가 대마초파동에 휩싸여, 이름 있는 가수들이 방송에 나가지 못하자 대중들은 TV쇼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정보기관은 TV쇼를 살리기 위해 대마초사건에서 살아남은 가수 중 인기를 끌만 한 사람을 찾던 중 서유석을 만난 것이다.

  정치나 사회현실에 대한 불만을 돌리기 위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잡아놓을 만한 게 필요했던 박정희 정권은 스포츠와 TV쇼를 이용한 것이다. 

  서유석은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했지만, 주위의 권유로 술집 문을 닫고 서울로 가서 처절한 심정을 담은 <가는 세월>을 취입했다. 공연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보인 노래는 대박이었다. 음반이 나오자 6개월 만에 100만장의 발매기록을 세웠다. 그 때로선 엄청난 판매량으로 화제가 됐다.

  서유석은 뚜렷한 주관과 시대를 앞서가는 개성 강한 가수다. 그의 노랫말은 미국 모던포크의 대표주자인 밥 딜런 음악에 비유된다. 밥 딜런과 존 바에즈가 월남전 반대 등 반전 메시지를 품고 있다면, 서유석은 독재군사정권의 암울한 정치상황이 빚어낸 정치, 사회현실을 풍자하는 메시지로 무장했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고민한 그 시대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의 음악을 즐겨 부르고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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