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체중 감량의 기적’으로 불리며 열풍을 일으킨 애플 사이다 비네거(애사비) 다이어트에 제동이 걸렸다. 과학적 근거로 활용되던 유명 의학 논문이 데이터 조작 의혹 끝에 결국 철회된 것이다.
영국 의학저널(BMJ) 그룹은 지난달 22일 학술지 BMJ Nutrition, Prevention & Health에 게재됐던“과체중·비만 청소년과 청년의 체중 관리를 위한 애플 사이다 비네거” 논문을 공식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연구진은 당시 12세~25세 비만 청소년 1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에게 하루 5ml, 10ml, 15ml의 애사비를 각각 섭취하게 했고, 대조군은 위약을 마셨다. 12주 뒤 애사비 그룹이 최대 8kg 체중을 감량하고 혈당·콜레스테롤 수치까지 개선됐다는 결과를 내놨다. 해당 논문은“하루 한 잔으로 -8kg”이라는 선명한 메시지로 국제 언론의 집중 보도를 받았고, 국내외에서 애사비 제품 판매를 폭증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그러나 논문 발표 직후부터 학계의 비판은 거셌다. 영국 애스턴의과대 듀안 멜러 박사는“임상시험의 기본인 사전 등록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후 BMJ가 자체 조사에 착수했고, 외부 전문가 검증 결과“원본 데이터로는 결과 재현이 불가능하고, 다수의 분석 오류가 발견됐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헬렌 맥도널드 BMJ 출판 윤리 편집장은“연구 신뢰성이 확인되지 않아 논문을 철회한다”며“향후 인용이나 활용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여전히“하루 한 잔 -8kg”같은 문구가 버젓이 광고에 사용되고 있다. 건강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들이 공동구매를 진행하거나 특정 브랜드를 추천하는 경우도 흔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애사비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어, 실제 판매량은 크게 줄지 않은 상태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애사비가 다이어트 보조제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제품이 음료·캡슐·젤리 등으로 다양화됐다”며“하지만 이번 논문 철회로 소비자 신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애사비가 무조건 해롭다고 보지는 않는다. 실제로 식초는 혈당 조절이나 소화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체질과 섭취량에 따라 부작용 가능성도 크다.
애사비를 장기간 과다 섭취할 경우 치아 부식, 위 점막 손상, 저칼륨혈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권장량은 물에 희석해 하루 1~2스푼(15~30ml) 정도가 적당하다. 특히 위염, 역류성 식도염 환자나 신장질환 환자는 섭취를 피해야 하며, 어린이나 임산부도 전문가 상담 없이 장기간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문가들은“건강 정보를 접할 때는‘논문이 증명했다’는 말만 믿지 말고, 연구의 신뢰성과 검증 과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