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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숙생 >

 

            김석야 작사/ 김호길 작곡/ 노래 최희준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 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 없이 흘러서간다

 

인생은 벌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가

강물이 흘러가듯 여울져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벌거숭이

강물이 흘러가듯

소리 없이 흘러서 간다

 

 

최희준.jpg

 

  가수 최희준의 최대 히트곡인 <하숙생>은 1964년 KBS 라디오 연속방송극의 주제가였었다. 극작가 김석야가 쓴 극의 내용은 미스코리아 출신 미녀와 화학도의 비극적 사랑…

  흔히 나그네나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에 비유되는 우리네 인생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노랫말에 최희준 특유의 중후하면서도 구수한 허스키 저음이 잘 어우러져 큰 인기를 누렸다. 마침 때는 부정선거로 인한 대통령 하야와 군사정변의 태풍이 지나가던 시절, 시대 이념과 작가의 감성이 만났던 것이다. 당시는 드라마나 영화 주제가를 불러야 인기가 상승했다.

  라디오 드라마의 성공과 노래 <하숙생>의 인기를 등에 업고, 1966년 정진우 감독이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주연은 신성일, 김지미였다. 최희준의 노래는 영화 주제가로 삽입되면서 음반으로 발표되었다.

  영화 <하숙생>은 아카데미극장에서 개봉해 74만명 가까운 관객이 든 흥행작으로 미국에 수출되었고 베니스영화제 출품되기도 했다. 주인공인 김지미는 제16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1995년 MBC 라디오에서 광복 5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요 100선>을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천 명의 가요계 관계자에게 노래에 담긴 역사성과 작품성, 대중성 등을 기준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최희준의 <하숙생>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반대중뿐만 아니라 전문가에게도 이 노래는 의미 있는 곡이었던 것이다. 

  이 노래를 부른 최희준(본명 최성준, 1936-1982)은 당시 연예계에서는 쉬이 찾아보기 힘든 엘리트 출신 가수다. 

  서울 종로 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법대를 졸업하던 해에 고등고시에 응시해 고배를 마시고 법조인의 꿈을 접고, 가수의 길을 걷는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학과대표로 학교축제에 나가 김광수 악단의 반주 아래 프랑스 가수 이브 몽탕의 샹송 <고엽>을 불러 입상했다. 이를 계기로 미8군 무대에서 활동했으며, 작곡가 손석우를 만났다. 손석우가‘항상 웃음을 잃지 말라’는 뜻으로‘희준’이라는 예명을 지어준다.

  그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라는 곡을 히트시키고 <맨발의 청춘>과 <하숙생> <진고개 신사> 등을 발표하면서 전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된다.

  1966년 MBC 개국 5주년에 10명의 인기가수를 뽑았다. 청취자 투표에서 최희준, 남일해, 유주용, 이한필, 정원, 문주란, 이금희, 이미자, 최양숙, 현미가 뽑혔고, 12월2일 서울시민회관에서 축하무대를 마련했다. 이것이 10대 가수 가요제의 효시로 그날 가수왕은 최희준이었다.

  한때 가요계를 떠나 사업가의 길을 걷고 정치권에 입문해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독특한 이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가수 활동을 재개한 그는 가요계의 발전을 위해 애쓰다 2018년 8월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가수는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 길이니 정이나 미련일랑 두지 말자고 노래한다. 구름 같은 인생인데, 실체도 없는 구름에 집착할 것이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저 구름과 강물이 흘러가듯 그렇게 살면 된다. 

  우리는 모두 하숙생일 뿐이다. 그러니 하숙집 작은 방에 이것저것 가득 채울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몸과 마음만 힘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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