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배우, 영원한 현역 배우, 대한민국 연기 역사의 산증인, 영원한 국민 아버지 등으로 불리며 존경받던 배우 이순재는 참으로 많은 가르침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솔선수범으로 보여준 가르침들은 후배 연기자들에게는 물론,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려 애쓰는 사람들의 인생 지표가 된다. 힘들고 외로운 타향살이에 시달리는 우리 이민자들에게도 큰 격려와 자극이 되는 교훈이자 따스한 위로의 손길이 된다.
배우 이순재는 여러 면에서 모범을 보여준 좋은 어른이요, 스승이었다. 한국정부가 고인에게 최고의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기에 대한 진정성과 인간적인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후학 양성과 의정 활동 등을 통해 예술계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문화예술인이었다.”
배우 이순재는 생전에 연기철학이나 삶의 자세에 관한 말들을 많이 남겼다. 고인의 삶에서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덕목들을 말씀으로 되새겨본다.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예술이란 영원히 미완성이다. 완성을 향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게 배우의 역할이다. 그래서 나는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연기란 오랜 시간 갈고 닦아 모양을 내야 하는, 완성할 수 없는 보석이다. 배우라면 자신이 맡은 배역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연기에 완성이란 없다. 죽을 때까지 도전해야 한다. 연기라는 건 항상 도전하고 새롭게 하는 것이지, 완전히 끝났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다 이루긴…, 완성이 없어. 결론도 없고. 연기라는 건 항상 도전하고 새롭게 하는 것이지, 완전히 끝났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더러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돈 버는 목적은 충족할 수 있지만 배우의 창조력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예요. 예술적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건 끝이 없어. 죽을 때까지 완성이 안 돼요.
★…이런 구분이 저 개인적인 편견일지는 아직 모르지만, 저는 스타를 두 가지로 분류를 합니다. 하나는 이쁘고, 아름답고, 멋지고, 그러면서도 어떻게 요행히 프로그램 하나 잘 만나가지고 떠가지고, 광고 많이 하고 돈 많이 버는 스타, 출연은 잘 안 하면서. 나는 이런 스타를‘모델 스타’라고 합니다. 껍질을 벗어야 나비가 되는데 인기 스타는 애벌레 때부터 인기와 돈을 얻습니다. 후배들이 거기 안주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인기도 높으면서 또 연기를 알차게 하는 스타. 이런 스타를 나는‘액팅(acting) 스타’라고 구분합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액팅 스타가 되길 바랍니다.
★…돈을 벌기 위해 연기하겠다면 장사꾼이 되는 거고, 예술을 목적으로 하면 예술가가 되는 거다.
★…요즘 젊은 배우들을 보면 어떤 캐릭터로 떴다고 같은 연기만 계속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건 배우로서는 끝난 거라고 본다. 60년 동안 연기 생활을 이어왔지만 연기에 있어서 늘 새로운 부분이 있고, 고민하는 부분이 많다.
★…그동안에 연기를 아주 쉽게 생각했던 배우들, 또‘이만하면 난 그래도 이제 다 된 배우 아닌가’했던 배우 수백 명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없어져 버렸어요.
배우라는 것은 항상 새로운 작업에 대한 도전입니다. 똑같은 걸 반복하는 게 아니예요. 어떻게 연구 안 하고, 공부 안 하고 창조가 되겠느냐 하는 얘기예요. 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최대한의 노력을 한 사람들이 지금 남아있는 거예요.
★…배우들이 한 단계 뚫고 더 올라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 만날 깔끔하게 멋 내는 게 배우가 아니라 역할을 위해 항상 변신하는 게 배우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하면서 늘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 1962년 KBS와 처음 인연을 맺었던 드라마가 <나도 인간이 되련다>이다. 그동안 대상은 이순신 장군이나 역사적 인물을 연기했던 출연자들이 주로 받아왔다.
미국의 캐서린 헵번은 60대 이후에도 세 번이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공로상이 아니라 연기상이었다. 연기를 잘하면 나이가 60을 먹어도 상을 주는 것이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이 상은 나 개인의 상이 아니에요. 시청자 여러분, 정말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생애 첫 대상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인기라는 거 한순간이야. 난 주어진 배역에 충실할 뿐이지. 시간 지나면 잊혀지는 거야. 배우는 역할에 충실하면 돼.
★…배우의 공부는 끝이 없는 거야. 대본을 볼 때마다 연기가 달라지니 손에서 놓을 수 없지.
★…무대는 내 생명입니다. 내가 존재하는 의미죠. 오늘도 제가 연습을 하러 오지 않았어 봐요. 집에 드러누워 자고 있을 거 아니에요?
★…배우로서 연기는 생명력입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몸살에 걸려 누워있더라도“레디, 고!”하면 벌떡 일어나게 돼 있어요. 이게 바로 배우의 생명력입니다. 그런데 연기가 쉽지가 않아요. 평생을 했는데도 아직도 안 되고 모자라는 데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하고, 또 연구하고, 새로운 배역이 나올 때마다 참고하는 겁니다.
★…대본 외우는 건 배우로서의 기본이다. 대본을 외우지 않고 어떻게 연기를 하나. 배우의 생명은 암기력이 따라가야 한다. 대본을 완벽하게 외워야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다. 대사를 말하는 게 아니다. 혼을 담아서 표현해야 하는데 대사를 못 외우면 혼이 담겨지나. 대사 외울 자신이 없으면 배우 관둬야 한다.
★…내가 숨 쉬는 동안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나의 숙명이다.
★…관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공연해야 한다.
-2008년 모친상을 당한 뒤 연극 <라이프 인 더 씨어터> 무대에 오르면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현장을 떠날 수가 없는 것이 우리의 조건이다. 배우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현장을 지켜야 한다.
★…배우가 자기 연기를 구체화해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은 연극밖에 없어요. 연극은 직접 소통할 수 있지. 나에게 무대는 환상의 장소이고, 꿈의 장소이자, 무엇이든 마음껏 일어날 수 있는 장소다.
★…나이 먹었다고 주저앉아서 어른 행세하고 대우나 받으려고 주저앉아 버리면 늙어버리는 거고, 난 아직도 한다 하면 되는 거예요. 인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쭉 가면 되는 거야. 이제 우리 나이쯤 되면은 언제 어떻게 될 수 있다는 건 잊어버리고 닥치면 닥치는 대로, 당장 나는 내 할 일이 있으니까. 그거 하다 보면 이제 끝내야 될 때가 올 거 아니냐 이거야. 그럼 그때 끝내면 되는 거고.
★…세상은 자꾸 젊은이들을 일렬 정도로 세워서 평가하려 하는데, 조금만 시선을 돌리고 조금만 거기에서 벗어나 생각해보는 게 어떤가. 그러면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들이 보일 것이다.
★…각자 태어난 조건은 다르지만 나를 이 환경에서 태어나게 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삶의 의미를 찾아 자신의 길을 개척하라.
★…연기를 오래 하다 보니 이런저런 유혹을 받았다. 그때마다 ‘내가 실수하면 모교 망신 아니야?’라며 유혹을 뿌리쳤다. 자부심 있는 사람은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는다. 여러분도 이를 기억하라.-모교인 서울대의‘관악 초청 강연’ 연사로 후배들에게
★…어른 대접받으려면 위세 부리지 말고 염치와 품격 지켜야 한다.
★…결혼할 때는 죽고 못 살 듯하지만, 살아가면서 안 싸우는 커플은 없다. 하지만 정말 갈라설 의도가 없다면은 싸운 상태로 오래가지는 말아라! 무조건 그날 밤 안에 해결해라, 그게 가장 중요하다.
★…좀 손해 본 듯 살자. 좀 손해 본 듯 살아도, 큰 손해가 아니야. 그렇게 되면 다툼이 없어. 내가 손해 보는데 누가 나한테 시비를 걸 거야.
★…최상에 올라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최상에 올라가면 거기서 정체돼버린단 말이야. 그 위에 또 다른 경지가 있다는 걸 알고 노력하고 도전하면 어느 순간 그 자리에 갈 수 있어. 내가 대한민국 최고지, 함몰되다 보면 인생을 망친다고.
★…배우는 연기할 때 생명력이 생긴다, 그땐 모든 걸 다 초월한다. 그래서 내 소망은 무대에서 쓰러지는 거다, 그게 가장 행복한 것이다.
★…내가 미쳐서, 좋아서 이 길을 선택했기에 대사를 외울 수 있을 때까지는 연기하고 싶다. 매 작품이 유작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 내 소망은 무대에서 쓰러져 죽는 것이다. 그게 가장 행복한 죽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