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느 일류대 졸업생이 한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사장이 면접 자리에서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부모님을 목욕 시켜 드리거나 닦아 드린 적이 있습니까?”

  “한 번도 없습니다.” 청년은 정직하게 대답했다.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 드린 적은 있나요?”

  청년은 잠시 생각했다.

  “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등을 긁어 드리면 어머니께서 용돈을 주셨지요.”

  청년은 혹시 입사를 못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사장은 청년의 마음을 읽은 듯 실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라고 위로했다.

  정해진 면접시간이 끝나고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부모님을 닦아 드린 적이 없다고 했죠? 내일 여기 오기 전에 꼭 한 번 닦아 드렸으면 좋겠네요. 할 수 있겠어요?”청년은 꼭 그렇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반드시 취업을 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의 학비를 댔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학비가 어마어마했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이제 그가 돈을 벌어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차례였다.

  청년이 집에 갔을 때 어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청년은 곰곰이 생각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틀림없이 발이 가장 더러울 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 드리는 게 좋겠지.’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 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하게 생각했다.

  “갑자기 발은 왜 닦아 준다는 거니?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닦아 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다.

  “어머니 오늘 입사 면접을 봤는데요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 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꼭 발을 닦아 드려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새 바뀌었다. 두말없이 문턱에 걸터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다.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다. 자신의 하얀 발과 다르게 느껴졌다.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였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이제 제가 은혜를 갚을게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거든요. 제가 취직이 되면 더 이상 고된 일은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손에 발바닥이 닿았다. 그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말문이 막혔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았는지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발바닥의 굳은살 때문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던 것이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그는 고개를 더 숙였다. 그리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새어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다. 하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구슬피 울기 시작했다.

 

  다음날 청년은 다시 만난 회사 사장에게 말했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만약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의 발을 살펴보거나 만질 생각을 평생 하지 못했을 거예요.

  저에게는 어머니 한 분밖에는 안 계십니다.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실 겁니다.”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다

  “인사부로 가서 입사 수속을 밟도록 하게.”

    -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중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3 <노래의 추억> 패티 김- 4월이 가면 file Valley_News 2026.03.30
232 <이달의 시> 허리띠 -이성열- Valley_News 2026.03.30
231 <노래의 추억> 조용필의 [친구여] file Valley_News 2026.02.28
230 <독자글마당>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이진용 수필가- Valley_News 2026.02.28
229 <미주문인 글마당> 부부 -조만연 (1939-2025)0 Valley_News 2026.02.28
228 <이달의 시>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Valley_News 2026.02.28
227 엄마에게 쓴 짧은 편지-어머니의 사랑 file Valley_News 2026.02.03
226 <노래의 추억>-장사익의 [꽃구경] file Valley_News 2026.02.03
» 어머니의 발-감동의 글 Valley_News 2026.02.03
224 고해의 바다에서 사노라면-김희란 건강보험 에이전트- Valley_News 2026.02.03
223 노인네라니? -윤금숙 소설가- file Valley_News 2026.02.03
222 <이달의 시> 약속 -조옥동(시인)- file Valley_News 2026.02.03
221 <노래의 추억>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file Valley_News 2025.12.29
220 <삶의 지혜>신의 시간표 Valley_News 2025.12.29
219 엄마에게 쓴 짧은 편지 file Valley_News 2025.12.29
218 <가신 이를 그리며>“난 아직도'한다'하면 되는 거예요” 마음 움직였던 故 이순재 어록 file Valley_News 2025.12.29
217 送舊迎新(송구영신) -이진용 수필가- Valley_News 2025.12.29
216 한국 역이민에 대한 단상 -<실버시티보험>김희란- Valley_News 2025.12.29
215 <노래의 추억>70년대 국민애창곡 [세노야] file Valley_News 2025.11.29
214 <삶의 지혜>네 명의 죽마고우 이야기 Valley_News 2025.11.2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