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익은 타고난 목청을 가진, 가요도 창도 아닌 자신만의 곰삭은 창법으로 노래하는 타고난 노래꾼, 가장 한국적인 느낌으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다.
1949년, 충청남도 홍성군에서 태어나, 장구재비 아버지 아래에서 어릴 때부터 국악과 노래를 배웠다. 하지만, 집안이 가난해서 가수가 되고 싶어도 되지 못하고, 성인이 되자마자 돈 되는 일이라면 모든 일들을 다 하면서, 40대가 되도록 보험 외판원, 인쇄소, 가구점 총무, 전자회사 종업원, 독서실 매니저, 과일 노점상, 카센터 직원 등 직장을 15군데 전전했다.
그러다가, 친구이자 피아니스트인 임동창(林東昌)의 강력한 권유로 서울 세실 극장에서 데뷔 무대를 열게 되었다. 1994년 나이 마흔 다섯 때였다.
어린 시절 뒷산에서 노래연습을 하며 꿈꾸던 일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었다. 겉에서 보면 드라마틱하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그가 음악에 할애해온 세월을 따지면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장사익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음악학원을 다니며 발성, 코드 등 대중음악을 공부했고, 팝송과 클래식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80년대 초에는 우연히 국악을 만나 명인으로부터 대금과 태평소, 피리를 배웠다.
1991년부터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국악에만 전념하게 된다. 그리고 1993년과 1994년 전주대사습놀이에서 태평소 연주로 두 해 연속 장원을 차지하며 몸에 배어있던 끼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마흔 다섯의 늦은 나이에 데뷔한 만큼 삶의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노랫말과 절절한 가락이 그의 음악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폭넓은 공감대를 만들어준다. 어떤 잣대로도 구분 지을 수 없고 어떤 노래라도 그에게로 가면 장사익의 노래가 되어버린다.
이어 놀이패들과의 뒷풀이에서 뽑아낸 그의 노랫가락을 들은 주변 사람들의 성화에 떠밀려 낸 앨범이 1995년에 발표된 첫 앨범 <하늘 가는 길>이다. 이전까지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독특한 창법과 가슴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울림, 그리고 가슴에 저며 드는 슬픔 뒤에 남는 따스함과 희망이 그가 부르는 노래에 담겨있었다. 이 앨범에 실린 <찔레꽃>, <국밥집에서> 등이 알려지며 그는 크고 작은 공연의 초대 손님으로 바쁜 음악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1997년 SBS 드라마 임꺽정 OST,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2집 타이틀 곡인 <하여가> 태평소 파트를 연주하여 유명해졌다.
국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으며, 2006년 국회 대중문화, 미디어 대상 국악상, 1996년 KBS 국악대상 금상, 1995년 KBS 국악대상 대통령상 등 국악 방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가수 장사익은 이미자와 콘서트를 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애국가를 부를 정도로 한국을 대표한다. 구수한 목소리로 읊조리다가 시원스레 내지르는 그의 창법은 국악도, 가요도, 재즈도 아닌 동시에 또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장사익의 <꽃구경> 가사는 시인 김형영의 시 <따뜻한 봄날>을 노랫말로 사용한 것이다. 이 가사는 고려장(장례 풍습)을 가는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담은 슬픈 이야기로, 아들이 돌아가는 길을 잃지 않도록 솔잎을 뿌려주는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엄마는 자신을 내다 버리려는 아들의 속셈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꽃구경
김형영 시
장사익 작곡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구경 봄구경
눈 감아버리더니
한 웅큼씩 한 웅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무엇인데요
아 솔잎은 따서 무엇인데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