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시인)-
만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탓던 배 깨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저만은 살려 두거라’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해설>
사람은 누구나 사람과 인연을 맺고 산다. 선연도 있고 악연도 있다. 진정한 만남이 있고 허위도 있다. 우리 현대사의 우뚝한 인물 함석헌은 1947년 7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를 지었다.
이 시문은 서울 대학로의 시비에 새겨져 있다. (글: 김삼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