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는 다른 나라가 내는 것”이라고 강조해 온 주장과 달리, 실제 부담의 대부분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2025년 관세 관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까지 부과된 관세 비용의 상당 부분이 미국 내부로 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기준 수입품 관세의 94%를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했으며, 11월 기준으로도 그 비율은 86%에 달했다.
보고서는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가구당 평균 약 1,000달러의 추가 세금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부담은 2026년에도 이어져 가구당 약 1,300달러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당파 싱크탱크인 조세재단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조세재단은 관세 정책이 사실상 대규모 세금 인상 효과를 가져왔으며, 2025년 가구당 평균 1,000달러의 부담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관세는 외국이 낸다” 주장과 배치
관세가 실제로 외국 기업의 부담이 되려면 수출업체가 가격을 낮춰 관세를 흡수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10%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외국 수출업자는 가격을 평균 0.6%만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달러짜리 제품에 25% 관세가 붙을 경우, 수출업체가 가격을 유지하면 미국 수입업체는 12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실제로는 가격 인하폭이 미미해 관세 부담의 거의 전부를 미국 측이 떠안은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 온 ‘관세는 외국이 부담한다’는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인플레이션 자극 요인으로 지목
관세는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관세가 2025년 말까지 미국 인플레이션율을 약 0.7%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관세가 없었다면 3% 수준이던 물가 상승률이 2.3%까지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물가 지표에서도 관세 영향이 확인된다. 가구·침구류 가격은 전년 대비 4% 상승했고, 수저·식기류는 5% 올랐다. 가정용품과 소모품 역시 3.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정책을 1993년 이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인상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퍼시픽연구소(PRI)의 웨인 와인가든 선임 연구원은“이번 연구는 관세 비용이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전가된다는 경제학계의 예상을 수치로 확인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관세로 미국이 부유해진다는 주장과 달리, 실제 청구서는 미국인들이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연구 결과는 관세 정책의 실질적 비용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둘러싼 논쟁을 더욱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