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니언보다 방문객 두 배 많은 곳

by Valley_News posted Feb 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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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_03.JPG

 

미국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_02.jpg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이 산이 정말 미국에 있는 것이 맞나’라는 질문이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 능선과 겹겹이 포개진 풍경은 지리산이나 덕유산을 떠올리게 한다. 산자락에는 늘 푸르스름한 안개가 머물러 있고, 그 안개 때문에 이곳은‘스모키’라는 이름을 얻었다. 안개는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이 공원의 정체성이 되었고, 방문객들에게는 잊히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미국은 국립공원의 종주국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국립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방문객 수 1위 국립공원은 어디일까. 웅장한 협곡으로 유명한 그랜드캐니언이나,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약 1,2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2위와 3위를 기록한 자이언 국립공원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의 방문객 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압도적인 방문객 수를 기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인구가 밀집된 미국 동부 지역에 위치한 몇 안 되는 대규모 국립공원이라는 점이 크다. 주변에는 개틀린버그와 같은 관광 도시들이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한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드라이브 코스인‘블루리지 파크웨이’의 시작과 끝이 이 공원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입장료가 없는 곳이다. 주 경계를 넘나드는 도로가 공원 내부를 통과하기 때문에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15분 이상 정차하는 차량에 한해 소액의 주차 요금을 받고 있다.

   공원의 최고봉은 해발 2,025미터의 클링맨스 돔이다. 이 산은 2024년부터 체로키 인디언들이 부르던 원래 이름인‘쿠워히’로 다시 불리고 있다.‘뽕나무가 있던 곳’이라는 뜻을 지닌 이 이름에는 깊은 역사가 담겨 있다. 1838년, 체로키 인디언들이 미 군대에 의해 강제 이주를 당할 당시, 이 산은 그들이 마지막으로 몸을 숨기며 저항했던 성지였다. 약 1만6,500명이 고향을 떠나 1,900킬로미터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길은 지금도‘눈물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은 자연환경 면에서도 특별하다. 면적은 2,114제곱킬로미터로 지리산의 네 배가 넘는다. 강수량이 많고 숲이 울창해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다. 약 10만 종에 이르는 생물이 이곳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한반도 전체의 생물 종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1종의 도롱뇽이 이곳에 살고 있어‘도롱뇽의 수도’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습지에 의존해 살아가는 도롱뇽들은 기후 변화에 민감해, 이 공원은 기후 위기의 영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이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은 단연 아메리카 흑곰이다. 약 1,900마리의 곰이 서식하고 있어, 미국 국립공원 가운데 곰 밀도가 가장 높다. 대부분의 곰은 사람을 피하며 온순한 편이지만, 음식 냄새에 이끌려 사람이 있는 곳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공원 당국은 사람과 곰의 안전을 동시에 지키기 위해 엄격한 관리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은 규모가 워낙 커서 하루 만에 모두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북쪽 도시 개틀린버그에서 출발해 슈가랜드 탐방 안내소를 거쳐, 뉴 파운드 갭 로드를 따라 정상에 오른 뒤 남쪽의 오코날루프티 지역으로 내려가는 일정이다. 공원 외곽의 체로키 마을을 방문해 인디언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이 여정의 중요한 부분이다. 또 케이즈 코브에서는 느린 드라이브를 하며 옛 산촌 풍경과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이 공원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는 데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크다. 약 1,400킬로미터에 달하는 탐방로의 상당 부분을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유지·보수한다. 주말마다 삽과 곡괭이를 들고 산에 오르는 이들의 땀 덕분에 공원은 살아 숨 쉬듯 유지된다. 정규 직원 수는 많지 않지만, 계절 근무자와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지키며 공원의 일상을 떠받치고 있다.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은 단순히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 아니다. 겹겹의 산과 안개, 울창한 숲과 야생동물, 슬픈 역사와 살아 있는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공간이다. 그래서 이곳은‘그레이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풍경과 이야기 모두를 품은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국립공원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 이유로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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