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외식 시장이‘K자형 양극화’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서민층 중심의 패스트푸드는 발길이 끊기고 있는 반면, 스무디 한 잔에 20달러가 넘는 고급 식료품점과 유기농 마트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lack Box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년 대비 방문객이 늘었다고 답한 패스트푸드 브랜드는 전체의 9%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전체 레스토랑 평균(27%)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웬디스는 실적 부진으로 수백 개 매장을 폐쇄했고, 피자헛 역시 일부 매장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 경영진도 저소득층 고객 방문 횟수가 10% 이상 줄었다고 공식 언급했다.
‘18달러 빅맥 세트’ 같은 사례는 소비자들에게‘패스트푸드도 더 이상 싸지 않다’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타격의 원인을‘가격 역전’에서 찾는다. 2015년 이후 마트 식료품 가격은 30% 상승했지만, 외식비는 52% 뛰었다. 저소득층 소비자는“집에서 해 먹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 판단하며, 마트는 예전보다 훨씬 붐비고 있다.
반대로 뉴욕과 캘리포니아 중심으로‘Erewhon’,‘버터필드 마켓’ 같은 고급 식료품점은 연일 북적이고 있다. 스무디 한 잔 21달러, 샐러드 26달러 등 패스트푸드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객은 줄지 않는다. 이유는‘건강’과‘지위’ 구매에 있다. 고학력·고소득층은 건강한 식단에 집착하며, SNS 인플루언서들이 소비하는 모습은 MZ세대에게‘힙한’문화로 자리 잡았다. 자산이 늘어난 부유층에게는 20달러 스무디가 부담이 되지 않는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경기가 나빠지면 중산층과 서민들이 패스트푸드로 갈아타며 업계를 지탱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부유층은 소비를 줄이지 않고, 저소득·중산층은 외식을 줄이면서‘중간층’ 시장이 공백 상태다.
패스트푸드 체인들은 ‘가성비 전쟁(Value Wars)’에 돌입했다. 5달러 메뉴를 부활시키고 할인 쿠폰을 제공하지만,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민층과 중산층의 실질 소득 회복이 관건이라고 본다. 단순 고용률보다 ‘외식 한 끼 정도는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경제적 능력이 회복되어야 패스트푸드 업계도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양극화가 고착화되면 외식 문화는‘부유층의 사치’와 ‘서민의 생존’으로 양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