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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이성열-

 

나는 비로소 채비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허리띠를 다 맸을 때.

 

비록 그것은 하나의 가죽끈에

불과하지만,

태초의 뱀이 아담을 바꾼 것처럼

우리의 삶을 바꾼다.

그는 옷을 찾아 나섰었고

그리고 허리띠도 매었다.

허리띠는 우리를 부끄러움이나

추위로부터 막아주고 세상에 대해 떳떳하게 한다.

 

삼손의 머리카락처럼 힘나게도 한다.

넥타이는 매력적이지만,

위험하고, 해고를 앞둔

샐러리맨처럼

우리를 유약하고 비겁하게 만든다.

 

삼복더위의 서울, 개고기 수요가 한창일 때,

어떤 도둑 개백정은 보신탕을 위해

나의 개 바둑이를 끌어갔다.

그때 개는 허리띠를 매지 않고 목줄을 매었었다.

아마도 개를 포함하여 짐승들이

허리띠를 맬 줄 몰라 사람에게

지배만 받고 사는지도 모른다.

 

16세기, 나의 영웅 이순신은

7년간의 일본과의 싸움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그 비결?

그는 거북선을 만들었고, 탁월한 전략을 썼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7년 동안

한 번도 허리띠를 풀은 적이 없었다.

 

  * 이성열(1946-2024)

   1946년 경기에서 태어나 건국대, 조지아주립 대 및 캘리포니아주립대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1986년 미국시인협회(APA) 우수신인상을 수상하였고, 단편소설〈무임승차〉로 미주 중앙일보에 당선하였다. 

  지은 책으로 시집 <그믐달>, <바람은 하늘나무>, <하얀 텃세>, <구르는 나무>와 소설집 <위너스 게임> 등이 있으며 가산문학상, 미주문학상, 이병주 국제문학상, 미국 Arroyo Arts Collective 재단의 진열장의 시(Poetry in the Window) 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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