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세의 여성이 찾아왔습니다. 이상하게 아래에서 뭐가 나오는데 누렇고 끈적이는 게 아주 기분이 안 좋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앉아 있을 때보다 뛰면 더 나오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있었는데, 성당의 젊은 지인이 이건 꼭 <박해영 산부인과>에 가 봐야 한다고 해서 이제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병이기에 68세에 이렇게 누런 냉이 나올까요? 일단, 이 나이에는 젊은 사람에게 생기는 질염이나 성병 같은 병은 드물지요. 그러나 아주 그런 병이 안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 여러 가지 질문 사항으로 그런 병의 가망성을 타진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간단한 현미경 조사로 혹시 무슨 균이 발견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폐경성 질염으로 그러니까 폐경 후에 질이 약해지고 까지면서 모세혈관이 터지고 소량의 피가 나오는지도 조사해 봐야 합니다.
이분은 자궁암 검사를 한지도 거의 10년이나 되어서 일단 자궁암 검사 (Pap smear)를 하면서 봤더니 과연 누런 냉이 보였으며 현미경으로 조사해 보니 오래된 적혈구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세균은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초음파로 자세히 살펴보니 자궁 내막에 액체가 고여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 액체가 무얼까요? 이것은 바로 자궁 부정 출혈이었습니다. 자궁내막이 암세포로 변하면서 정상세포가 상하고 모세혈관이 파괴되면서 피가 조금씩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이 소량의 피가 변해서 누런 냉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자궁내시경을 통해 자궁 내막암의 시초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초음파상으로 봤을 때 자궁근육 벽이 깨끗하여서 이 암은 아주 시초이고 stage one 암이라고 판정되었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자궁적출 즉 simple hysterectomy만 하면 치료가 끝나고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도 필요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분은 바로 수술하여서 이 암이 있는 자궁을 없앴고 암으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이런 줄 모르고 차일피일 시간을 보내면 이런 간단한 암도 전이되어 심하면 사망으로까지 가는 것입니다.
다행히 이분은 자궁적출 후에 경과도 매우 좋고 이제는 아주 멀쩡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당의 지인 덕분에 살았다고 아주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폐경 후에 이상한 분비물이 나오면 일단 바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암이 숨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르신들도 가끔은 젊은 사람들도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을 인정해 주셔야 합니다. 오늘 이분이 젊은 사람이 무얼 안다고 어른에게 충고하느냐고 했다면 지금 암이 번지는지 모르고 사망으로 까지 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분은 10년 만에 검진하셨지만, 여러분은 매년 정기검진을 하셔야 합니다. 나이 68세에도 이런 암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