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유난히 바쁜 어느 날 아침에 나는 보통날보다 일찍 출근을 했는데, 80대의 노인이 엄지손가락 상처를 치료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환자는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9시 약속이 있어서 매우 바쁘다고 하면서 상처를 치료해 달라며, 병원장인 나를 다그쳤습니다. 

  나는 환자를 의자에 앉으라고 했고, 아직 다른 의사들이 출근 전이라서 어르신을 돌보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다고 이야기해줬습니다. 

  하지만 그는 시계를 연신 들여다보며 안절부절 초조해 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나는 보다 못해 직접 환자를 돌봐 드리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내가 노신사의 상처를 치료하며 그와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그렇게 서두르시는 걸 보니 혹시 다른 병원에 또 진료 예약이라도 있으신가 보죠?”라고 물었더니, 노신사의 대답이, 

  “아닙니다, 원장님! 그게 아니고 요양원에 수용되어 있는 제 아내와 아침식사를 매일 같이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라는 대답이였습니다.

  내가 다시 노신사에게 묻었습니다.

  “부인의 건강 상태가 어떠신데요?” 

  “예, 부끄럽기 짝이 없는 말씀이지만, 제 아내가 알츠하이머(치매) 병에 걸려 요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나는 노신사에게 다시 묻기를, 

  “어르신께서 약속시간이 조금이라도 늦으시면 부인께서 많이 언짢아하시나 보죠?”라고 물었더니, 노신사의 대답은 의외로 뜻밖이었습니다.

  “아닙니다, 원장님! 아내는 남편인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지 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나는 깜짝 놀라 다시 물었습니다.

  “부인께서는 선생님을 알아보지 못하는데도 매일 아침마다 정해진 시간에 요양원에 가셔서 아내와 아침 식사상(食事床)을 같이 하신다는 말씀입니까?”

  노신사는 인자(仁慈)하면서도 부드러운 얼굴로 미소를 지으면서 내 손을 살며시 잡으며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인 나를 몰라보지만, 나는 아직, 아내를 알아 보거던요. 원장님!''

 

  노신사가 치료를 받고 병원을 떠난 뒤 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애써 참아야 했습니다.

  나는 오늘 그 노신사를 통해 사랑의 참된 모습, 진실한 사랑을 발견하고 참 사랑을 배울 수 있었다는 기쁨에 전신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육체적인 것도 아니지만, 로맨틱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참다운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를 그대로 보여준 노신사의 고귀한 사례(事例)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노신사를 통하여 사랑이란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은 철저히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는 귀중한 대목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중요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그때 그렇게 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내가 조금만 더 이해하고 조금만 더 사랑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後悔) 말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소중한 때를 놓치고 난 뒤, 그때가 지나면 처절한 후회만이 남는 법입니다. 

  한번쯤 숨도 돌려 하늘도 바라보시고 명상 중에 돌이켜 생각해 보시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그때의 벅찬 기쁨과 환희는 말로 표현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오직 사랑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사랑만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저의 마음 깊은 곳에 이웃을 향한 이해와 따뜻한 동정심을 갖는 선한 마음 바탕을 갖도록 하옵소서!

  내 이웃을 미워하거나 노여워하지 않게 하시고, 받는 것보다 내가 주고자 하는 마음만 가지고 살아가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 동안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의 향기가 깃들게 하시고 만나는 사람마다 정다운 말씨와 미소로 대하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도 마음에 상처받은 이웃들을 못 본 체 지나치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게 사랑을 실천하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도 사랑이 필요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과 행동으로 사랑을 나누시는 행복한 하루가 되길 기도합니다.<*> 

 

  1. No Image 02Oct
    by Valley_News
    2020/10/02 by Valley_News

    아- 보이지 않는 몰매, 코로나 19 -박복수 시인, 문인 -

  2. No Image 02Oct
    by Valley_News
    2020/10/02 by Valley_News

    그래도 난 이웃이 있어 행복해요! -밸리 노인회 전 회장 김재봉 -

  3. No Image 02Oct
    by Valley_News
    2020/10/02 by Valley_News

    백신(vaccine)은 소(牛)에서 유래한 말 -종양방사선 전문의 류 모니카 -

  4. No Image 31Oct
    by Valley_News
    2020/10/31 by Valley_News

    바람이 부네요 -조성환 수필가, 시조시인-

  5. No Image 23Nov
    by Valley_News
    2020/11/23 by Valley_News

    글벗동인 소설집 <다섯 나무 숲>을 읽고 -조 옥 동 문학평론가-

  6. No Image 23Nov
    by Valley_News
    2020/11/23 by Valley_News

    생명력과 면역력 -이기정-

  7. No Image 04Jan
    by Valley_News
    2021/01/04 by Valley_News

    내게 특별한 우리 말 -박 복 수 시인, 수필가-

  8. No Image 04Jan
    by Valley_News
    2021/01/04 by Valley_News

    미주 문인들이 뽑은 아름다운 우리말

  9. No Image 01Feb
    by Valley_News
    2021/02/01 by Valley_News

    이름이 갖는 의미 -<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류모니카-

  10. 25Feb
    by Valley_News
    2021/02/25 by Valley_News

    아버님의 여자 -소설가 김영강-

  11. No Image 29Mar
    by Valley_News
    2021/03/29 by Valley_News

    하루 -<수필가>김화진-

  12. 28Apr
    by Valley_News
    2021/04/28 by Valley_News

    오월이면 더 그리운 어머니 -소설가 윤 금 숙 -

  13. 28Apr
    by Valley_News
    2021/04/28 by Valley_News

    어머니날 글- 아름다운 사람들

  14. No Image 28Apr
    by Valley_News
    2021/04/28 by Valley_News

    삶의 유산 - 박 복 수 <시인, 문인> -

  15. 28Apr
    by Valley_News
    2021/04/28 by Valley_News

    "절망적일수록 찰랑찰랑 신나야 해요." 고(故) 채현국 이사장이 남긴 뜨거운 어록

  16. No Image 25May
    by Valley_News
    2021/05/25 by Valley_News

    <다시읽는 감동의 글> 어느 병원장의 간증

  17. No Image 25May
    by Valley_News
    2021/05/25 by Valley_News

    <생각의 글> 갓을 쓰고 다니는 조선인

  18. 25May
    by Valley_News
    2021/05/25 by Valley_News

    백범선생 명언 모음

  19. No Image 23Jun
    by Valley_News
    2021/06/23 by Valley_News

    아~보이지 않는 몰래 코비트 19 -박복수 시인-

  20. 24Jul
    by Valley_News
    2021/07/24 by Valley_News

    가물가물 깜빡깜빡 -<소설가>김영강-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