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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궁금해진다. 언제부터일까, 이유는 뭘까. 계절은 순서가 

있을까. 왜 봄을 늘 첫 자리에 놓아 시작하는 것일까. 한국말 뿐 

아니라 영어에서도 Spring을 제일 먼저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봄이라는 단어는 희망과 따뜻함의 상징이자, 새로운 시작이라는 강한 느낌을 갖게 한다. 

   새해를 맞고 벌써 두 달이 지나면서 늘 해왔던 대로 묵은해의 마지막 날에 다짐했던 그 마음이 서서히 힘을 잃어감에 또다시 우울해진다.

참으로 이상한 시절을 지나고 있다. 6.25전쟁이 끝나갈 무렵에 태어난 나는 그래도 암울했던 일제와 전쟁의 참혹함을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운 좋은 세대라 감사하며 살아왔다. 참으로 역사는 인간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끌고 다니는가 보다. 

   인간의 능력으로 불가능한 것이 없어 보일만큼 현대과학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시대에 소리 없이 스며든 전염병의 창궐은 인류가 이루어 놓은 바벨탑을 조롱이나 하듯 온 지구를 흔들어 놓고 있다.

  언제나 시작은 설레는 것, 내가 태어남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많은 사람의 축복이 있었으리라. 주어진 환경에 따라 알 수 없는 길 위에서 때론 헤매고, 가끔은 게으름도 피우며 오늘을 만들었다. 누가 그 여정을 판단하리요. 세상적 표준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눈에 보이는 성취도를 계산한다 해도 내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뿐이다. 모두의 삶은 비교할 수 없는 개별의 가치를 지니는 때문이다.

   지나간 자리는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이제 인생 70의 고개를 넘는 즈음에 이르러 이 봄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본다. 

   거창한 목표는 필요하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그동안 지녀왔던 욕심마저도 내려놓아야 하는 때다. 그저 매일매일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목표를 꿈꾸려 한다. 몸과 마음의 움직임도 조금씩 속도를 줄여야 한다. 목적지 가까이에 다가갈수록 신호등을 잘 주시하며 방향을 잃지 않도록 정신을 차릴 일이다.

   새해를 맞은 사흘 후 사랑하는 친구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함께 다녔고, 미국 이민으로 다시 만난 후 참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60년 가까운 동안 삶을 나누던 깊은 인연을 지닌 우리였다. 얼마나 오랜 사랑의 기억인가. 

   지난 2년이 넘도록 고통 속에서 무던히도 잘 견디어 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제 그녀는 희망 가득한 또 다른 세상의 봄을 찾아갔다고 믿는다. 벌써 친구가 보고 싶다. 

   문득 나를 일깨우는 사실이 있다. 지금이 바로 주어진 의무에 충실하느라 한눈팔지 않고 달려온 길에서 벗어날 때다. 하고 싶은 일을 바로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 어느 만치 세상이 내어준 숙제를 잘 마쳤다고 자신한다. 이젠 나만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내어주고 싶다. 

   비록 팬데믹이라는 장애물이 아직 선선히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조심스레 새 길을 찾아 나서리라. 늦기 전에. 어느 날 후회하며 마음 아파하지 않기 위하여 나만의 봄을 두 팔 벌려 맞으리라.

   저기 꽃향기 가득 실은 봄 수레가 내게로 다가오고 있다.<*> 

꽃마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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