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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장국

 

 

어머님, 갑자기 날씨 쌀쌀해진 요즘 며칠

아내가 끓여주는 뜨뜻한 시래기 된장국 먹으니

어머님 생각납니다

고향의 그 나날이 비어가는 들판이, 길 모퉁이가, 언덕이,

당신의 손등처럼 까칠해져가는 고향의 나무들이 눈에 밟힙니다

고추밭과 채전밭이, 공동 우물의 맑은 물이 떠오릅니다

 

어머님,

올해도 농사는 두루 대풍이고

어머님께서는 고추밭에 매일같이 나가셔서

허리 구부려 저물도록

붉은 고추를 따고 계신지요

붉은 고추를 따서 광우리에 채곡채곡 담고 계신지요

어머님 굽은 허리 너머로 피어오르는 초가집들의 저녁

 

집집마다 여전하지요

 

어머님,

오늘은 뜨뜻한 시래기 된장국 먹다가

왈칵 눈물이 솟았습니다

시래기 된장국이 너무 뜨거워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어머님 생각 문득 가슴에 치밀었기 때문입니다

고향 생각 문득 가슴에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시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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