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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문화 열풍과 함께 외국에선 오히려 한국어 배우기 붐이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 내에서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가 날로 세력을 펼쳐가고 있다. 세계는 한글을 배우는데, 국내는 황당한 영어가 판을 치는 현실이다. 세종대왕께서 통곡하실 일이다.

  육회(Six Times), 곰탕(Bear Soup), 칼국수(Knife Noodle) 같은 외국인이 들으면 웃음 터지는 엉터리 영어는 많이 정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황당한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한글날 무렵이면, 신문 방송에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고발하는 기사가 넘쳐난다. 그런 고발 중 몇 가지를 간추려 읽어본다. 

 

   ▲미숫가루가 M.S.G.R? 암호 같은 영어 표기

  지난해에는 한 카페가 메뉴판에 적은 M.S.G.R 7.0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가게는 메뉴판을 영어로 쓰면서 미숫가루를 M.S.G.R로 적었다. 7.0은 7000원이란 뜻이다. 

  해도 너무 한다, 꼴불견이란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 카페는 이런 뜻밖의 관심에 힘입어(?) 수도권에 10호점을 넘게 냈다. 지금도 미숫가루는 M.S.G.R로 표기돼 있고,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로 꼽힌다. 

  최근 이 카페를 엄마와 다녀왔다는 네티즌은“세종대왕께 엉덩이 맞고 흥선대원군께 꿀밤을 맞을 듯한 작명”이라고 꼬집으며 영어로 쓰고 싶었다면 Misutgaru 또는 Powder of roast grain으로 쓰라고 했다. 

  또 다른 30대도 웃기려고 저렇게 적은 거였다면 오히려 좋겠다고 씁쓸해했다.

 

   ▲현행법으로 못 막아

  가게 간판을 외국어로만 표기하는 것은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불법이다. 한글과 병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도 건물의 4층 이하 가게엔 해당되지 않는다. 또 외국어 메뉴판도 불법은 아니다. 그래서 지난 7월 국회가 10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음식점 등 공중접객업을 운영하는 자에게 메뉴판을 한글로 작성하거나 한글 병기를 권장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시와 영등포구가 여의도를‘글로벌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며 관광 안내판에 한영 병기 체계를 영어 먼저 쓰는 식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김아진 기자의 기사 중에서

정치권도 접수한 국영 혼용체

  “거번먼트 인게이지먼트(government engagement)가 바로 레귤레이션(regulation)입니다. 마켓(market)에 대해서 정부는 어떻게 레귤레이션 할 거냐, 마켓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그 마켓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중략) 2023년에는 그야말로 다시 대한민국, 도약하는 그런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더 아주 어그레시브(aggressive)하게 뛰어봅시다.”

  -윤석열 대통령.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시리어스(serious)한 논의도 별로 못 했어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커넥티드니스(connectedness) 이런 것과 연계돼서…” 

  “지금까지 어프로치(approach)가 저는 좀 마일드(mild)한 것 같아요” 

  -한덕수 국무총리, 2022년 11월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열린 출입 기자단 간담회 발언 중에서 

 

  “과거엔 정치인이 영어를 섞어 말함으로써 유식한 이미지를 얻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대(對)국민 소통을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조롱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고위 공직자가 공개 석상에서 영어를 남발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없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

 

   조사 빼고는 다 영어로?

  시트콤 <유니콘>에서 인사팀장 모니카는 툭하면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쓰는 인물이다. 모니카가 직원들에게 하는 말 몇 가지

  “다들 아시다시피 이번 피보팅(pivoting)으로 우리 버짓(budget)을 좀 더 타이트(tight)하게 운용해야 할 것 같아”

  “우리 직원들 모두 캐파(capacity)가 되니까 애자일(agile)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제너럴(general)한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뎁스(depth) 있게 디벨롭(develop)시켜 보자고. 와이 낫(why not)?”

 

  판교, 강남, 성수 등에서 주로 쓰는 말,‘판교 사투리’라는 게 있다. 스타트업이나 IT 기업 종사자들이 회사에서 사용하는 은어를 의미한다. 대명사와 조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 단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보그체와 비슷하다.

  “이슈(issue), 리소스(resource), 팔로업(follow-up), 어젠다(agenda), 트라이(try), 에스컬레이션(escalation) 등은 일상어처럼 쓰는 말인데, 개인적으론 조금 과하다고 본다. 대체할 수 있는 우리말이 없는 용어라면 모르겠는데, 토종 한국인끼리 일반적 단어까지 영어로 말하는 건 민망하다.”

   "키 아규먼트(key argument)를 프루브(prove)하기 위한 디테일(detail)과 에비던스(evidence)가 부족하다”

  “이 모델(model)은 바잉(buying)하시는 클라이언트(client)분들이 많다.”<*>

  -조선일보 주말뉴스부 이옥진 기자의 기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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