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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미라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나오미란 이름의 뜻은 기쁨입니다. 그래서 나오미의 성이 물론 나씨는 아니겠지만, 나오미를 나기쁨으로 바꾸어서 불러보겠습니다. 

   땅에 흉년이 들자, 나기쁨이란 여인과 그녀의 가족은 모압으로 이사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남편과 두 아들이 죽게 되고, 나기쁨이란 여인에게 남은 것은 과부가 된 두 며느리뿐이었습니다. 이제 모압땅은 그녀의 마음을 메마르게 하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녀는 이곳이 싫어졌습니다. 남은 인생을 고향에서 보내기로 결심하고서, 굳이 고집을 부리며 따라가겠다는 며느리 룻과 함께 베들레헴으로 향하게 됩니다. 드디어 베들레헴에 도착합니다. 

   고향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이 여자가 그 나오미가 아니냐며 수근 거립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서글픈 생각이 밀려오고, 기억하기 싫은 날들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나오미란 이름을 듣기 싫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나를 나오미라 부르지 마십시오, 나를 더 이상 나기쁨이라 부르지 마십시오. 그러면서 이제는‘마라’라고 불러달라고 합니다. 마라는 고통이란 뜻입니다. 더 이상 나기쁨이 아니라, 이제는 나고통으로 불러달라는 겁니다.  

   어느 누가 자신이 나고통으로 불려지기를 원하겠습니까? 그보다는 나행복, 나성공, 나출세, 나건강, 나기쁨으로 불려지기를 원하지, 어느 누가 나슬픔, 나좌절, 나실패, 나고통으로 불려지기를 원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나오미는 왜 자신을 나고통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합니까? 왜 일까요? 자신의 삶에서 느껴지는 하나님의 부재(不在)였습니다. 그녀의 인생에서 어느 순간부터 하나님이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하나님이 자신을 떠났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녀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에게 벌을 내리고 있다고 확신을 합니다.“나를 마라라 부르라 전능자가 나를 심히 괴롭게 하셨음이니라”라는 고백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기쁨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저 나고통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나고통이란 여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이 여인에게 무엇이 있어야 참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바로 하나님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부재로 느끼는 그 고통은 하나님의 함께 하심으로써만 회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하나님이 아니라 과부 며느리가 그녀와 함께 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룻이 그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하나님은 나오미를 한 번도 떠나신 적이 없었습니다. 보지 못했을 뿐입니다. 베들레헴에도 모압땅에도 그녀가 있는 곳에 항상 함께 계셨습니다. 풍년에도 흉년에도 하나님은 나오미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연약함과 실패로 인해 낙심에 빠져 하나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과거에 매여 있어 느끼지 못했을 뿐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나오미를 이해하시면서 한 발 느리게 움직이실 뿐입니다. 한 걸음 늦게 오시면서‘이래서 내가 없으면 안되겠지, 내가 없는 인생이 가능하겠니?’라고 말씀하시며, 무딘 영혼을 자극하며 깨우십니다. 그래서“하나님이 계시기에...”란 고백을 다시 회복하기를 원하십니다.

   나오미의 하나님은 또한 우리의 하나님입니다. 코로나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님은 우리를 놓으신 적도, 떠나신 적도 없으십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의 텅 빈 삶을 채우시며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가진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이때 절망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소유한 모든 것을 잃는다하더라도, 우리가 잃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떠나시지 않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 역시 고백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계시기에…...”

   마라란 단어는 나오미가 자신의 이름을 마라로 불러달라는 곳 외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자신을 마라라고, 나고통이라고 했지만, 끈질기게 성경은 나오미로, 나기쁨으로 표현합니다. 자신이 마라라고 했지만, 하나님에겐 늘 나오미, 나기쁨이었습니다. 

   마라처럼 자신이 느껴질지라도 마라처럼 이 세상이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나를 나고통이 아니라 나기쁨으로 보고 계심을 잊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내 인생의 주권자되심과 인생 곳곳에 하나님의 손길이 묻어 있음을 발견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나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있겠니’라는 주님의 음성이 우리 안에 회복되길 사모합니다. 

 

“하나님이 계시기에…”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나를 나고통이라 불러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계시기에…”내일을 소망하며 오늘 또 일어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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