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화재 속에 경험한 기적 - 오명찬 목사

by Valley_News posted Jan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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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애굽기 3장에 보면, 모세가 우연히 호렙산으로 가서 양을 치다가 떨기나무에 분명 불이 났는데 그 타오르는 불꽃이 떨기나무를 태우지 못하는 놀라운 ‘기적’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광경에 매료된 모세는 그 배후에 계시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과 실존에 직면하게 되고, 그 결과 타국에서 종살이하던 언약 백성을 인도해야 할 중대한 소명을 받아 순종하게 됩니다. 그 대상과 방식은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은 오늘날도 여전히 지속된다고 믿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11월 8일) 오후, 남부 캘리포니아 벤추라 카운티와 엘에이 카운티 서쪽 부근에서 화재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속 100km로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며 불어오는 광풍으로 인해, 화재는 따우전옥스, 뉴베리파크, 옥스나드, 카마리오, 시미밸리, 아고라힐스, 도스 비엔토스, 오크 파크, 웨스트레이크, 칼라바사스, 말리부 등지로 삽시간에 퍼져 나갔고, 약 30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퇴거명령(mandatory evacuation order)에 따라 집을 떠나 대피하였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열거된 이 도시들은 제가 섬기고 있는 <웨스트힐장로교회> 성도들의 삶터요 일터입니다. 그날 저녁 강제퇴거명령이 떨어지게 되면서, 가정에 있던 아내들은 짐도 제대로 못 챙긴 채 마치 전쟁 통에 피난 떠나듯 급하게 집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주변의 고속도로들과 지역 도로들이 화재로 인해 통제되고 수 많은 차량들의 붐비는 행렬로 도로는 인산인해가 되어, 직장에 출근했던 남편들을 만나지 못한 채 밤 10시가 훌쩍 넘고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이산가족 상봉하듯 지친 몸과 마음으로 가족들과 만나 낯선 곳에서 일단 숙소를 잡고 그날 밤을 뜬눈으로 보낸 가정들이 많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다음 날인 금요일 (11월 9일) 화재 상황은 더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광풍으로 인하여 화재 현장의 불덩어리가 마치 화염 폭탄처럼 공중으로 날아가 여기저기 또 다른 지역들에 떨어져 불이 옮겨붙기 시작하더니, 금요일 (11월 9일) 오전 11시경 <웨스트힐장로교회>와 근접해 있는‘벨 캐년’이라는 산지에까지 불덩어리가 붙었고,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산 능선을 따라 불이 활활 타며 번지는 장면이 제 교회 사무실 창밖으로 대낮에도 훤히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불이 붙은 그 지역은 점점 불길이 확장되며 내려왔고, 급기야 사람들이 사는 웨스트힐 근처 주거지역까지 엄습해왔으며, 웨스트힐 지역도 이내 강제퇴거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금요일 오전부터 거의 9시간 이상을 소방헬기와 소방관들이 사투를 벌이는 진화작업을 벌였건만, 금요일 저녁 8시경이 되었을 때 불길은 점점 더 확장되고 거세어져 교회 건물 근처 지역까지 불길이 근접해 오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는 없었을 때, 담임목사로서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는지 모릅니다. 빌립보서 4장 6절-7절의 말씀을 돼 뇌이며,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는 없지만, 세상에 기도만큼 강력한 방어는 없으니, 교회의 리더들과 목자들에게 합심으로 기도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에스더의 심정으로 본당 안으로 들어가서 하나님 아버지께 뜨거운 믿음의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위해 오직 믿음으로 기도드린 후, 밖의 화재 상황을 확인하고자 조심스레 나가 보았습니다. 너무나 놀랍게도, 교회 주변에 보이던 맹렬히 타오르던 붉은색의 화염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차를 몰고 불이 번지던 지역 주변 지역까지 차분히 돌아보았습니다. 역시 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분명,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10시간 이상 소방헬기가 물을 아무리 쏟아부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점점 번져나가며 교회까지도 근접해 왔었던 화재였는데, 성도들과 함께 본당과 각자의 처소에서 주 예수의 이름으로 밤 9시에서 10시까지 1시간여 동안 믿음으로 합심해서 기도한 그 한 시간 안에, 불던 광풍이 일제히 잠잠해지고, 맹렬한 불길이 순식간에 잡히었던 것이었습니다. 불이 타오르던 그곳에서 갑자기 바람이 잠잠해지고 불이 급속히 꺼져가는 경이로운 광경을 현장에서 목격했던 지역주민도 그 시간이 밤 9시쯤이었다고 증언한 것을 들으며, 과연 하나님이 하신 일이로구나 라는 감탄과 함께 성도들과 하나님의 보호하심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1월 9일 금요일 밤에 불이 교회 근처에까지 번지고 있을 때 교회 건물 주차장 입구에서 찍었던 사진과,  불이 꺼진 후 다음 날인 11월 10일 토요일 이른 아침 날이 밝았을 때 찍은 다음의 두 장의 사진 안에, 하나님께서 행하신 기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소명없이 살아가던 모세가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생업 중에 있을 때, 떨기나무에 분명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나무가 태워 없어져 버리지 않도록 보호하셨던 하나님의‘기적’을 체험하였습니다. 하지만, 모세의 인생에서 그 기적 자체가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그 기적을 허락하신 그 배후에 계신 하나님의 이름과 실존을 직면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모세는 하나님의 잃어버린 백성들을 이끌어 인도해내는 부르심에 비로소 순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화재를 통해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지나면서, 우리 교회의 성도님들도 하나님의 베푸신 기적들을 그와 같은 성경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 삶에 나타난 하나님의 기적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보호하심을 우리 교회에 허락해주신 그 배후에 계신 언약의 하나님의 이름과 실존을 직면하는 <웨스트힐장로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그 결과, 남쪽 캘리포니아에서 화재로 고통받은 많은 분들과 북쪽 캘리포니아에서 지금도 화재로 인해 고통받고 계신 분들을 위해 같이 고통의 마음으로 기도하기 원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열방에 예수님 없이 살아가는 많은 백성을 이끌어 인도해야 할 소명에 무던히 순종하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께만 감사와 영광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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