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인간의 욕망 - <만남의교회>이정현 목사-

by Valley_News posted Apr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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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몸의 중심은 머리도, 심장도 아니고 '아픈 곳'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중심도 '아픈 곳'입니다. 아픈 곳이 나으면 사회 전체가 낫게 됩니다." 지난 4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장애인의 날에 행한 연설문의 일부입니다. 지금 세상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이 아파하는 세상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객반위주(客反爲主)’라는 말이 있습니다. '손님이 도리어 주인 노릇을 한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며‘더 이상 세상의 주인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인간이 산출한 모든 것이 역으로 인간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사람, 경제 공동체 사회 기반 모두가 병들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공격은 상생을 모르는 인간의 이기심과 그칠 줄 모르는 욕망의 팽창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산업의 지구화’가 촉발되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해외직접투자(FDI)가 활발해지면서‘글로벌한 생산 체인’은 온 지구를 하나의 생산 체계 아래 묶어버렸습니다. 도시화가 가속화 되며 이미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도시화는 질병의 전파도 전 지구를 대상으로 확산되는 오늘의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산업의 팽창과 인간의 끝없는 개발의 욕망은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 환경오염, 수많은 생명체들이 멸종위기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신자본주의의 바퀴를 돌리며 여전히 욕망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지구적 위기의 근본원인은 무제한의 욕망을 긍정하는 사고방식 때문입니다. 무제한 소비와 욕망이 삶의 목표와 꿈이 되었고, 지금 우리는 그로인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앤드류 델반코(Andrew Delbanco) 교수는 <진정한 미국의 꿈: 희망에 대한 묵상, The Real American Dream: A Meditation on Hope (1999)>에서‘하나님’국가’‘자기 자신’이라는 장(章)을 통해 미국인들의‘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이 어떻게 축소되어 왔는가를 소개합니다. 

   그는 미국인들은 무한하신 하나님 그리고 하나님과 이웃을 즐거워하는 영원한 삶’에서‘구원자 미국’이라는 이상(理想)으로 변이되고, 그리고 지금은‘하나님’도‘국가’도 아닌‘자기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 삶의 목적과 소망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비단 미국만‘자기중심’으로 변한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 이후 세계는 더욱 지역화되고 이기적‘블록화’가 더 강화되어 더욱 자기중심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의 욕망이 야기한 생태 위기입니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 재앙이 모두 다른 동물을 매개체로 하여 인간에게 전파되었다고 합니다. 코로나는 천산갑, 사스는 사양 고양이, 메르스는 낙타가 매개체인 것으로 추정합니다. 생태학자들은 이제는 인간 서식지의 팽창을 멈추고 통제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이 같은 무한 욕망의 길로 계속해서 간다면 우리는 제2, 제3의 코로나와 같은 재앙을 만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재앙의 시간을 보내며 지금이 바로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변화를 이루어야 할 때이고, 다시‘상생의 삶’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인간과 자연이 처음 창조 때의 조화로운 세계를 지향해야 합니다.  

   생태계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말아야 합니다.‘인간과 자연의 회복’이 일어나고‘인간과 인간의 회복’이 일어나야 합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사라지고, 공의와 공평의 삶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인종과 성(性)과 경제가 사람을 차별하지 못하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함께 살고자 하지 않는다면 함께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과 고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무엇을 갖고 있던지 더 가지기를 바라며 높은 자리에 올라도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유한한 인생의 갈증은 무한자이신 하나님을 만날 때 만족함을 경험합니다. 무한자를 만나야 우리의 욕망이 멈춰 설 수 있습니다. 비록 모든 것이 다 단절되고 고립된 상황이지만 우리 자신의 욕망과 욕심을 내려놓고 무한한 기쁨과 평안을 주시는 하나님을 더 가까이 만나야 합니다. 

  “그가 나를 간절히 사랑하니 내가 그를 건져 주겠다… 그가 나를 부를 때에, 내가 응답하고, 그가 고난을 받을 때에 내가 그와 함께 있겠다”(시91:14-15)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이 재앙의 시기를 잘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기대합니다. 

   모두에게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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