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이야기 하나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언젠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한인 식당에 간 적이 있습니다. 메뉴를 고르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테이블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그 소리는 바로 "시끄러워 가만히 있어!"라는 소리였습니다. 무슨일 인가 하며 고개를 돌려 옆테이블을 바라봤습니다. 그랬더니 두 분의 어르신과 여자 어린이가 식당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여자어린이는 어르신의 손녀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가만히 들어보니 손녀는 할머니에게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달라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분명 아이는 할머니에게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달라고 했을 뿐입니다. 그 손녀가 할머니로부터 들은 소리는“시끄러워 가만히 있어” 였습니다. 어쩌면, 이런 일들은 제가 경험한 이야기만은 아닐 것입니다. 가정에서 자녀와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일상적으로 흔히 경험하며 무의식적으로 서슴없이 튀어 나오는 말 그 말은 바로 "시끄러워 가만히 있어"라는 말일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아이가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아이가 잘못을 했나요? 아이가 먹고 싶다고 말한 행동이 잘못된 행동인가요? 죄책감을 가져야 할 일인가요? 그렇지 않죠. 아이는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들어야 할 말은, "시끄러워 가만히 있어"였습니다. 풀어서 말하면 너는 말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겠죠? 하지만 이러한 단어들이 아이의 성장과정에 수치심을 유발한다 라는 것을 아십니까?

   여기에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가 있습니다. 수치심과 죄책감은 모두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감정입니다. Brian Lickel에 따르면“지난 전통적인 감정연구에서 수치심과 죄책감은 다른 것보다 비슷하다고 종종 가정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감정 연구가 발전되면서 학계에서는 수치심과 죄책감의 감정은 비슷한 감정이 아닌 서로 다른 감정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감정은 그들이 불러일으키는 동기와 평가에 관련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Fuller 신학교에 교수로 재직하셨던 Lewis Smedes 학자는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를 이렇게 말합니다.“이론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고,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을 합니다. 정리해보면 죄책감은 어떻게 느끼게 되는 것이죠? 내가 어떠한 도덕적인 기준을 잘못 했을때 그때에 자신이 책임이 있다고 발생하는 감정입니다. 반면에 그런 자신의 잘못된 책임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떤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바라보며 판단될때 자신 스스로가 내 존재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감정이 바로 수치심이라는 감정입니다. 예를 들면 수치심과 죄책감은 이렇게 구분이 됩니다. 수치심은, "나는 나쁜 사람이다 (존재에 초점을 맞춘다)" 죄책감은, "나는 나쁜 짓을 했다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죄책감은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수치심은 존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위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아이가 자신이 먹고 싶다고 말한 음식을 말한 것이 도덕적으로 잘못 되었나요? 아이의 행동이 잘못된 행동인가요? 그렇다면 이 아이는 죄책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소리를 듣게 된 것이죠?“시끄러워 가만히 있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죠. 바로 너가 말한 것은 문제가 있는 거야, 너 존재가 잘못된거야라는 소리를 듣게 된 것입니다. 그때 이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떻게 형성이 될까요? 그것은 내가 말한 것은 잘못된 것이구나, 나는 나쁜 사람이구나, 나는 이것밖에 되지 않는구나, 나라는 사람은 쓸모 없는 사람이구나 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머릿속에 계속 맴돌게 되어지면서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며 말하기 보다 아이의 존재를 흔들어 말하게 되면 그 아이의 정신세계는 건강하지 못한 자아가 형성이 되며 결핍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작아짐(Small), 무가치함(Worthlessness), 그리고 무력함(Powerlessness)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할머니가 손녀에게 해주어야 할 답변은 어떤 답변일까요? 여러분은 수치심과 죄책감에 대해서 올바르게 구분되어 사용하고 있나요? 당신의 말에 존재를 흔드는 수치심의 모습은 없나요? 

  참고자료:

Brian Lickel, Toni Schmader, Mathew Curtis, Marchelle Scarnier, and Daniel R. Ames, “Vicarious Shame and Guilt,” Group Processes & Intergroup Relations 8, no. 2 (April 2005): 146. 

Kim, Seokin. “Minimizing the Effects of Shame in Korean American Churches.” DMin diss., Biola University, 2021. 

Lewis B. Smedes, Shame and Grace: Healing the Shame We Don’t Deserve (New York, NY: Harper Collins / Zondervan, 1993), 6. 

 

  1.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고- <남가주은혜로교회> 이병현

    언제부터인가 올가닉(Organic)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목초사육(Grass-fed)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보통의 소고기와 우유는 곡물사육(Grain-fed) 이라고 합니다. 송아지가 태어나면 어릴 때에는 목초지에서 길러지지...
    Date2021.10.05 ByValley_News
    Read More
  2.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 시끄러워 가만히 있어! - <나성북부교회> 김석인 목사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이야기 하나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언젠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한인 식당에 간 적이 있습니다. 메뉴를 고르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테이블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그 소리는 바로...
    Date2021.10.05 ByValley_News
    Read More
  3. 첫눈 소식처럼 반가워요. 비가 와요._류재덕 목사 <밸리연합감리교회>

    오늘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달 어느 토요일 새벽 예배를 위해 집을 나서는데, 앞마당이 다 젖어 있었습니다. 지난밤에 비가 왔나? 하는데, 자세히 보니 아직도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하나님, 할렐루야>&ldqu...
    Date2021.12.01 ByValley_News
    Read More
  4. 수치심의 내면화 알고 계시나요?_김석인 목사 <나성북부교회>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사용해 보는 가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IKEA라는 가구입니다. 왜냐하면 가구에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라도 설명서만 보면 쉽게 조립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학생들에게는 살림...
    Date2021.12.01 ByValley_News
    Read More
  5. 활 공_이병현 목사 <남가주은혜로교회>

    코로나가 잠잠하나 싶었는데, 아직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계속 생기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특별히 코로나가 경제적으로도 전 세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연말연시가 가까워 오는 요즈음 ...
    Date2021.12.01 ByValley_News
    Read More
  6. 성찬 시 꼭 기억해야 할 세 가지 (고린도전서 11:17-26)-<웨스트힐장로교회>오명찬 목사 -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많은 교회가 ‘성찬’의 떡과 잔을 준비하고 떼는데 있어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들이 성찬과 같은 타협 없이 반드시 해야 할‘Essential Ministry’ (필수적 사역)에 관해 ...
    Date2022.01.06 ByValley_News
    Read More
  7. 가버린 친구 그리고 새로운 한 해-<남가주은혜로교회>이병현 목사-

    얼마 전에 고등학교 동창 중의 하나가 하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직도 젊은 나이인데,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었는데, 다시 오지 못할 곳으로 가버린 친구의 소식에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사진 속에서 웃고 ...
    Date2022.01.06 ByValley_News
    Read More
  8. 2022년 새해가 되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건강하시고요.”-<밸리연합감리교회>류재덕 목사 -

    새해이기에, 뜨뜻한 국밥 먹고 새해 힘차게 출발하자는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 새해 첫 주일, 교회 목회자 사모님들이 바쁘게 준비를 하셨습니다. 이미 이 주일 전부터 준비하였습니다. 새해 첫 주일 예배에 오신 성도님들을 위해, 예배 후 어떤 음식...
    Date2022.02.01 ByValley_News
    Read More
  9. 이 세상 최후의 안식처 -<밸리주하나교회>오정택 목사 -

    지속적인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불안 지수가 올라가고, 다가올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미래 인생의 위기를 대비하여 부동산, 주식, 현금, 지위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대비하는 데 있어 ...
    Date2022.02.01 ByValley_News
    Read More
  10. 동양문화와 서양문화는 수치심을 어떻게 느낄까요?-<나성북부교회>김석인 목사 -

    21세기를 들어오면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는 아마도 지구촌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이 단어는 커뮤니케이션 학자였던 마샬 맥루한 (Herbert Marshall Mcluhan)이 그의 책 "21세기 인류의 삶과 미디어의 변화"라는 책에서 지구촌이라는 단어...
    Date2022.02.01 ByValley_News
    Read More
  11. ‘기도,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마태복음 6:9-13) -<웨스트힐장로교회>오명찬 목사 -

    오늘은 예수님이 친히 가르쳐주셨던 성경적인 기도제목을 받고, 혹시 쉬고 계셨다면 다시 한번 기도생활의 엔진에 시동을 걸어보시기를 축복합니다. 1.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첫 번째 기도제목을 요약하면, 1. P: Praise (찬양/경배)입니다. “하늘에 계신...
    Date2022.03.03 ByValley_News
    Read More
  12. 공사 중인 사람들 -<은혜와평강교회> 곽덕근 목사-

    얼마 전에 노스 케롤라이너의 샬롯에 있는 빌리 그래함 라이브러리를 방문하였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library가 공사 중이어서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하고, 밖을 둘러보았는데, 기념관 우편에 빌리 그래함 목사님과 루스 벨 그래함 사모님의 소박한 무...
    Date2022.03.03 ByValley_News
    Read More
  13. “가정예배로, 함께 하나님을 바라보시면 어때요?”-<밸리연합감리교회>류재덕 목사-

    오늘은 우리 모두가 좀 부담스럽게 느끼는 <가정 예배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어느 날, 교회 집사님이 오셔서 목회자인 저에게 이런 고민을 나눠주십니다. “목사님, 제 남편이 예수님을 잘 믿었으면 좋겠는데, 제 말을 안 들어요. 목사님, 제 아이...
    Date2022.03.03 ByValley_News
    Read More
  14. 머리 검은 짐승은 고쳐 쓰는것이 아니다 -<남가주은혜로교회>이병현 목사 -

    사람에 대한 여러 가지의 말들이 있는데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듣습니다.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 그리고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말하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첫번째의 말의 뜻은 "사람은 배은망덕하여 자신이 입은 은혜...
    Date2022.03.31 ByValley_News
    Read More
  15. 내가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남가주은혜로교회>이병현 목사 -

    내가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어느 유명한 사람의 공연이나, 잘생긴 외모나, 어떤 웅장한 자연의 모습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어떤 작은 교회의 식당에서 본 모습이었습니다. 어느 날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
    Date2022.04.29 ByValley_News
    Read More
  16. 수치심의 시작, 성경 이야기-<나성북부교회>김석인 목사 -

    지금까지 우리는 한 개인이 수치심에 사로잡히게 될 때 그것이 가져다주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에 성경은 아주 일찍이 수치심의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창세기입니다. 창세기는 인간이 창조된 후 수치심의 시작을 ...
    Date2022.04.29 ByValley_News
    Read More
  17. 기다림 (베드로후서 3:8, 15, 18) -<웨스트힐장로교회> 오명찬목사-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독생자 그리스도 예수의 보혈을 통해 우리를 보십니다. 그렇기에 그분의 거룩한 보혈로 덮인 여러분을, 결코 정죄하거나 저주하지 않으시고 존귀하게 여겨주십니다. 물론 인간의 관점으로 볼 때는, 저와 여러분이 지금 당장은 그다지 존귀...
    Date2022.06.02 ByValley_News
    Read More
  18. 임신과 하나님의 지혜 -<하우스 교회>폴 김 목사 -

    선희라는 자매가 있습니다. (가상 인물입니다).어느 날, 선희는 교회 사무실로 나를 찾아와서 그녀가 지금 처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자매는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지금 계획 하지 않은 아이를 가졌고, 이로 말미암아 상황이 매우 힘들고 엉망이...
    Date2022.06.02 ByValley_News
    Read More
  19. 프란치스코의 기도 -<웨스트힐장로교회>오명찬 목사 -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모든 구독자분들과 가정과 일터 위에 함께 하시기를 축복드립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이상 전인 1517년 10월 31일에, 하나님께서는 마틴 루터 사제를 통해 당시 부패하고 타락하고 비성경적인 교리를 가르치던 로...
    Date2022.06.30 ByValley_News
    Read More
  20. 맥추감사절을 지켜야 하는 이유 -<은혜와평강교회>곽덕근 목사-

    하 나님은 이스라엘 남자들은 반드시 3대 절기(유월절, 칠칠절, 장막절)를 지키라고 명하셨다. 구약의 3대 절기에는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죽으심과 성령님의 오심, 그리고 주님의 재림과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도록 하기 위한 예표라는...
    Date2022.06.30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