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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요. 하얀 목도리


이수영 대표

<Fresh 코리안 바베큐>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난 항상 엄마 생각과 함께 어릴 때부터 즐겨 매던 하얀 목도리가 생각난다. 어릴 적부터 난 목이 무척이나 약해서 감기에 잘 걸렸고 기침을 달고 지냈다. 그래서 엄마는 겨울이 되면 손수 만들어 주신 하얀 목도리를 매고 학교에 가게 했다.

초등학교 시절엔 장난꾸러기 남자 아이들은 나의 목도리를 빼앗아 달아나기도 했고, 놀리기도 했었다. 또한 여학교에 들어가서도 엄마가 만들어 주신 하얀 목도리는 벗어 낼 수가 없었다. 이렇게 감기와 기침에 시달리며 하얀 목도리를 매고 다니는 나는 엄마의 사랑과 포근함이 느껴져 너무 좋았었다.

그럴 때 엄마는 나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것은 내가 어릴 때 심하게 홍역을 치르며 죽음의 문턱까지 올라갔다 살아났다면서 가끔씩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 옛날 아들을 바라며 둘째인 나를 낳았는데 또 딸이 태어난 것이었다. 그땐 얼마나 아들을 선호하는 사상이 심했던지 사랑받기 보다는 시부모님께 대한 죄송함과 미안함, 죄인 된 모습으로 살아야 했단다. 그래서였던지 그해 겨울 아기인 난 큰 홍역에 걸렸고, 죽음의 문턱까지 오르내리는 고열로 삶의 마지막까지 갔을 때 기적적으로 난 회복 되었다고 했다.

그때의 미안함 때문인지 엄마는 예쁜 하얀 목도리를 손수 만드셔서 나의 목에 감아 주시면서 아프지 말고 잘 자라야 돼.”하시던 엄마가 기억난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 계시지만 그땐 하얀 목도리를 목에 감고 있으면 엄마의 포근한 사랑이 나를 감싸 안고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하얀 목도리의 기억이 희미해질 때 난 유학생인 남편을 따라 미국에 건너오게 되었다. 그 다음해 우리에겐 큰 딸 제니퍼가 태어났다. 그 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우린 아기를 재우고 조그만 식탁에 촛불을 켜놓고 둘만의 예쁜 크리스마스를 맞으며 포도주를 한잔씩 마실 때 남편은 예쁜 선물을 하나 건넸다. 하얀 목도리였다. “어머나! 하얀 목도리네. 너무 예쁘다!” 포근함과 따스함이 감겨오던 하얀 목도리. 그때의 행복과 기쁨. 잊혀져 있던 엄마의 하얀 목도리와 남편의 하얀 목도리는 나를 무척이나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전 추억 때문 이였을까. 난 정말로 목도리를 좋아하고 즐겨 감고 다녔다. 또한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는 지인들과 형제들, 친구들에게도 목도리를 선물하곤 했었다. 아마도 어린 날의 추억 속에서 목도리가 나의 일부처럼 되어 즐겨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지난겨울에는 우리 두 사돈들에게도 예쁜 밍크 목도리를 선물했다. 우리 두 사돈들과 함께 만날 때 예쁜 목도리를 하고 함께 웃는 모습 속에는 나의 마음과 사랑이 들어있다. 이렇게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으면서 난 하얀 목도리 속의 추억 속에서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어려운 유학시절 남편의 사랑과 애정 속에서 희망의 꿈을 꿀 수가 있었다.

지금은 한 가족으로 이루어진 우리 두 사돈 가족들이 예쁜 밍크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만날 때면 감사와 사랑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감사해요. 지난겨울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사돈 덕분에...” 큰 딸 시부모님께서 말씀하셨다. “많이 따뜻했어요. 지난겨울. 항상 밍크 목도리를 하면 사돈의 따스함을 함께 느껴요. 고맙습니다.” 우리 둘째 딸 시부모님의 말씀 이였다.

이렇게 두 사돈들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들으며 나 또한 따뜻한 목도리가 따스한 사랑으로 스며들어 이번 크리스마스도 따스하게 또 나눔의 사랑으로 번질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이 수영<Fresh 코리안 바베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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