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 찬 호   <밸리산악회> 대원
 

   엘리자벳 홀리. 히말라야 등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그 주인공이 2018년 1월 네팔 카트만두에서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전세계 산악계에서
“살아있는 사료보관소”  “산악계의 셜록홈즈” 라고불리며 지난 50여년 동안 히말라야 고봉들의 등반기록을 완벽하게 정리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가장 권위있는 Himalayan Datebase 를 구축한 장본인이다. 히말라얀 데이터베이스는 히말라야에 온 원정대의 등반기록을 1905년부터 2018년 까지 수집, 분석, 기록, 발표하고 있어서 그녀가 인정을 하여 등록이 되어야 공식등정기록으로 인정받는다. 말하자면 히말라야등반의 등정심판관이다. 그녀는 대학졸업 후 포춘지 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하며 세계를 여행하다 들렀던 네팔의 매력에 끌려 1960년 뉴욕에서 네팔 카트만두로 삶의 터전을 옮겼고 타임지, 로이터통신 등에서 일하며 1963년 미국에베레스트 등반대의 소식을 시작으로 산악 등반 통신원으로서 히말라야등반의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던 그녀는 미스홀리로 불리며 40여년을 한집에서 살았고 50여년을 푸른색 폭스바겐 차한대로 카트만두에 머무르는 원정대를 찾아다니며 15000회 이상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원정대들은 그녀를“제 2의 정상” 이라고 불렀는데 하산 후에 그녀를 만나 등반과정과 정상에서의 상황을 소상하게 설명해야하는 과정을 거쳐야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는 등산이나 하이킹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히말라야의 어떤 베이스캠프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정상에서보이는 산세나 부근의 바위모양 눈상태까지 알고 있어 등정대원은 물론 셀파들까지도 그녀의 질문을 어려워했다고 한다. 네팔정부는 그녀의 업적을 기려 네팔 북서부의 한 봉우리를“홀리피크”라고 명명했다. 그렇게 세계 산악계의 한 역사가 조용히 사라졌다.
   산타아니타 Canyon은 밸리에서 4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깊은 계곡, 울창한 숲, 맑은 물이 고루 갖추어진 곳으로 등산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나 트레일이 다양해 상황에 맞게 선택해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챈트리플랫 주차장에서 아래편 포장도로를 1마일 정도 내려오면 산타아니타 계곡과 숲속 등산로로 들어선다. 여기저기 그림같이 나타나는 오두막들을 구경하며 20분쯤 걸으면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오랜 가뭄으로 물이 말라있어 가지 않았던 폭포방향이다. 조금 걸어가니 멀리서 폭포의 물소리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최근 많이 내린 비로인해 풍부해진 계곡의 수량이 얼마나 감사한지. 그렇게 볼품없던 폭포가 제법 위용을 뽐내며, 명성있는 폭포였음을 새삼 증명하듯이 맑고 많은 물을 쏟아 붓는다. 돌아나와 삼거리에서 오른쪽 경사로를 오른다. 비온 후 더 깨끗해진 청량한 공기를 흠뻑 마시며 다시 20여분 후 계곡 아래로 접어들고 개울을 건너 왼쪽 레일로 들어선다. 그리고 만나는 스푸루스 그로브 캠핑장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몸과 마음에 묻어있던 속세를 훌훌 털어내고 여기선 오롯이 자연만이 남는다. 다음 나타나는 자이온 트레일 표지판을 따라 1마일 정도가면 다시 삼거리. 왼쪽이 Zion Trail 이다. 홍수조절용 작은 댐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만큼 이 계곡이 깊고 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40여분 후 내려오면 댐을 끼고 흐르는 맑은 물 깊은 숲속 Hoegees Camp의 조용하던 정적 속에 우리 대원들의 활기찬 대화가 구석구석 생기를 뿜어낸다.

▶ 거리; 왕복 9마일. 난이도; 3 (최고 5) . 등급; 4 (최고 5)
가는 길; 118(E)-210(E)-Santa Anita Ave Exit- 북쪽 산으로 Drive- 끝이 챈트리플랫 파킹장.  (213) 445-1280,  www.valleyhikers.com


  1. Strawberry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히말라야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에베레스트 상업 등반의 심각한 현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4~5월 하계 등반이 시작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수백 개의 텐트가 생겨나 하나의 타운을 이룬다.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등...
    Date2022.12.01 ByValley_News
    Read More
  2. Mt, Lukens -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경남 울산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제 산악영화제가 있다. 2015년 시작하여 올해까지 7회째 진행되어 해마다 40여 개국 200여 편의 산과 사람, 자연과 환경 관련 다큐, 영화들이 상영되는데 2021년 초청작인 로체(Lhotse)를 우연히 보고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생...
    Date2022.12.30 ByValley_News
    Read More
  3. Inspiration Point -<밸리산악회> 김찬호-

    마라톤을 완주(42.195 km)한다는 건 인간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그 극한의 상황을 장시간 견뎌야 하는 고문에 가까운 종목이기에 풀코스를 완주해본 일반인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한번 산행에 평균 2파운드 체중 감소를 겪는데 마라톤 풀코스 완주 ...
    Date2023.01.30 ByValley_News
    Read More
  4. Josephin Peak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한국 산악계에 큰 족적을 남긴 박영석 대장(1963~2011). 그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으로 많은 후배가 그를 따랐고 소위 박영석 사단에 합류하는 것을 열망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산악계에 박영석 사단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본인도 2011년 히말라...
    Date2023.02.26 ByValley_News
    Read More
  5. Mt. Lukens -<밸리산악회> 김찬호-

    산악 기록에 공신력 있는 국제 연구진의 2022년 한 연구발표가 세계 산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히말라야 14좌를 정확히 완등한 사람은 단 3명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14좌 완등자는 한국인 8명 포함, 총 52명이다. 이 ...
    Date2023.03.29 ByValley_News
    Read More
  6. Sanjacint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출 생 시 탯줄이 목을 감아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성마비와 전신마비를 갖게 된 '릭 호이트' . 병원에서는 보호시설에 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아버지‘릭 호이트'는 아빠와 눈 맞추던 아기의 초롱한 눈빛을 보고 집에서 키우기로 결...
    Date2023.06.29 ByValley_News
    Read More
  7. Oakwilde Campground via Gabrielino Trail -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LA에 거주하는 아마추어 산악인 76세의 김명준 씨. 연세대를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하다 서른한 살에 미국으로 이민, 갖은 고생 끝에 의류 사업가로 크게 성공한다. 여기까지가 인생 1막이라면 50세가 넘어 시작한 인생 2막은 모험과 도전으로 점철된다. 사업...
    Date2023.07.28 ByValley_News
    Read More
  8. Ontari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대원-

    오랫동안 이 칼럼을 쓰며 찾아본 산악인, 탐험가 중 유독 마음이 끌리는 한 남자가 있다. 금세기의 걸출한 모험가를 꼽는다면 빠지지 않는 인물, 타고난 방랑가이자 모험가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바로 그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메이지대...
    Date2023.08.31 ByValley_News
    Read More
  9. Mt. Pinos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현재 지구최강 등반가는 누구일까. 같은 환경, 같은 조건에서 산을 오른다면 가장 먼저 8,000m 정상에 오를 사람은 누구일까. 진부하고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지만 2023년 현재 기준으로는 네팔의 ‘사누 셰르파’(48) 가 손꼽힌다. 그...
    Date2023.10.02 ByValley_News
    Read More
  10. 아찔한 능선 위 세상일은 잊고서 Mt. Baldy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시에라네바다 산맥은 캘리포니아 중부에서 남북으로 400마일에 걸쳐 뻗어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산맥 중 하나다. 요세미티와 세코이야, 킹스캐년 지역을 웨스턴 시에라, 위트니 론파인, 빅파인, 비숖, 맘모스가 있는 지역은 이스턴 시에라라고 부르는데 그 최...
    Date2023.11.07 ByValley_News
    Read More
  11. Big Pine Creek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2023년은 에베레스트 등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뉴질랜드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등정 이후 히말라야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봄 네팔 정부는 역대 최고인 479건의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내...
    Date2023.11.30 ByValley_News
    Read More
  12. Placerita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설악산 대청봉도 못 오른 채 에베레스트, 북극을 먼저 갔고 그래서 언젠간 겨울 설악산 폭풍 설 속에서 슬리핑백을 뒤집어쓰고 비박을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 한 게 한으로 남았다는 재미있는 비유로 듣는 이들을 즐겁게 했던, 전 대한 산악연맹 회장이자, ...
    Date2023.12.29 ByValley_News
    Read More
  13. Mt. Islip Via Crystal Lake -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황금 피켈상'이 있다. 전 세계 산악인을 대상으로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등반을 한 산악인에게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산악상으로, 프랑스 등반 협회와 산악 전문지 '몽테뉴"가 1991년 제정한 이 상을 수상한 산악인에게는 평생 이보다 더...
    Date2024.01.29 ByValley_News
    Read More
  14. 아름다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Mt. Baldy 겨울 눈 산행-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키 155cm의 자그마한 키와 체격, 장바구니 들고 시장에서 만나도 그냥 스쳐 지나갈,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할머니. 그러나 그녀의 경력과 내공은 참으로 비범하다. 한국 여성 산악인 송귀화 씨가 2023년 12월 25일 남극 최고봉 “빈슨 매시프"(4,892m)를...
    Date2024.03.01 ByValley_News
    Read More
  15. 계곡 물소리에 온전히 나를씻고 Millard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한국에 한창 유행 중인 레저 문화 중에 "글램핑"이 있다.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일반적인 캠핑에 필요한 침낭, 텐트, 매트리스, 조리 기구 등을 구입하지 않고, 무겁게 운반할 필요 없이, 자연 속으로 가지 않고도 도심 가까운 ...
    Date2024.04.03 ByValley_News
    Read More
  16. 채널 아일랜드 산타크루즈 - <밸리산악회>김 찬 호 대원-

    섬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번잡한 도심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일탈감을 주는 자유로움이 아닐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소설의 내용은 잊었어도 그 제목은 지금도 강렬히 기억한다. 삶이 ...
    Date2024.05.01 ByValley_News
    Read More
  17. 추억의 봄 소풍 속에서 Switzer Picnic 꽁갈 파티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최근,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나누던 한국의 고교 친구에게서 슬픈 소식을 들었다. 근황이 궁금했던 한 선배의 안부를 물었더니 2023년 이맘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활동적이던 양반이 어쩌다가? 안타까워하는 필자에게 친구가 전한 사연인즉...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18. Sequoia National Park 특별산행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사바나 이론(Savana Theory)이 있다. 인류의 탄생과 진화는 700만 년 전 동아프리카의 사바나 숲에서 시작되었고 수렵 생활을 하며 그 방식을 오래 유지해 왔다. 그러다 농경과 축산을 통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숲에서 탈출한 시기가 대략 1만 년 전. 결국 인...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