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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_1.jpg

 얼마 전, 에베레스트 정상 모습을 찍은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좌우 수천 미터가 넘는 칼날 같은 능선 길을 수백 명의 등산객이 빽빽하게 줄을 지어 오르는 모습에, 혹시 합성사진이 아닐까 할 만큼 기이한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유명 산악인이 찍은 진짜였다. 전문산악인들도 평생의 숙원으로 여기던 에베레스트 등정이 이제는 5월이면 일명 데스존(Death Zone)이라 불리는 정상 부근 병목 지점에서 교통체증을 앓을 정도로 대중적인 코스가 됐다. 에베레스트 정상은 날씨가 좋은 날이 매우 적다. 과거에는 정상의 기상예측을 감으로 하다 보니 등정 실패가 많을 수밖에 없어 아무나 쉽게 도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산 곳곳은 물론이고 정상에도 와이파이 공유기가 설치돼있어 좋은 날씨가 예측되면 한꺼번에 등반에 나서게 된다. 상업 등반대들은 일반인도 5~7만 달러만 내면 어떻게 해서든지 정상에 오르게 해준다고 광고한다. 산소통, 식량, 등짐을 날라주는 것은 물론 크레바스에 사다리 놔주고, 정상에 이르는 300m 외길에는 설치된 로프를 잡고 배낭만 메고 올라가면 된다. 그렇게 해서 2018년에만 807명이 정상에 올랐으며, 올해 봄 시즌에만 벌써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대 병목 지점인 힐러리스텝은 한사람이 간신히 걸을 폭밖에 안되어 중간에 누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기다리다 산소통이 바닥나고 고산증과 함께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된다. 무분별한 등반을 제한해야 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1인당 1만천 달러의 등반허가증 수입에 국가 예산의 상당부분을 의지해야 하는 가난한 네팔 정부의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Blue Ridge Trail은 산가브리엘 산맥의 마운틴하이 스키장으로 잘 알려진 Right wood에서 가까운 Big Pines에 위치한 평균 해발 6000피트의 고지대로 겨울철에는 스키와 눈썰매를 즐기는 인파로 북적이고 나머지 계절은 숲이 우거진 등산로와 캠프장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인기 있는 곳이다. 파킹장 길을 건너 트레일이 시작된다. 파인트리, 오크나무 가득한 숲속 등산로를 오르며 온몸 구석구석 생기를 불어넣는다. 2마일 지점 블루릿지 캠프장까지 1000피트 등반 고도를 지그재그로 꾸준히 오르지만, 경사가 완만해 힘들지는 않다. 잠시 쉬며 숨을 가다듬는다. 캠프장을 지나면 마운틴하이 스키장의 스키 리프트를 지나 소방도로에서 왼쪽 PCT 트레일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멋진 운해 사이로 베든 파월과 마운트 워트맨이 보인다. 조금 더 가면 아직 눈 덮인 노스발디 봉우리가 멀리서 위용을 뽐내고 왼쪽으로 모하비사막이 그 광활함을 드러낸다. 그렇게 걷던 1시간여 울창한 숲이 사라지고 눈과 가슴이 시원한 넓은 고원지대가 갑자기 나타난다. 자연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블루릿지 캠프장에서 목적지인 Guffey Camp까지의 3.5마일 거리의 Gain 이 300피트, 거의 평지를 걷는 수준이다. 시원한 숲속 캠프장에 도착, 한 주일의 고단함을 배낭과 함께 내려놓는다.

▶왕복; 11마일. 등반고도; 1300 피트.  난이도; 2 (최고 5). 등급; 4 (최고 5)
▶가는길;5(N)-14(N)-Pearblossom-138Fwy-2Hwy(N)-Wright wood-Big pine Vister center 주변 파킹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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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20.08.25 ByValley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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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산행의 피로를 날려버린 정상의 경치 Mt. Lowe - 김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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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대륙을 종단하는 3대 장거리 트레일인 서부의 PCT(2650마일), 중부의 AT(2181마일), 동부의 CDT(3100마일)를 모두 완주한 초인적인 6명의 한국인 트리플크라우너. 그들의 후일담을 들어보면 한국에선 경험하지 못한, 미국만의 감동적인 선진 하이킹 문화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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