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치명적인 사고를 겪고도 다시 산을 오르는, 등산 병에 빠진 이들의 사고회로는 정말 불가사의다.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씨(55세). 1991년 북미 최고봉 맥킨리 등정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하고 죽음 직전에서 구조되나 동상으로 10개 손가락을 모두 잃는다. 귀국한 그에게 닥친 냉혹한 현실, 옷을 입는 것은 물론, 대소변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약국에 다가서길 여러 차례.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건, 함께 생활하며 손과 발이 되어준 산악회 선후배들의 절대적인 도움이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스스로 옷을 입고 대소변을 보게 되었을 때, 그는 북받쳐 눈물을 쏟는다. 그때부터 그는 부질없는 꿈을 다시 꾸게 된다. 불치의 등산 병이 도진 것이다. 열 손가락이 없어 로프와 장비를 다룰 수 없는 그의 무모한 도전이 2009년 장애인 최초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 대기록을 세웠다. 이어서 장애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에 도전하고 있는 현재, 2019년 5월 가셔브룸 등정에 성공하며 브로드피크(8,047m) 하나만 남겨두고 있어 멈출 줄 모르는 그의 위대한 도전과 꿈이 막바지에 다다른다. 사실 장애인 세계 최초라는 찬사가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의 도전은 온몸을 던져 살아있음에의 증명이었을 뿐. 부디 멀지 않은 어느 때 자신이 이룬 불멸의 기록도 담담히 내려놓고 석양의 산을 보고 있을 그의 무사한 모습을 기도한다. <*> 이상이 2019년 10월호 필자의 산행칼럼이다. 

   멈출 줄 모르던 그의 도전과 꿈이 결국 멈추고 말았다. 

   2021년 7월 18일 브로드피크(8,047m) 등정에 성공하며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하지만 하산하던 중 조난을 당하고 19일 위성 전화로 구조를 요청하나 최종 추락으로 실종되고 만다. 불멸의 기록을 세우고 지금 히말라야 어느 계곡 속에 누워있을 그의 영혼은 편안하고 만족할까? 등산의 완성은 무사 귀가라는데, 결국 그의 인생 또한 미완성이 아닌가. 왜 그토록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가며 처절하게 살았는지, 고단했을 그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참 슬프다.

   

   벤추라 카운티에서 가장 높은 <Mt Pinos>(8,831 ft)는 Los Padress Wildness에 속해있는데 Pinos는 키 큰 소나무라는 스페인어로, 그만큼 소나무가 많은 산이며 파인 마운틴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한인들에게는 덜 알려진 곳이지만 겨울철 스키, 썰매 타기로 유명한 곳이다. 산자락에 캠핑장도 여러 곳 있어 사계절, 아웃도어 족들이 붐빈다. 요세미티 못지않은 키 큰 파인트리 숲의 밀도가 높은 이유는 바다가 가까워 습도가 높고 안개와 비가 잦아서라고 한다. 이곳에 거주하던 추마시 인디언들에게는 이 산이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는 세계의 중심으로 간주 될 만큼 신성한 곳으로, 이곳에서 그들의 경건한 종교의식과 축제 행사가 행해졌음을 자세히 설명한 안내문과 기념비가 정상에 있다. 트레일은 전체적으로 넓고 평탄하며 초보자도 어렵지 않은 코스이다. 파킹장에서 왼쪽 트레일로 들어서면 우거진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곳곳의 멋진 기암괴석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요세미티의 숲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40여 분 후 잠시 숲을 벗어나 방송용 안테나 건물을 보며 왼쪽 길로 들어서고 잠시 후 나타나는 2마일 지점 멋진 뷰 포인트, Mt Pinos 정상이 나타난다. 이어서 기념비 오른쪽으로 난 트레일로 들어서고 곧이어 왼쪽으로 구부러지는 내리막 스위치백 길 20분여 내려가다 다시 오르막길, 그렇게 몇 차례 오르내리다 거친 호흡 끝에 나타난 아늑하고 시원한 숲 공터, 100도를 넘나드는 LA의 폭염 속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즐거움은 여름 산행이 주는 또 다른 묘미.

 

   ▶ 높이; 8,831 ft.   거리; 왕복 9마일.  난이도; 3 (최고 5)   등급; 4 (최고 5)

가는 길; 5 Fwy- 피라미드레익- Gorman 지나면-Frazier Park이 나온다. 여기서 내려 좌회전, 계속 직진. 15분 후 Chula Vista 파킹장.

   문의 (213) 445-1280,  www.valleyhikers.com

 

산행1.jpg

 

산행2.jpg

 


  1. Strawberry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히말라야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에베레스트 상업 등반의 심각한 현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4~5월 하계 등반이 시작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수백 개의 텐트가 생겨나 하나의 타운을 이룬다.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등...
    Date2022.12.01 ByValley_News
    Read More
  2. Mt, Lukens -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경남 울산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제 산악영화제가 있다. 2015년 시작하여 올해까지 7회째 진행되어 해마다 40여 개국 200여 편의 산과 사람, 자연과 환경 관련 다큐, 영화들이 상영되는데 2021년 초청작인 로체(Lhotse)를 우연히 보고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생...
    Date2022.12.30 ByValley_News
    Read More
  3. Inspiration Point -<밸리산악회> 김찬호-

    마라톤을 완주(42.195 km)한다는 건 인간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그 극한의 상황을 장시간 견뎌야 하는 고문에 가까운 종목이기에 풀코스를 완주해본 일반인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한번 산행에 평균 2파운드 체중 감소를 겪는데 마라톤 풀코스 완주 ...
    Date2023.01.30 ByValley_News
    Read More
  4. Josephin Peak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한국 산악계에 큰 족적을 남긴 박영석 대장(1963~2011). 그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으로 많은 후배가 그를 따랐고 소위 박영석 사단에 합류하는 것을 열망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산악계에 박영석 사단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본인도 2011년 히말라...
    Date2023.02.26 ByValley_News
    Read More
  5. Mt. Lukens -<밸리산악회> 김찬호-

    산악 기록에 공신력 있는 국제 연구진의 2022년 한 연구발표가 세계 산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히말라야 14좌를 정확히 완등한 사람은 단 3명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14좌 완등자는 한국인 8명 포함, 총 52명이다. 이 ...
    Date2023.03.29 ByValley_News
    Read More
  6. Sanjacint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출 생 시 탯줄이 목을 감아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성마비와 전신마비를 갖게 된 '릭 호이트' . 병원에서는 보호시설에 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아버지‘릭 호이트'는 아빠와 눈 맞추던 아기의 초롱한 눈빛을 보고 집에서 키우기로 결...
    Date2023.06.29 ByValley_News
    Read More
  7. Oakwilde Campground via Gabrielino Trail -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LA에 거주하는 아마추어 산악인 76세의 김명준 씨. 연세대를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하다 서른한 살에 미국으로 이민, 갖은 고생 끝에 의류 사업가로 크게 성공한다. 여기까지가 인생 1막이라면 50세가 넘어 시작한 인생 2막은 모험과 도전으로 점철된다. 사업...
    Date2023.07.28 ByValley_News
    Read More
  8. Ontari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대원-

    오랫동안 이 칼럼을 쓰며 찾아본 산악인, 탐험가 중 유독 마음이 끌리는 한 남자가 있다. 금세기의 걸출한 모험가를 꼽는다면 빠지지 않는 인물, 타고난 방랑가이자 모험가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바로 그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메이지대...
    Date2023.08.31 ByValley_News
    Read More
  9. Mt. Pinos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현재 지구최강 등반가는 누구일까. 같은 환경, 같은 조건에서 산을 오른다면 가장 먼저 8,000m 정상에 오를 사람은 누구일까. 진부하고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지만 2023년 현재 기준으로는 네팔의 ‘사누 셰르파’(48) 가 손꼽힌다. 그...
    Date2023.10.02 ByValley_News
    Read More
  10. 아찔한 능선 위 세상일은 잊고서 Mt. Baldy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시에라네바다 산맥은 캘리포니아 중부에서 남북으로 400마일에 걸쳐 뻗어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산맥 중 하나다. 요세미티와 세코이야, 킹스캐년 지역을 웨스턴 시에라, 위트니 론파인, 빅파인, 비숖, 맘모스가 있는 지역은 이스턴 시에라라고 부르는데 그 최...
    Date2023.11.07 ByValley_News
    Read More
  11. Big Pine Creek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2023년은 에베레스트 등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뉴질랜드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등정 이후 히말라야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봄 네팔 정부는 역대 최고인 479건의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내...
    Date2023.11.30 ByValley_News
    Read More
  12. Placerita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설악산 대청봉도 못 오른 채 에베레스트, 북극을 먼저 갔고 그래서 언젠간 겨울 설악산 폭풍 설 속에서 슬리핑백을 뒤집어쓰고 비박을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 한 게 한으로 남았다는 재미있는 비유로 듣는 이들을 즐겁게 했던, 전 대한 산악연맹 회장이자, ...
    Date2023.12.29 ByValley_News
    Read More
  13. Mt. Islip Via Crystal Lake -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황금 피켈상'이 있다. 전 세계 산악인을 대상으로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등반을 한 산악인에게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산악상으로, 프랑스 등반 협회와 산악 전문지 '몽테뉴"가 1991년 제정한 이 상을 수상한 산악인에게는 평생 이보다 더...
    Date2024.01.29 ByValley_News
    Read More
  14. 아름다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Mt. Baldy 겨울 눈 산행-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키 155cm의 자그마한 키와 체격, 장바구니 들고 시장에서 만나도 그냥 스쳐 지나갈,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할머니. 그러나 그녀의 경력과 내공은 참으로 비범하다. 한국 여성 산악인 송귀화 씨가 2023년 12월 25일 남극 최고봉 “빈슨 매시프"(4,892m)를...
    Date2024.03.01 ByValley_News
    Read More
  15. 계곡 물소리에 온전히 나를씻고 Millard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한국에 한창 유행 중인 레저 문화 중에 "글램핑"이 있다.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일반적인 캠핑에 필요한 침낭, 텐트, 매트리스, 조리 기구 등을 구입하지 않고, 무겁게 운반할 필요 없이, 자연 속으로 가지 않고도 도심 가까운 ...
    Date2024.04.03 ByValley_News
    Read More
  16. 채널 아일랜드 산타크루즈 - <밸리산악회>김 찬 호 대원-

    섬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번잡한 도심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일탈감을 주는 자유로움이 아닐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소설의 내용은 잊었어도 그 제목은 지금도 강렬히 기억한다. 삶이 ...
    Date2024.05.01 ByValley_News
    Read More
  17. 추억의 봄 소풍 속에서 Switzer Picnic 꽁갈 파티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최근,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나누던 한국의 고교 친구에게서 슬픈 소식을 들었다. 근황이 궁금했던 한 선배의 안부를 물었더니 2023년 이맘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활동적이던 양반이 어쩌다가? 안타까워하는 필자에게 친구가 전한 사연인즉...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18. Sequoia National Park 특별산행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사바나 이론(Savana Theory)이 있다. 인류의 탄생과 진화는 700만 년 전 동아프리카의 사바나 숲에서 시작되었고 수렵 생활을 하며 그 방식을 오래 유지해 왔다. 그러다 농경과 축산을 통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숲에서 탈출한 시기가 대략 1만 년 전. 결국 인...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