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been the same Photo collage with acrylic medium on acrylic sheet 48 x 48.jpg내가 지키고 있는 최소한의 것은 작가의 독창성과 양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왔을 때는 간단하게, 하던 대로 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매우 현실적이며 확실한 주제와 의미를 보여주어야 했다. 

  그런 고민 중에 겨울에 눈이 오는 필란(Phelan) 지역에 허름한 집을 사서 이사해오면서 내 작품의 주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작가이면서도 말로 묘사하기 힘든 내적 표현에서 캘리포니아 산간지역의 자연과 외적인 모습의 관찰 등으로 자연스럽게 관심과 주제가 옮겨가고 있었다. 

  나의 작업실이 필란의 산쪽이라서, 정말로 겨울에 눈이 쌓이고 밤에는 코요테가 울어대는 곳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시원한 공기와 약초 같은 냄새, 뭉글뭉글 솟나는 안개, 그리고 야생화와 작은 동물들이 눈에 들어오고, 수많은 풍경화 작가들의 작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풍경들을 보기만하고 지나면 잊어버려, 다시 되살리려니 아물거리기만 해서 사진으로 찍어 보관해두고 있었는데, 막상 작품을 하려고 살펴보니 사막, 나무, 바다 등 정말로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있었다.  

  그런 중에 나의 신념인 독창성과 양심을 지키면서 다른 작가들을 답습하지 않고 내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일단 꼴라주 기법으로 시작하였다. 종이 붙이기, 아니면 천, 알루미늄 등 다른 오브제를 붙이기도 하였다.  

  지금은 내가 찍어 보관해둔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사진을 작품에 찢어 붙이는 방법으로 사진과 회화의 중간 정도에 있는 셈이다.    

  비 온 뒤 산위의 구름들의 움직임, 쟈수아트리, 작은 이름 모를 꽃들이 다 소재이며, 저마다 놓치기 아까운 아름다운 순간들이 존재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표현하려 하였다.     

  요즈음 몇 년 동안은 <Never been the same(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라는 재목으로 작품을 해오고 있다. 필란 지역에 가장 높은 산인 Mt. Baldy를 사진에 담고 있다. 하루만 나가서 찍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산을 약 3년 동안 찍어오고 있는데, 그동안에 한 번도 같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작품제목으로 했다. 살아있는 산은 비슷할지는 몰라도 같은 적은 한 번도 없다. 

 

 

 ▶화가 김원실

LA,와 한국에서 9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1991년부터 이탈리아, 일본, 독일, 타일랜드, 프랑스, 뉴욕 등에서 열린 주요 그룹전에 참가.

성신여대 미대, 미술대학원 졸업.

남가주 한인미술가협회 회장, 남가주 한인가톨릭미술가협회 회장, LA Artcore 이사 등 역임.

Gallery Western, Rheeway gallerie에서 큐레이터로 활동.

현재, 로스앤젤레스 미술가협회 회원, SoLA Contemporary 이사로 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