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히말라야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에베레스트 상업 등반의 심각한 현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4~5월 하계 등반이 시작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수백 개의 텐트가 생겨나 하나의 타운을 이룬다.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등반가와 포터, 셰르파 등 네팔 현지인을 합쳐 천여 명이 상주한다. 그곳에는 임시병원은 물론 빵집, 술을 마시는 바와 영화를 볼 수 있는 대형 텐트까지 설치되고 마약까지 공공연히 거래된다는 게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이러한 편의시설과 서비스는 2개월간 반짝하고 원정대들이 떠나면 사라진다. 그리고 남는 것은 엄청난 양의 쓰레기다. 비단 에베레스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제2위 봉 K2(8611m)에서 어느 등반가가 찍은 사진에는 등반로와 캠프 곳곳에 텐트, 산소통, 침낭, 개스통, 매트리스 등 각 원정대에서 하산하면서 회수해가지 않은 물품들이 널려있고 크레바스 사이에 쓰레기를 던져 넣기도 하고 심지어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용변을 보면서 인근 식수원의 오염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네팔 정부와 민간기구들이 쓰레기 수거 정책을 나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미미하다. 

   문제는 네팔 정부의 무분별한 입산 허가 남발이다. 1970년대까지는 한 봉우리에 한 팀, 또는 한 시즌에 한 팀에만 입산 허가를 내주었다. 1977년 고상돈 대원이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당시 원정대는 입산 허가를 받는 데 7년이 걸렸고 당시 베이스캠프에는 한국원정대 한 팀만 있었다. 이후 1990년대부터 원정대 숫자 규제가 없어지며 문제의 근원이 시작된다. 가난한 네팔 정부의 히말라야 등반 허가와 관련된 관광 수입은 절대적이다. 원정대 5명 기준으로 입산료만 7만 달러를 내야 하며 각종 식량과 장비구입, 셰르파와 포터 고용 비용 등, 대략 20~30 만 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네팔인들의 월평균 수입이 100~15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원정대에 고용된 셰르파들의 한 시즌 5~6,000달러의 수입은 그들에겐 상상 이상이다. 이러한 시대상을 풍자해 이런 말까지 나왔다. 네팔에는 세 가지 종교가 있는데 그 첫째가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힌두이즘( Hinduism 힌두교). 둘째가 부디즘(Buddhism 불교), 셋째가 근래에 탄생해 가장 강력한 믿음을 갖게 한 투어리즘(Tourism 관광산업) 이란다. 그 투어리즘이 히말라야를 병들게 하고 있다.

    스트로베리픽은 엔젤리스 국유림의 여러 등산로 중 왕복 7.5 마일의 짧은 코스지만 초반부 편안한 등산로와 후반부 급경사 봉우리를 몇 개 넘는 거친 등산로가 이어져 진취적인 산행을 즐기는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2008년 발생한 엔젤레스 국유림 대형 산불로 4년여 폐쇄되었다가 다시 개방했을 때 하루의 산행을 접고 본 산악회 대원 모두 땀 흘리며 등산로를 보수, 정비했던 것이 벌써 10년 전, 번듯한 등산로에 뿌듯함과 함께 추억과 의미를 부여해 우리들만의 애칭으로 밸리 산악회 트레일이라고 부른다. Red Box 파킹장에서 길을 건너면 표지판과 함께 숲길 등산로가 이어진다. 편안하고 완만한 등산로로 기분 좋게 걷기 한시간여, 2. 3마일 지점 새들에 서면 익숙한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마운틴윌슨과 산 가브리엘픽. 오른쪽으로 안테나가 솟아있는 디스 어포인먼트를 확인하고 갈라지는 길에서 왼쪽 스트로베리픽 방향으로 들어서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좁고 가파른 직진 등산로를 힘겹게 오르기 시작한다. 양쪽의 낮은 잡목들 사잇길로 가쁜 숨 내뱉으며 스틱을 밀어 올리다 겨우 봉우리에 올라서면 능선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봉우리들이 눈앞에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4개였던가 5개였던가, 고행의 끝에서 기어코 만나게 된 정상. 다운타운과 산타모니카 해안 멀리 카타리나섬까지의 멋진 전망에 눈은 감사하면서, 몸은 가라앉고 마음은 가득 채워진다.

왕복; 7.5 마일.  높이; 6165 ft.   등반고도; 1720 ft.  난이도; 3 (최고 5) . 등급;  4 (최고 5) 가는길; 118 (E)- 210(E)- 2Hwy (N)- 15분 정도 Drive 하면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Switzer Picnic을 지나 8분 정도가면 오른쪽 Red Box 파킹장.<*>

 

스트로베리픽_1.jpg

 

스트로베리픽_2.jpg

 

 

  1. 추억의 봄 소풍 속에서 Switzer Picnic 꽁갈 파티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최근,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나누던 한국의 고교 친구에게서 슬픈 소식을 들었다. 근황이 궁금했던 한 선배의 안부를 물었더니 2023년 이맘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활동적이던 양반이 어쩌다가? 안타까워하는 필자에게 친구가 전한 사연인즉...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2. 채널 아일랜드 산타크루즈 - <밸리산악회>김 찬 호 대원-

    섬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번잡한 도심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일탈감을 주는 자유로움이 아닐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소설의 내용은 잊었어도 그 제목은 지금도 강렬히 기억한다. 삶이 ...
    Date2024.05.01 ByValley_News
    Read More
  3. 존 뮤어 트레일(JMT) - <밸리산악회>김찬호-

    세계 3대 트레일을 꼽으면 많이 거론되는 곳이 있다. 캐나다의 웨스트코스트 트레일,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미서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존 뮤어 트레일이 그것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민자로 탐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존 뮤어(1838~1914)는 그...
    Date2022.09.27 ByValley_News
    Read More
  4. 아름다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Mt. Baldy 겨울 눈 산행-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키 155cm의 자그마한 키와 체격, 장바구니 들고 시장에서 만나도 그냥 스쳐 지나갈,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할머니. 그러나 그녀의 경력과 내공은 참으로 비범하다. 한국 여성 산악인 송귀화 씨가 2023년 12월 25일 남극 최고봉 “빈슨 매시프"(4,892m)를...
    Date2024.03.01 ByValley_News
    Read More
  5. 숲과 암벽의 조화가 만든 운치있는 계곡. Millard Canyon - <밸리산악회>김찬호-

    매년 천여 명의 등반객이 찾는 에베레스트 산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등반 성수기에는 30여 개의 그룹이 5,300m 베이스캠프에서 두 달 정도 머무는 데 그들이 쓰고 버린 각종 식량의 포장지와 플라스틱 물병, 찢어진 텐트와 산소통 같은 등산 장비와 ...
    Date2020.08.25 ByValley_News
    Read More
  6. 산타모니카 백본트레일-<밸리산악회>김찬호-

    미대륙을 종단하는 3대 장거리 트레일인 서부의 PCT(2650마일), 중부의 AT(2181마일), 동부의 CDT(3100마일)를 모두 완주한 초인적인 6명의 한국인 트리플크라우너. 그들의 후일담을 들어보면 한국에선 경험하지 못한, 미국만의 감동적인 선진 하이킹 문화체험...
    Date2022.01.06 ByValley_News
    Read More
  7. 바다 안개와 물든 계곡에서 만나는 가을 Mishe Mokwa Trail -김찬호 <밸리산악회>대원 -

    평소 시청률이 꽤 높은 TV 건강프로그램이 어느 날 걷기와 등산을 주제로 방송을 했는데 시청률이 곤두박질쳤단다. 이상했다. 간판프로의 시청률이 바닥을? 하지만 바로 답을 얻었다. 그동안 녹용, 가시오가피, 차가버섯 등 몸에 좋다는 먹거리방송으로 쉽게 ...
    Date2020.10.31 ByValley_News
    Read More
  8. 깊은 계곡, 푸른 바다, 그리고 비상 Santa Yenez Canyon, Eagle Rock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요절한 가수 김광석의 노래 중에“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가 있다. 정감있는 곡과 애잔한 가사로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명곡이다. 근데 이 노래가사를 뜯어보면 나이 60에 인생이 허무하게 끝나는 것 같아 마음이 언짢았는데, 이 노래의 작곡...
    Date2020.11.23 ByValley_News
    Read More
  9. 그 바람 또한 그대로였다 Mt. Waterman -<밸리산악회>김 찬 호 대원-

    살아있는 전설, 이탈리아의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가 1978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정한 이후, 무산소 여부는 산악인들의 등반을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로 자리매김했다. 고산 등반 최대의 난적인 산소 결핍은 기구를 통해 해결하면 ...
    Date2021.06.23 ByValley_News
    Read More
  10. 고산준령의 웅혼함 Mt, Baldy West Route -<밸리산악회> 김찬호대원-

    해발 8000m의 세계. 그곳은 죽음의 지대라 불린다. 산소가 지상의 ⅓로 한걸음 내딛으려면 두세 번은 숨을 몰아쉬어야 한다. 1953년 낭가파르바트(8126m)를 단독 초등한 “헤르만 불"은 하산이 늦어져 8000m 지점에서 벼랑에 기대어 밤을 새고 난 뒤, 28...
    Date2021.01.04 ByValley_News
    Read More
  11. 계곡 물소리에 온전히 나를씻고 Millard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한국에 한창 유행 중인 레저 문화 중에 "글램핑"이 있다.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일반적인 캠핑에 필요한 침낭, 텐트, 매트리스, 조리 기구 등을 구입하지 않고, 무겁게 운반할 필요 없이, 자연 속으로 가지 않고도 도심 가까운 ...
    Date2024.04.03 ByValley_News
    Read More
  12. Strawberry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히말라야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에베레스트 상업 등반의 심각한 현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4~5월 하계 등반이 시작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수백 개의 텐트가 생겨나 하나의 타운을 이룬다.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등...
    Date2022.12.01 ByValley_News
    Read More
  13. Sanjacint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출 생 시 탯줄이 목을 감아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성마비와 전신마비를 갖게 된 '릭 호이트' . 병원에서는 보호시설에 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아버지‘릭 호이트'는 아빠와 눈 맞추던 아기의 초롱한 눈빛을 보고 집에서 키우기로 결...
    Date2023.06.29 ByValley_News
    Read More
  14. San Gorgonio Dry Lake -<밸리산악회>김찬호-

    에베레스트에는 정상을 향한 등반 루트가 20개가량 된다. 히말라야 고봉들의 전체 등반 루트역시 셀 수 조차 없이 많은 건 당연한데 그 많은 루트 중, 에베레스트 남서벽, 로체 남벽, 안나푸르나 남벽, 이 세 곳이 가장 어려운 3대 난벽이라고 불리운다. 그 중...
    Date2022.06.02 ByValley_News
    Read More
  15. Placerita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설악산 대청봉도 못 오른 채 에베레스트, 북극을 먼저 갔고 그래서 언젠간 겨울 설악산 폭풍 설 속에서 슬리핑백을 뒤집어쓰고 비박을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 한 게 한으로 남았다는 재미있는 비유로 듣는 이들을 즐겁게 했던, 전 대한 산악연맹 회장이자, ...
    Date2023.12.29 ByValley_News
    Read More
  16. Ontari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대원-

    오랫동안 이 칼럼을 쓰며 찾아본 산악인, 탐험가 중 유독 마음이 끌리는 한 남자가 있다. 금세기의 걸출한 모험가를 꼽는다면 빠지지 않는 인물, 타고난 방랑가이자 모험가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바로 그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메이지대...
    Date2023.08.31 ByValley_News
    Read More
  17. Oakwilde Campground via Gabrielino Trail -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LA에 거주하는 아마추어 산악인 76세의 김명준 씨. 연세대를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하다 서른한 살에 미국으로 이민, 갖은 고생 끝에 의류 사업가로 크게 성공한다. 여기까지가 인생 1막이라면 50세가 넘어 시작한 인생 2막은 모험과 도전으로 점철된다. 사업...
    Date2023.07.28 ByValley_News
    Read More
  18. Mt. Pinos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치명적인 사고를 겪고도 다시 산을 오르는, 등산 병에 빠진 이들의 사고회로는 정말 불가사의다.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씨(55세). 1991년 북미 최고봉 맥킨리 등정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하고 죽음 직전에서 구조되나 동상으로 10개 손가락을 모두 잃는다. 귀...
    Date2021.08.26 ByValley_News
    Read More
  19. Mt. Pinos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현재 지구최강 등반가는 누구일까. 같은 환경, 같은 조건에서 산을 오른다면 가장 먼저 8,000m 정상에 오를 사람은 누구일까. 진부하고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지만 2023년 현재 기준으로는 네팔의 ‘사누 셰르파’(48) 가 손꼽힌다. 그...
    Date2023.10.02 ByValley_News
    Read More
  20. Mt. Lukens -<밸리산악회> 김찬호-

    산악 기록에 공신력 있는 국제 연구진의 2022년 한 연구발표가 세계 산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히말라야 14좌를 정확히 완등한 사람은 단 3명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14좌 완등자는 한국인 8명 포함, 총 52명이다. 이 ...
    Date2023.03.29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