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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세 여성이 이상하게 외음부에 두드러기같이 뭐가 나고 가려워서 창피스럽지만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나이 들어서 무슨 산부인과에 가냐고 친구들이 핀잔을 주어서 더 민망하다고 하면서 얘기를 꺼냈습니다. 정기검진은 젊어서 애 낳고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환갑을 한참이나 지난 이 나이에 무슨 산부인과를 가겠냐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보통 사람들은 안 간다고 오히려 반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정기검진을 시작하면서 보았더니 외음부 피부 색깔도 빨갛게 변해있고 두드러기같이 뭐가 많이 각질화되어 돌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궤양이 있었습니다. 

   일단은 이분이 당뇨병도 있고 해서 곰팡이균 감염의 위험도가 높은 경우라서 항염제와 항곰팡이 균이 섞인 크림을 처방했습니다. 그리고 병이 호전되지 않으면 피부과에서 조직검사를 빨리 해야 한다고 다짐받았습니다. 일주일후에 검사하니까 가려움증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무리 봐도 수상하여서 피부과로 보내 드렸습니다.

   며칠 후 조직검사 결과는 유방외 파젯씨 병이었습니다. 이병은 아주 드문 외음부암입니다. 치료하지 않고 기다리면, 번지고 사망하는 암입니다. 그래도 이분은 병이 시작하자마자 오셔서 수술하고 약을 쓰면 나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파젯씨 병이라는 이 암은 여러형태로 나타나는데, 타는듯한 느낌, 통증, 출혈 등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헬페스나 외음부 염증으로 오진이 되어서 잘못 치료되거나 방치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을 쓰고 바로 낫지 않으면 이런 희귀한 파젯씨 병이나 다른 외음부암의 여부를  조직검사 하여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병들은 폐경 이후에 생기는데 그 이유는 확실치가 않습니다. 파제트병이라고도하는 이병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경계가 명확한 붉은 색 습진같이 생기는데 상피 내 악성종양의 한 종류입니다. 

   유두나 유륜에 발생하는 유방 파제트병(Mammary paget’s disease)와 회음부, 겨드랑이, 앞가슴 부위, 팔, 손가락 등에 발생하는 유방 외 파제트병(Extramammary paget’s disease)로 나누어집니다. 

   외음부 파제트병은 전체 외음부 종양의 약 1% 이하이고, 주로 폐경 후에 발견됩니다. 대부분 천천히 진행된다고 하는데, 수년간 국소적으로 남아있기도 하고 번지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소화기나 비뇨생식기, 즉 직장이나 방광으로 암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치료는 광범위한 국소 절제술이 있고, 또 imiquimod라는 약물치료를 할 수도 있는데, 약물치료는 20주라는 오랜 기간 동안 매일 발라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정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외음부질환, 또 누구에게 찾아가야 할지 모르고, 나이 들어서 창피하다는 생각만 가지게 되면 병을 방치하고 큰 사건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게 사망의 이유가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나이 들어서 산부인과 갈 이유가 없다는 말들을 듣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암 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자동차도 오래되면 고장이 나듯이, 사실 나이 들면서 여러 가지 병이 생기고, 또 젊은이들 보다 암의 확률도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더욱더 신경 써서 꼭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암을 이기는 방법은 조기진단이기 때문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외음부 질환도 오늘 오신 환자분같이 암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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