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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생 시 탯줄이 목을 감아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성마비와 전신마비를 갖게 된 '릭 호이트' . 병원에서는 보호시설에 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아버지‘릭 호이트'는 아빠와 눈 맞추던 아기의 초롱한 눈빛을 보고 집에서 키우기로 결심한다. 혼자서는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릭을 위해 마련한 특수컴퓨터 장치 없이는 의사 표현을 할 수도 없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던 릭은 15살 때 아버지에게, 장애인 돕기 5마일 자선 달리기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때까지 달리기를 해본 적이 없던 아버지는 기꺼이 휠체어를 밀며 달리기로 결심한다. 그 대회에서 부자는 끝에서 두 번째로 완주했지만, 이것이“팀 호이트"   의 시작이 된다. 달릴 때만은 아무 장애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달리기를 멈출 수 없었다. 나아가 그는 수영 연습과 자전거 훈련을 하고 철인3종경기까지 도전한다. 그들의 이름을 딴‘팀 호이트”는 1977년부터 2016년까지 40년간 마라톤 72차례, 철인3종경기 257차례 등 총 1천130개 대회를 완주했고, 신청하면 누구나 참가하는 LA 마라톤대회와 달리 참가 자격이 엄격한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만 32차례 완주했다. 1992년에는 45일에 걸쳐 미국 대륙을 횡단{3800마일)하기도 했다. 세계 최강의 철인들 틈에서 아버지는 아들을 실은 고무배를 허리에 묶은 채 바다 수영을 했고, 아들이 앉은 특수의자를 장착한 자전거를 탔다. 첫 번째 완주에 16시간 넘게 걸렸던 마라톤 기록이 최고 2시간 41분까지 단축되었다. 아들 없이 출전한다면 놀라운 기록이 나올 거라는 주위 사람들 반응에‘릭이 아니라면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처음엔 불편한 시선으로 부자를 바라보던 많은 이들이 서서히 응원하기 시작했다. 자선재단“팀 호이트”의 회원이 점점 늘었고 2013년에는 보스턴마라톤 출발선 근처에 호이트 부자의 동상이 세워진다. 딕 호이트는 만 73세이던 2013년 보스턴마라톤을 끝으로 장거리대회 출전을 그만둘 생각이었으나 폭탄 테러 사건으로 대회가 중단되는 바람에 2014년 다시 출전, 7시간 37분의 기록으로 완주하며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오랜 지병인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들과 함께 달린 마라톤 덕분에 15년을 더 살 수 있었다는 심장 전문주치의 소견이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눈물겨운 결실로 사람들을 감동하게 한다. 아버지 딕 호이트는 2021년 3월17일 80세의 나이로 수면 중 영면하며 고단한 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아들 릭 호이트마저 지난 2023년 5월22일 향년 61세에 호흡기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와 아들이 부디 천국에서 만나, 휠체어 없이 자유롭게 함께 달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남가주에서 샌골고니오산(11502피트) 다음으로 높은 산하신토산은 팜스프링스의 명물인 Tram, 케이블카를 타고 짧은 시간에 고산의 풍광을 맛볼 수 있어 LA의 관광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Tram은 1963년 개통되었다고 하는데 천천히 회전하면서 올라가며 모하비 사막과 팜스프링의 시티 뷰 그리고 Chino Canyon의 아찔한 기암절벽의 장관 등이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이다. Tram Way Station(2643ft)에서 Mount Station (8516ft)까지 20분 만에 수직으로 상승하므로, 갑작스러운 기압 차로 인한 신체 적응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고산증약을 미리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anger Station에서 퍼밋을 받고 Sanjancito Peak 5.5마일 표지판을 따라 Round Valley Trail로 접어든다. 울창한 파인트리 숲과 곳곳에 편안하게 자리한 큰 바위들의 조화는 요세미티나 세코이아 국립공원의 웅장함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 존 뮤어가 극찬한 산하신토산의 환상적이며 수려한 경치는 수많은 LA 근교 산중에서 으뜸이 아닐까 한다. 고도 9,000피트부터 아직 많은 눈이 남아있어 눈길이 시작된다. 멋진 설산의 경치를 6월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 LA에선 참 귀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2 마일 쯤을 걷다 보면 Round Valley의 동화 속 케빈이 있는 캠핑장이 나온다. 여기서 좌측길을 따라 차츰 좁아지고 가팔라지는 스위치백 등산로로 숨 가쁘게 가다 보면 정상 1.8마일 남은 이정표를 만난다. 크램폰이 필요 없을 만큼 다져진 눈길이지만 10,000피트가 넘는 고도와 느려지는 발걸음에 시간은 예상을 벗어난다. 팜스프링 시티 뷰가 멀리 보이는 10,300피트 산허리 고갯길에서 걸음을 멈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적절한 시점에서 돌아서는 것도 지혜로움이라고 자위하며 하산길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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