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이가 길에서 노인을 만나자 물었다.
“저를 기억하세요?”
“아니”
“제가 학창 시절에 선생님의 제자였어요.”
“아~ 그럼 무슨 일 하고 있지?”
“저도 교사가 되었어요.”
“아하, 멋진데. 나처럼”
“예. 근데 사실 제가 교사가 된 것은 선생님 때문이었어요. 저도 선생님처럼 되고 싶었거든요.”
노인이 궁금해서 언제 선생이 되기로 결심했는지 묻자, 청년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
“어느 날 제 친구가 멋진 새 시계를 가지고 학교에 왔는데, 그 시계가 너무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시계를 제가 훔쳤어요.
잠시 후 그 친구가 시계를 잃어버렸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리자, 선생님이 시계를 훔친 사람은 빨리 돌려주라고 하셨어요.
저는 돌려주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어요.
그러자 선생님은 교실 문을 닫으시고 우리 모두 일어서서 둥그렇게 서라고 하셨고, 시계를 찾을 때까지 눈을 감고 있으라고 하셨어요.
우리는 선생님 말씀대로 서서 눈을 감았고, 선생님은 차례로 주머니를 뒤져 보시다가 제 주머니에서 시계를 찾아 꺼내셨는데...
아무 말씀도 안 하셨어요.
그리고 계속 나머지 학생들의 주머니를 다 뒤지시고 ‘시계를 찾았으니 이제 모두들 눈을 떠라’고 하셨어요.
누가 그 시계를 훔쳤는지 말씀하지 않으셨고, 제게도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어요.
선생님은 제 명예를 영원히 살려주셨고, 제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웠던 날이 그날이었어요. 바로 그날 저는 절대로 도둑질이나 나쁜 짓 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선생님은 시계 사건에 대해 한 말씀도 안 하셨고, 제게 한 마디 훈계도 하지 않으셨어요. 저는 선생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분명히 깨달았어요.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저는 진정한 교육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어요.
제가 말씀드린 사건 기억하시나요?”
선생님이 말했다.
“아, 시계사건, 기억하고 말고! 내가 모든 학생들 주머니를 뒤졌던 것도 기억해. 하지만 그 학생이 너였던 것은 몰랐어.
나도 눈을 감고 뒤졌거든~”
눈을 감고 시계를 찾은 스승의 깊고 참된 뜻은 훔친 학생이 누구인지, 자신은 물론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