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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대수! 한국 포크록의 대부이자 살아있는 록의 전설, 진정한 자유인, 한국 최초의 히피 가수……  

  한국의 청년문화가 싹트기 시작했던 70년대 초, 가수 한대수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히피의 본 고장인 뉴욕에서 기타 하나 둘러메고 온 한국 히피 청년이 던진 파장은 엄청났다.

  당시 한국의 젊은 포크 음악 가수들은 서양 노래 따라부르기에 바빴고, 기껏해야 외국곡을 번안하여 부르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정작 본토에서 온 한국 히피 청년은 자기가 만든 노래를 걸걸하고 투박하면서 깊은 목소리로 불러제꼈다. 그것도 토종 경상도 사투리로… 물 쫌 달라!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가자!고 격렬하게 토해냈다.   

  한대수는 한국 음악계에 큰 획을 그은 선도적 아티스트로 한국 대중음악사, 특히 1970년대의 한국 대중음악사를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음악인이다. 그의 음반 1집과 3집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대표곡이자 한국 포크음악의 명곡으로 꼽히는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로> <바람과 나> 등은 18세 때 만든 노래들이라고 한다. 그의 노래는 거칠고 정돈되지 않은 목소리로 불렀지만, 잘 들어보면 뭔가 모를 애환과 깊은 슬픔이 물씬 풍겨져 나온다. 그 바닥에는 한대수의 영화보다 더 슬프고 굴곡진 가족사가 깔려 있다.

  한대수는 상당한 명문 집안의 무녀독남 외아들로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1930년대 흔치 않았던 미국 유학생이었고, 연희전문(연세대학교) 초대 신학대학장과 대학원장을 겸임한 신학자였다. 아버지는 서울공대와 핵물리학의 명문 미국 아이비리그인 코넬대학을 졸업한 핵 물리학자였고,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였다.

  그런데, 어린 시절 아버지 한창석이 미국에서 실종되는 비극이 일어난다. 그 바람에 어린 한대수는 할아버지 아래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를 찾으러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교육을 받으면서 불우한 성장기를 보내게 된다. 한대수의 아버지 한창석은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실종 17년에 대해서는 끝내 말이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를 찾아 미국으로 간 후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히피가 되었다. 노래 계속하기 위해 나그네가 되기를 택한 것이다. 제대로 안주할 땅을 갖지 못한 정신적 유배자, 자유롭고 고독한 나그네의 혼이 뿜어내는 아름다운 노래를 계속 불러왔다. 아픔과 외로움을 이기려 노래를 만들고 부른 것이다. 그러니 노래가 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대수는 개성적 싱어송 라이터이면서 시인이자 사진작가, 수필가이기도 하다. 이런 폭넓은 관심이 그의 음악을 깊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처음에는 사진가였다. 뉴욕에서 사진 스튜디오 매니저였으며, 한국에서 가수, 작곡가로 생활할 때 노래들이 금지곡이 되자 사진을 찍어서 돈을 벌었다. 위기의 순간에 그를 먹여 살린 건 사진이었다. 뉴욕 사진학교를 졸업했고, 1970년 대한민국 국전 사진 부문에 입상한 경력도 있고, <삶이라는 고통> 등 사진집도 여러 권 발간했다.

  <바람과 나> 같은 시적 울림과 철학적 깊이를 담은 노래를 18세 때 만들었다니, 과연 시인답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즐긴 그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셸리의 <서풍에 바치는 송가>를 읽고 바람 같은 자유로운 삶을 꿈꿨다고 한다. <바람과 나>의 노랫말은 그렇게 탄생했다. 

  자작곡만을 부르는 가수 김민기도 <바람과 나>를 불러, 음반에 담았다. 

  한대수의 노래는 자유에 목말라 있던 당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큰 충격과 함께 반향을 일으켰고, 그 때문에‘체제전복적 음악’이라는 낙인이 찍혀 모든 곡이 금지곡으로 묶였다. 

  1974년 발표된 1집에 수록된 <물 좀 주소>는 물고문을 연상시킨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고, 이듬해에 발매한 2집 <고무신>은 전곡이 체제 전복을 꾀한다는 이유로 전량이 정부에 의해 회수되었으며 심지어 마스터 테이프마저 압수해 갔다. 

  <행복의 나라로>는 한대수의 대표곡이자 한국 포크 음악 역사상 손에 꼽히는 명곡으로, 당시 포크가수라면 의례히 음반에 한 번 정도는 넣어서 불렀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군사정권 시절 금지곡으로 묶였다. 이유는‘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라는 가사 때문이었다. 군사정권이 근엄하게 말씀하셨다.

  “그럼 대한민국은 행복의 나라가 아니란 말이냐?”

  음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미국 뉴욕으로 다시 건너갔으며, 사진가로 일하면서 시 쓰고 사진 찍고 작곡을 하며 지냈다. 그 뒤로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늦게 얻은 딸 양호의 교육을 위해 뉴욕에 살며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양호가 20살 될 때까지 사는 것이 목표라고…

  한 대수의 노래는 지금도 유효하다. 타는 목마름을 부는 바람으로 달래고 행복의 나라로 가고 싶은 희망은 여전히 간절하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지금도 가슴을 울린다.

 

 

   <바람과 나>

 

                         한대수 작사, 작곡

 

끝 끝없는 바람

저 험한 산 위로 나뭇잎 사이 불어 가는

아 자유의 바람

저 언덕 위로 물결같이 춤추던 님

무명(無名) 무실(無實) 무감(無感)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 볼래, 지녀 볼래

 

물결 건너편에

황혼에 젖은 산 끝보다도 아름다운

아 나의 님 바람

뭇 느낌 없이 진행하는 시간 따라

무명(無名) 무실(無實) 무감(無感)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 볼래 지녀 볼래

 

 

 

   <행복의 나라로>

 

                           한대수 작사, 작곡

 

장막을 걷어라

나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더 보자

창문을 열어라

춤추는 산들바람을 한번 또 느껴보자

 

가벼운 풀밭 위로 나를 걷게 해주세

봄과 새들의 소리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 줘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접어드는 초저녁

누워 공상에 들어 생각에 도취했소

벽의 작은 창가로

흘러드는 산뜻한 노는 아이들 소리

 

아아 나는 살겠소 태양만 비친다면

밤과 하늘과 바람 안에서

비와 천둥의 소리 이겨 춤을 추겠네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고개 숙인 그대여

눈을 떠 보세 귀도 또 기울이세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 찾을 수 없이 밤과 낮 구별 없이

 

고개 들고서 오세 손에 손을 잡고서

청춘과 유혹의 뒷장 넘기며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한대수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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