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얼마 전에 화가는 문득 어머니를 그렸다. 이미 45년 전에 세상 떠나신 어머니를 그림으로 살려냈다. 그리면서 울었다, 어머니 보고 싶어요, 너무나…

  어머니 그리며 울지 않는 화가는 화가가 아니다.

 

  <1>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보면

  가난한 새들은 노래 부르고

  살랑살랑 바람이 속삭이는 말은

  가슴 출렁이는 어머니 얼굴

 

  아, 오늘밤 꿈길에도 어머니 만나

  굽이굽이 꿈 이야기 다시 듣고 싶네

 

  <2> 

  막막한 한 세상 선인장꽃 피어

  메마른 무지개 얼핏 걸리고

  모래바람 가운데 피어오르는  

  구름처럼 흘러온 어머니의 꿈

 

  아, 오늘밤 꿈길에도 어머니 만나

  출렁출렁 꿈 이야기 또 듣고 싶네

 

  <3>

  저녁에 살며시 노을을 보면

  어둠을 가르는 희망 같은 것 

  뉘엿뉘엿 저무는 내리막길에

  내 가슴 한가득 어머니 사랑

 

  아, 오늘밤 꿈길에도 어머니 만나

  오래오래 꿈 이야기 자꾸 듣고 싶네.

 

  평생 소련에 살면서도 한 시도 한국인임을 잊은 적 없다는 화가는

  어머니 생각하며

  힘겹게 뒤틀린 소나무 그리고… 

 

 

변월룡 어머니.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