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이 글은 한겨레신문 조현 종교전문기자의 기사를 간추린 것입니다. <편집자>

 

  성녀 테레사 수녀(1910~97)는 동유럽의 세르비아에서 태어나 18살에 수녀회에 입회한데 이어 1930년 인도의 빈민가로 파견돼 버려진 채 죽어가던 사람들을 돌봤다. 테레사 수녀는‘인도인’이 아니다. 하지만 인도의 권위지가 인도인 5만명을 대상으로, 간디를 제외하고‘역대 위대한 인도인이 누구냐’고 물은 설문조사에서‘가장 위대한 인도인’으로 꼽혔다.

  엘리제 셰핑(1880~1934)은 독일에서 태어나 9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간호학교를 나와 간호사로 지내던 중 개신교에 투신해 테레사 수녀보다 18년 앞선 1912년 3월 조선 선교사로 파견됐다.

  그는 최초의 여자 신학교인 이일학교(한일장신대 전신)와 여성운동의 산실인 부인조력회와 조선여성절제회, 조선간호부회(대한간호협회 전신), 여전도회연합회 등을 창설해 이 땅의 여성운동과 간호계, 개신교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런 업적들만으로 그를 제대로 알긴 어렵다.

 

  그는 전라도 일대의 나환우들과 걸인들을 돌보고 고아들을 자식 삼아 한집에서 살다가 이 땅에서 병들어 생을 마쳤고, 자신의 주검마저 송두리째 병원에 기증하고 떠났다. 광주시에서 최초로 시민사회장으로 거행된 그의 장례식엔 수많은 나환우와 걸인들이 상여를 메고 뒤따르면서“어머니!”라 부르며 애도했다.

  하지만 테레사 수녀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엘리제 셰핑도, 그의 한국명 서서평도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서서평이 활동했던 광주, 전남은 1930년 45만가구 220만 인구 가운데 굶주리는 인구가 무려 88만명, 걸인이 11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서서평은 1년 가운데 100일 정도 나귀를 타고 전라남북도와 제주도까지 전도여행을 다니며 병자들을 돌보고 여성들을 교육시켰다. 

  서서평의 당시 일기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한달간 500명의 여성을 만났는데, 하나도 성한 사람이 없이 굶주리고 있거나 병들어 앓고 있거나 소박을 맞아 쫓겨나거나 다른 고통을 앓고 있었다”  

  서서평은 당시 이름조차 없이 큰년이, 작은년이, 개똥 어멈 등으로 불리던 조선 여성들에게 일일이 이름을 지어 불러주고, 자존감을 살리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이 세운 이일학교 여학생들과 함께 농촌으로 가서 매년 3만~4만여명의 여성들을 교육시켜 존중받을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일깨웠다.

 

  그는 한 나환우가 역시 나환우였던 아내가 죽자 병든 자신이 더이상 키울 수 없어 버리려던 아이를 데려다 양아들로 삼은 것을 비롯해 버려진 아이 14명을 양아들, 양딸로 삼았다. 소박맞거나 오갈 데도 없는 미망인 38명도 데려와 한집에서 함께 살았다.

 

  1926년 이 땅의 한 매체는 서서평 인터뷰 기사에서 그를“사랑스럽지 못한 자를 사랑스러운 존재로 만들고, 거칠고 깨진 존재를 유익하고 아름다움을 지닌 그리스도인으로서 단련된 생명체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서서평의 열정”이라고 썼다.

  서서평이 별세하자 선교사 동료들은 그를‘한국의 메리 슬레서’라고 추모했다. 메리 슬레서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로 가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다 숨져 아프리카 아이들의 어머니로 추앙된 인물이다.

  또 1930년대 미국 장로회는 전세계에 파견된 수많은 선교사 가운데 한국 파견 선교사로는 유일하게 서서평을‘가장 위대한 선교사 7인’으로 선정했다.

  서평의 부음을 듣고 그의 집에 달려간 벗들은 그의 침대맡에 걸려 있던 좌우명을 보았다.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

    (NOT SUCCESS, BUT SERVICE)

 

   <덧붙이는 말>

  서서평 선교사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이들에게는 그의 내한 100돌을 맞아 지난 2012년 발간된 두 권의 평전을 권한다.

  양창삼(전 한양대 경영대학원장) 지음 <조선을 섬긴 행복-서서평의 사랑과 인생>

  양국조(한인세계선교협의회 부의장) 지음 <바보야,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야-엘리제 쉐핑 이야기> <*>

 

서서평 선교사.jpg

 

서서평1.png

 


  1. 고흐의 낡은 구두 -그림: 반 고흐 시: 장소현-

    고흐의 낡은 구두 젊은 시절 목회자 꿈 꺾인 슬픈 고흐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엎드려 기도하며 그림을 거룩하게 섬기는 마음 가난한 그림쟁이 그림은 어쩌면 종교일까 그림이 거룩한 영성 담을 수 있다면 천 마디 설교보다 진한 그림 마침내 그림은 기도...
    Date2024.12.01 ByValley_News
    Read More
  2. No Image

    <좋은 시감상>괜찮아

    -시: 한 강 (1970∼)-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
    Date2024.12.01 ByValley_News
    Read More
  3. 곽설리 연작 소설집<처제집 인간풍경> -최정임, <책 읽는 여자> 저자

    한여름 밤 꿈에서 깨어나는 이상한 몽환에 사로잡힌 소설을 읽었다. <처제집 인간풍경> 제목이 기발한 발상이다, 처용과 제우스의 집, 디아스포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제목이 아닐까.? 식당 겸 막걸리를 파는 서민적 선술집 같은 곳이지만 문화 예술인들과 지...
    Date2024.11.10 ByValley_News
    Read More
  4. No Image

    두고두고 후회스런 일 _ 이진용 수필가

    칠십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후회스러운 일이 두 가지 있다. 오십이 넘을 때까지 담배를 피운 일과 술을 많이 마신 일이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고 했던가. 사춘기 때부터 어른들 몰래 피우기 시작한 담배. 한창 젊었을 때는 하루에 세...
    Date2024.11.10 ByValley_News
    Read More
  5. 밸리야, 고맙다 -<김영강 소설가>

    밸리에 터전을 잡은 지가 근 50년이 되어간다. 그것도 같은 집에서 그렇게 오래도록 살았다. 이 글을 쓰면서 ‘왜 일까?’하고 처음으로 생각을 해봤다. 특별한 이유는 물론 없다. 현실 따라, 세월의 물결에 흘러, 흘러왔다고나 할까? 그렁저렁 그...
    Date2024.09.29 ByValley_News
    Read More
  6. <노래의 추억>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면> 박인환 작사, 이진섭 작곡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
    Date2024.08.31 ByValley_News
    Read More
  7. No Image

    하하, 허허, 호호 웃으며 삽시다 -수필가 이진용-

    일소일소(一笑一少)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진다’는 지론이다. 과연 그럴까. 회의감을 많이 가졌다. 황 여인을 체육관에서 처음 보았을 때 아무 때나 배시시 웃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약간은 실성한 사람이라고 착각했다. 그녀는 미국에 이민 ...
    Date2024.08.31 ByValley_News
    Read More
  8. No Image

    <생각의 글> 한 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

    그리스 시라쿠라 거리에는 괴상하기 짝이 없는 동상이 하나 있는데 그 동상 아래에는... *우리들 인생에서 돌아오지 않는 것이 네 가지가 있답니다. -첫째는 입 밖으로 나온 말, -둘째는 시위를 떠난 화살이며, -셋째는 흘러간 세월,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
    Date2024.08.31 ByValley_News
    Read More
  9. <가신 이의 발자취> 한국 공산주의 연구로 [북한학] 개척한 서대숙 박사 2주기

    남북관계가 껄끄럽고 불안할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한반도의 북한과 공산주의 연구 대가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 석학 서대숙(徐大肅) 박사다. 9월13일은 서대숙 박사 2주기가 되는 날이다. 고인은 지난 2022년 9월13일 오전 9시30분, 향년 91세로 별세...
    Date2024.08.31 ByValley_News
    Read More
  10. <감동의 글>‘한국판 테레사’서서평(엘리제 셰핑)

    이 글은 한겨레신문 조현 종교전문기자의 기사를 간추린 것입니다. <편집자> 성녀 테레사 수녀(1910~97)는 동유럽의 세르비아에서 태어나 18살에 수녀회에 입회한데 이어 1930년 인도의 빈민가로 파견돼 버려진 채 죽어가던 사람들을 돌봤다. 테레사 수녀는&l...
    Date2024.07.31 ByValley_News
    Read More
  11. <아름다운 사람>‘아침이슬’ 김민기 별세

    ‘아름다운 사람’김민기가 이 세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리고 새벽마다‘아침이슬’이 되어 찾아온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태어나 2024년 7월21일까지 73년간 그의 삶은 늘 순수하고 아름답고 뜨거웠고, 부끄러움을 ...
    Date2024.07.31 ByValley_News
    Read More
  12. <통계로 본 한국> 한국인 평균 IQ 세계 5위, 1위는 일본, 미국은 77위

    한국사람 참 똑똑하다고 감탄하는 일이 많다. 한국인의 평균 지능지수(IQ)가 세계 5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위는 일본이 차지했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일본 (112.30) 2위 헝가리 (111.28) 3위 대만 (111.20) 4위 이탈리아 (110.82) 5위 한국 (110.8...
    Date2024.07.31 ByValley_News
    Read More
  13. <통계로 본 한국> 한국인 평균 IQ 세계 5위, 1위는 일본, 미국은 77위

    한국사람 참 똑똑하다고 감탄하는 일이 많다. 한국인의 평균 지능지수(IQ)가 세계 5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위는 일본이 차지했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일본 (112.30) 2위 헝가리 (111.28) 3위 대만 (111.20) 4위 이탈리아 (110.82) 5위 한국 (110.8...
    Date2024.07.31 ByValley_News
    Read More
  14. <노래의 추억>한국 재즈의 대모 박성연이 부른 마지막 노래 <바람이 부네요>

    바람이 부네요 임인건 작사, 작곡 바람이 부네요 춥진 않은가요 밤 깊어 문득 그대 얼굴이 떠올라 가슴 뛴 그대 미소 떨리던 그 목소리 많은 상처에 얼어붙은 내 마음 감쌌던 산다는 건 신비한 축복 분명한 이유가 있어 세상엔 필요 없는 사람은 없어 모두 마...
    Date2024.07.31 ByValley_News
    Read More
  15. <독자 글마당>뜬 구름 잡기 -수필가 이진용-

    얼마전에 운전 중 세븐 일레븐 앞에 줄을 길게 선 무리를 보았다. 당첨금이 10억 달러가 넘는 복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행렬이었다. 당첨만 된다면 대대손손 부자로 살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이니 만사를 제쳐두고 구입하려는 열기로 미국 ...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16. No Image

    <감동의 글> 행복의 비밀은?

    인터넷에서 옮겨온 글 한 소녀가 산길을 걷다가 나비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버둥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소녀는 가시덤불을 제치고 들어가 거미줄에 걸려있는 나비를 구해주었습니다. 나비는 춤을 추듯 훨훨 날아갔지만, 소녀의 팔과 다리는 가시에 찔려 ...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17. <삶의 글>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의 시

    100세 시대가 열리면서 ‘잘 늙기’가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활기차고 아름다운 노년을 꿈꾸는 이들에게 할머니 시인으로 유명했던 시바타(柴田) 도요(1911-2013)의 시는 큰 자극과 용기가 된다. 시바타 도요는 주방장이었던 남편과 사별 후 아...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18. <노래의 추억>100살 된 첫 창작동요 <반달>

    반 달 윤극영 작사, 작곡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그루 토끼 한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추이는건 새별이 등대란다 길을...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19. <밸리문인 글마당>풀지 않는 숙제 -국화 리-

    -'철조망 바이러스’를 읽고- 바이러스가 지구를 휩쓰는 위력을 간파한 작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시선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고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장소현 작가는 2021년에 <철조망 바이러스>라는 작품으로 특종 바이러스를 소개했습니다. 본적이 ...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20. <노래의 추억>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부모님 생각에 콧날이 시큰해진다는 사람이 많다 한국의 블루스 가수 김목경(1957년~)이 작사, 작곡한 이 노래는, 제목대로 어느 60대 노부부가 자신들의 인생을 회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목경은 이 ...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