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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관계가 껄끄럽고 불안할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한반도의 북한과 공산주의 연구 대가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 석학 서대숙(徐大肅) 박사다.

   9월13일은 서대숙 박사 2주기가 되는 날이다. 고인은 지난 2022년 9월13일 오전 9시30분,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서대숙 박사는 북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시작은 호기심이었어요. 이승만 정권의‘김일성 가짜설’을 비롯해‘북한’이란 단어조차 금기가 되는 것을 보면서 객관적 사실을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컸어요. 학문의 목적은 진실 추구이고, 학자는 목을 내놓더라도 진실과 소신을 지켜야 합니다.”

   고인은 1세대 북한 공산주의 운동 연구자로 ‘김일성 가짜설’을 논박한 것을 비롯해, 많은 저서와 연구논문을 통해 북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북한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또한, 후진들의 연구를 위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자신이 연구하고 집필한 독립운동 관련 논문과 책자 등 자료 3700여점을 독립기념관에 기증해 <서대숙 문고>를 만들었다.

   이어서 한신대에는 북한 관련 자료 7000여점을 기증하여 <서대숙 통일역사문화자료실>에 보관했다. 한신대 기증본은 북한 관련 자료를 비롯해, 그가 직접 작성한 연구 카드와 파일까지 망라했다. 그 자료 목록에는 북한의 김일성 우상화 과정과 권력세습, 주체사상 형성과정, 공산화 과정 등 최근까지의 북한 정치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통일이 되면 북쪽 학자들도 찾아와 연구할만한 자료들이라는 평가를 받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북한에도 없는 희귀자료들도 적지 않다.

   한신대 측은“서 박사의 기증품 가운데 북한 사회의 변화, 북한의 생활사 연구에 유용한 자료들이 많아 통일 이후 역사, 사회, 문화 통합을 위한 정책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서 교수의 저작물 대부분이 영문이어서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서대숙 박사는 기증의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내 방식을 따라서 연구하라는 뜻은 전혀 아니예요. 다만, 이 분야를 연구하는 후학들이 계속 더 나와서 통일의 그 날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고인은 1931년 만주 룽정(龍井)에서 기독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1952년 미국으로 유학 와서 텍사스 기독교 대학, 인디애너 대학을 거쳐 컬럼비아 대학에서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1967년 박사학위 논문 <조선공산주의운동사>에서 가짜설이 나돌던 김일성의 항일 무장투쟁 경력을 학문적으로 논증한 동시에, 날조 미화된 김일성의 독립운동 또한 지적하여, 학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후, 휴스턴대학 교수를 거쳐, 오랫동안 하와이대학 정치학 교수와 하와이대학 한국학연구소 소장으로 봉직하면서, 북한 공산주의 연구에 몰두하여 한국과 북한의 현대사 및 정치와 관련한 많은 저서를 남겼다.

   하와이대 은퇴 후에는 서울대학 초빙교수, 중국 연변대학 명예교수, 일본 게이오대학 초빙교수, 연세대학교 용재 석좌교수, UCLA 초빙교수로 세계적으로 후진 양성에 힘썼다.

   고인의 저서로는 <소비에트 한인 백년사>,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 <현대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과 김정일>, <한국과 러시아 관계: 평가와 전망>, <북한문헌연구: 문헌과 해제>, <간도 민족 독립운동의 지도자 김약연> 등이 있고, 수많은 영어 논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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