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 하지 않고 지는 해 함께 바라봐 줄 친구만 있다면 더 이상 다른 건 바랄 게 없어”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이 노래는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사다 마사시(佐田雅志)가 만든 곡에 양희은이 우리말 가사를 붙여 부른 것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 민간 문화교류의 좋은 모범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2006년에 발표된 <양희은 35주년 앨범>에 한국어 가사로 수록되었고, 일본에서는 일본말 가사와 한글 가사를 섞어서 양희은과 사다 마사시가 같이 부른 노래가 발표되었다. 

  두 사람은 1952년 동갑내기인데… 그 뒤로는 공동작업이 없어서 아쉽다.

  유튜브에서 금방 찾을 수 있으니 감상해보기 바란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정치 경제 외교적으로 갈등이 심각한 중에도, 문화 쪽에서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건전한 문화교류는 그동안 꾸준히 이어져왔다.

  2003년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으며 한류(韓流)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욘사마, 지우히메의 인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 대중문화 각 분야의 교류가 활발해졌다. 

  예를 들어, 배우 심은경 씨가 2020년 일본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영화 <신문기자>의 좋은 연기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런가하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영화 <브로커>를 감독하는 등의 한일 교류가 있었다.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한국 작품도 많았다. <하얀 거탑>이나 <베토벤 바이러스>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얼마 전에는 한국 청년을 주인공으로 한 일본의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했다.

  대중음악에서 한일교류는 더욱 역사가 깊다. 김연자나 계은숙 같은 가수들이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며 활동했고, 조용필이나 나훈아도 한 때 일본 무대를 겨냥해 일본 노래를 많이 불렀다. 물론 일본 가수들도 한국노래를 많이 불렀다. 대표적인 노래가 <돌아와요 부산항>으로 미소라 히바리를 비롯한 수많은 가수들이 경쟁적으로 불렀다.

  일본사람이 작곡한 노래를 한국가수가 불러 인기를 모은 예로는 나미가 부른 <슬픈 인연>이 가장 유명하고, <인생의 선물>도 그런 예 중의 하나다.

  최근에는 가수 박진영의 JYP 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일본인 신인 아이돌그룹 <니쥬>가 성공적으로 출발했고, 한국의 트로트 인기 열풍에 편승하여 일본의 엔카 가수들이 대거 한국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했다.

  이 노래를 만든 사다 마사시는 다재다능하고 좀 특이한 팔방미인이다. 500여곡에 이르는 히트곡을 만든 싱어송라이터이자, 방송진행자, 배우, 영화제작자 겸 감독이며, 소설가로 여러 편의 베스트셀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가 만든 노래는 감미롭고 애절한 사랑노래부터 전쟁이나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노래, 코믹송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고 다양하다.

  사다 마사시는 젊은 시절 영화를 제작하면서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한국돈으로 35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었고, 그 빚을 갚기 위해 4,300회가 넘는 개인 콘서트를 열어 마침내 다 갚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어려움 가운데도 젊은 시절에 샀던 무인도를 그대로 지켜냈다. 그 섬의 이름은 노래의 선(詩島)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도 간절하여, 해마다 8월초 나가사키에서 평화를 위한 무료 콘서트를 20년이나 계속하기도 했다. 나가사키는 사

 

      <인생의 선물>

 

    한국어 가사: 양희은 작사/ 작곡: 사다 마사시 

 

봄산에 피는 꽃이 그리도

그리도 고울 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정말로 몰랐네

 

봄산에 지는 꽃이 그리도

그리도 고울 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생각을 못했네

 

만약에 누군가가 내게 

다시 세월을 돌려준다 하더라도

웃으면서 조용하게 싫다고 말을 할 테야

다시 또 알 수 없는 

안갯빛 같은 젊음이라면

생각만 해도 힘이 드니까 

나이 든 지금이 더 좋아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봄이면 산에 들에 피는 

꽃들이 그리도 고운 줄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정말로 몰랐네

 

내 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그 후에야

비로소 내 마음에 꽃 하나 

들어와 피어있었네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 끄덕이며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하나 하나 있다면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 하지 않고 지는 해 

함께 바라봐 줄 친구만 있다면 

더 이상 다른 건 바랄 게 없어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사다마사시1.jpg

 

양희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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