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우선 식재료를 세척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각종 오염물질과 식중독균 등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식품은 물로 씻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고, 심지어는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1. 달걀 : 달걀의 가장 바깥쪽에는 외부 세균으로부터 달걀을 보호하는 얇은 막인 큐티클층이 있다. 달걀을 흐르는 물에 씻어내는 경우 이 보호막이 파괴되면서 세균과 오염 물질이 내부로 흡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중에 판매 중인 대부분의 달걀은 살균 소독된 후 냉장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구매 직후 밀폐용기에 담아 온도가 가장 낮은 냉장고 안쪽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달걀의 겉면이 더러워 보여 찝찝하다면 물로 씻기보다는 깨끗한 마른 행주나 키친타월로 살살 닦아서 보관해야 된다. 이물질이 많이 묻었다면 조리하기 바로 직전에 달걀을 물로 세척하는 것도 좋으며, 달걀에 닿은 행주는 별도로 세탁해야 한다.
2. 버섯 : 버섯은 낮은 열량과 향긋함, 쫄깃한 식감 덕분에 다양한 요리에 활용될 뿐 아니라 단독으로 섭취하기에도 훌륭하다. 그뿐만 아니라 △라이신 △글루타민산 △리놀레산 △에르고스테롤 △비타민 B군 △나이아신 등 중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제공하는 건강식품이다.
특히‘베타 글루칸’이라는 항암 성분은 모든 버섯에 함유돼 있으면서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항암과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버섯을 물에 씻으면 이 성분이 쉽게 녹아버리기 때문에 영양소가 손실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버섯은 80~9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을 만큼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물에 씻으면 탄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버섯 표면의 흙과 같은 불순물이 있는 경우에는 물에 적신 행주를 이용해 이물질이 있는 부위만 살살 털어내듯이 닦거나, 충분히 깨끗해지지 않는 것 같다면 소금을 푼 미지근한 물에 가볍게 흔들어서 씻은 후 깨끗한 물로 헹궈내면 좋다.
3. 닭고기 : 미국 농무부(USDA)는 닭고기는 가열 과정에서 박테리아를 소멸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며 조리하지 않은 상태의 생닭을 물에 씻지 말라고 권장한다. 싱크대에서 흐르는 물로 세척을 하는 경우 닭고기의 캠필로박터균(Campylobacteriosis)이 다른 식자재에 튀어 교차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닭고기는 물에 씻는 대신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정도 가열하면 균이 사멸한다. 하지만 조리 전 닭고기를 닦고 싶다면 종이 타월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꼭 물에 세척해야 한다면 넓은 대야에 물을 받아 닭고기를 담가서 씻고 물을 버린 후 대야와 씽크대 등도 비누를 이용해 닦아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