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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희가 갓 지나면서 건망증이 잦아졌다. 혈압약과 당뇨약을 복용했는지 긴가민가 할 때가 가끔 있다. 그리고 아침에 잰 체온 수치가 저녁때 쯤 이면 그 도수가 얼마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얼마전에는 마켓에서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낯익은 사람이었지만 그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민망하고 당황해 한 적이 있었다. 같은 직장에서 친하게 지냈던 옛 동료였다.

   건망증이 심화되면 치매로 발전한다는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기우라 하기엔 자못 심각하다. 그 누구보다도 치매의 폐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에서 살았을 때는 치매라는 낱말은 없었다. 대뇌신경 세포의 손상으로 인하여 지능, 기억 따위가 근본적으로 상실된 노인을 노망 들었다고 표현 하였다. 자식들이 동네 사람이 보면 수치스럽다고 그 부모를 골방에 감금하고 두문불출하게끔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지금, 나는 15년째 양로 보건 센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수의 외국인을 포함하여 약 200여명 정도의 한국 노인들이 회원으로 참가하는 곳인데 대부분이 80~90대 노인들이다. 이 연령대에서는 치매증상이 경중은 있으나 대부분 치매기가 있다. 남자 보다는 여자 노인이 치매 환자가 많은 편이다. 5~6년전만 해도 두 달에 한 번 꼴로 신경정신과 의사를 초빙하여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 하였는데 그 때마다 나도 메모를 해가며 주의 깊게 경청하였다.

   치매의 주요 증상은 기억력 저하, 혼란, 의사소통의 불편, 방향 감각 상실, 성격 및 감정 변화로 일상 생활 능력이 저하되는데 시간이 경과할수록 심해진다고 하였다.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노인성 치매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 병으로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오늘이 몇월, 몇일,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자기가 놔 둔 물건을 찾지 못하거나 똑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해서 묻는다. 또는 자기 돈이나 소지품이 없어졌는데 아무개가 훔쳐 갔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80대 초반의 한 노인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게끔 도와주는 부인에게 사례를 하겠다고 20달러 지폐 한 장을 꺼내 주어서 부인이 깜짝 놀라 손사래 치자 “댁은 누구신데 친절을 베푸냐”고 묻는 장면을 딸이 목격하고 대성통곡 하였단다. 

   모든 병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본인 자신은 치매에 걸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나 가족이 조기에 진료를 받고 치료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치매는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어도 인지기능 개선제를 투여하면 그 경과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치료 방법으로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을 잘 조절하여야 하고 과음과 흡연을 금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될수록 두뇌를 많이 써서 인지 능력을 향상 시켜야 하고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은 필수적이란다. 특히 스트레스 받는 일은 절대 피하여야 한다고 했다. 

   학창 시절에 나는 암기력 만큼은 남보다 뛰어나 암기 과목은 자신이 있었다. 지금도 국민교육헌장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끝까지 외울 수 있고 우리 회원 200여명의 생년월일과 무슨 띠인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 남들은 내 두뇌가 컴퓨터라고 부러워 하지만 가는 세월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있다.

   최근 치매 자가 진단법으로 내 자신을 검사해 보았다. 15개 항목 중 6개 이상 문항이 해당 되는 경우,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데 나는 3개 항목이 해당되었지만 안심할 수 만은 없다. 내가 치매 초기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전문의를 찾아가 서둘러 검사를 받아야 겠다.

   치매에 걸려 장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치매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는, 100세까지 사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자다가 고통 없이 죽는 편이 훨씬 낫다고 입버릇처럼 곱씹고 있다.

내 여생의 삶이 자식과 주위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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