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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는 애틀랜타의 여름은, 일주일에 거의 5일 이상 비가 왔는데, San Fernando 더위에 7-90%의 습도가 더해져, 무척이나 무더웠습니다. 그런데, 9월 첫 주를 지나니, 매일 70도 중반의 기온에 오후는 50%의 습도로 떨어져서, LA가 부럽지 않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10월 중순부터는 50-70도를 오가며 습도는 40% 정도를 유지하는, 하늘이 맑고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깊은 가을로 접어들었습니다. 제가 날씨 중 습도를 언급하는 이유는, 저와 집사람의 관절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는 오늘날 대개 오페레타의 아버지, “지옥의 오르페우스”나 “아름다운 엘렌”처럼 유머와 풍자가 넘치는 희극 오페라 작곡가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삶의 출발점은 진지한 음악가, 그리고 첼로 연주자였습니다. 그는 독일 쾰른에서 태어나 파리로 건너가 살롱 음악계에서‘첼로 천재’라고 불릴 정도의 명성을 얻었고, 리스트와 로시니, 비제 같은 음악가들과도 교류했습니다. 첼로는 그에게는 영혼의 악기였고, 평생 잊지 못한 악기였습니다.

   오펜바흐의“재클린의 눈물(Les Larmes de Jacqueline)”은 첼로를 위한 작품 중, 가장 서정적이고 인간적인 감성이 담긴 곡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곡의‘재클린’은 실존 인물이라기보다 감정의 대변자입니다. 프랑스 낭만주의에서는 여인 이름을 작품 제목에 붙여 감정을 의인화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쇼팽의‘에올리아 하녀’, 리스트의‘꿈’, 멘델스존의‘무언가’처럼 …

   흥미로운 점은 이 곡의 제목 속‘재클린 Jacqueline’이라는 이름이, 세월을 건너 20세기의 위대한 첼리스트‘재클린 뒤프레(Jacqueline du Pre, 1945-1987)’를 떠올리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두 사람이 실제로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오펜바흐는 재클린 뒤프레보다 126년 앞서 태어났으며, “재클린의 눈물”도 재클린 뒤프레가 태어나기 훨씬 전인 19세기 중반에 작곡되었습니다. 그러나 음악 애호가들은 이 곡을 들을 때 종종 재클린 뒤프레를 떠올립니다. 그 이유는 같은 이름의 우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감정적 연결 때문입니다. 두 재클린이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 둘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이 음악이 그녀의 삶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재클린 뒤프레는 이 곡의 대표적인 연주자로 종종 불리며, 그녀의 삶 자체가 이 곡의 슬픔과 인간적 깊이와 닮아 있다는 이유로 감성적인 연결이 종종 이루어집니다. 바로“예술적 공명”때문입니다. 오펜바흐는 이 곡에서 인간적인 눈물을 음악으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세기가 바뀐 뒤, 재클린 뒤프레는 자신의 삶으로 그 음악을 다시 해석했습니다.

   최고의 여성 첼리스트로, 어디를 가나 뉴스의 중심에 있던 재클린 뒤프레, 다니엘 바렌보임 Daniel Barenboim과 결혼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 1971년 갑자기 전신의 통증으로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1973년을 마지막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고, 1975년에는 전신이 마비되었으며, 1987년에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편 다니엘 바렌보임의 사랑을 사무치도록 그리워하며, 14년 동안 외로움 속에서 병마와 싸우다가 세상을 떠난 재클린 뒤프레의 생애가, 이 첼로 곡을 들을 때마다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울리지 않는 전화기만 바라보며 병마속에서, 남편 바렌보임을 향한 지독한 외로움과 그리움 속을 넘나들며“도대체 어떻게 삶을 견디죠?”라고 울먹였던 재클린은, 1987년 10월, 바람이 무척 세게 불던 가을날, 눈을 감았습니다. 

   쌀쌀한 가을바람에 한잎 두잎 낙엽이, 마치 두 재클린의 눈물처럼 떨어집니다. 오펜바흐는“재클린의 눈물”로 울었고, 재클린 뒤프레는 첼로로 울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울게 될 것 같습니다. 

 

오펜바흐.jpg

                     오펜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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