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내와 1980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LA에서 각자 직장 생활하는 동안 두 아들도 출생하여, 정착하느라 옆을 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둘이서 직장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저녁 외식을 많이 했는데, 식당에서 아내와 같이 앉아서 식사할 호사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큰 애가 깨어서 울면, 작은 애가 따라서 울고, vice versa … 한 사람은 애를 안고 식당 밖에 나가 있어야 했습니다. 더군다나 어린 아들들을 집에 두고, 영화를 보러 간다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에, 1986년 개봉된“The Mission”영화가 개봉되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LA 폭동이 있을 즈음, 다니던 직장을 뒤로하고, 새로이 시작한 조그마한 컴퓨터 회사를 운영하던 중, 방위산업체의 직원 집을 방문하여, 컨설팅해 주게 되었습니다. 일하는 동안, 저는 포터블 CD player에서 흘러나오는 처음 듣는 음악에 매료되어, 일을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가까스로 일을 마치고도 1시간을 더 지체하며 음악을 들었는데, 이 음악이 영화“더 미션 The Mission”에 나오는 사운드트랙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고마운 고객은 1주일 후 재방문한 저에게, 2개의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 하나는 이 영화의 Original Sound Track이 담긴 CD였고, 다른 하나는, 같은 OST가 담긴 카세트테이프였습니다. 고객으로부터 거꾸로 선물을 받은 저에게 그는, CD는 집에 가서 듣고, 카세트는 고객의 집이 있는 Orange County에서 저의 집이 있는 Glendale까지 가는 동안, CD Player가 없는, 차에서 들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너무나 배려심이 많았던, 이 고마운 고객을 늘 추억합니다.

   이탈리아 왕국에서 태어난 엔니오 모리꼬네(1928-2020)는, 미국의 존 윌리엄스와 더불어 전 세계 영화 팬들과 음악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국경과 세대를 뛰어넘는, 현대 영화 음악의 거성이자 20세기 전후세대 작곡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거장 중 한 사람입니다. 모리코네는 영화 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도 작곡하며 작곡가로서 순수음악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소개되는 영화 음악“The Mission”OST에는 우리 귀에 가장 익은“가브리엘의 오보에 Gabriel’s Oboe”뿐 아니라 주옥같은 많은 명곡이 들어 있습니다. 그중에도, 저에게는, 별처럼 빛나는, 심금을 울리는 곡은‘On Earth as it is in Heaven’번역하면‘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입니다. 

   목관 악기 중 클라리넷과 오보에는 음색이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클라리넷은 음의 높,낮이에 따라 음색이 변하지만, 오보에는 음색, 음정이 거의 변하지 않는 악기입니다. 아마 이런 연유로, 작곡가는 오보에를 택하여,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변치 않는 마음, 믿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오보에로 연주되는 Gabriel’s Oboe는 참으로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곡입니다.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폭포 위에 사는 원주민 과라니 Guarani 족을 향하는, 그러나 인간적으로는 너무나 슬프고, 처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 끝부분에, 원주민과 신부는 살해당하고, 선교지는 불타고,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원주민 어린아이들이 더 깊은 아마존 정글로 떠날 때, ‘On Earth as it is in Heaven’이 연주됩니다. 합창과 오보에가 슬프게 조용히 연주되는 동안, 합창은 서서히 마치 슬픔을 거스르는 듯 오히려 오보에 연주를 압도하며, 온몸에 전율을 느끼도록, 힘차게 노래합니다. 마치 오보에 연주는 나약한 인간이 거룩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는 동안 당하는 슬픔이면, 압도하는 힘찬 합창은 하나님의 뜻을 끝까지 이룰 수 있도록 지치지 않게 힘주시는 천사의 격려 같습니다.

 ‘On Earth as it is in Heaven’은 작곡가 모리꼬네가 진정한 크리스천이 아니면 결코 작곡할 수 없는, 영혼을 움직이는 명곡 중의 명곡이라 생각합니다. 모리꼬네는 많은 작품을 작곡하였지만, 이 한 곡 만으로도 20세기의 거장이라 일컫기에 부족함이 없는 최고의 작곡가 중 한 사람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문의 cheso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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